러 車 시장 작년 반토막, 현대차ㆍ기아 68% 감소 순위 뚝...中 업체에 밀리기 시작

2023-01-13     김흥식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국 제재로 주요 브랜드가 현지 사업을 중단하거나 철수하면서 공급망이 붕괴된 러시아의 작년 자동차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58.8%나 줄었다. 러시아 자동차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비즈니스 협회(AEB)가 12일(현지시각) 발표한 2022년 러시아 자동차 판매 현황에 따르면 대부분 브랜드의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총판매 대수는 2021년 166만 6780대에서 58.8% 감소한 68만 7370대로 반토막이 났다.

AEB는 "서방 제재로 러시아 자동차 산업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타격을 입고 있다"라며 "아부토바즈가 부품 부족으로 에어백, ABS와 같은 주요 안전 사양을 제외한 모델 판매까지 나섰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최대 브랜드 라다(Lada)는 전년 대비 46% 감소한 18만 8645대에 그쳤다. 기아와 현대차는 전년 대비 각각 68%, 67% 감소한 6만 6095대, 5만 4811대 판매에 그쳤다.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 기아와 현대차는 2위, 3위 자리를 지켰지만 올해 상황은 작년보다 암울할 전망이다.

2022년 러시아 브랜드별 신차 판매 현황

기아, 현대차 판매량은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12월 각각 80% 이상 급감하면서 중국 하발(Haval), 지리(Geely)에 밀려 7위와 8위로 떨어졌다. 현지에서는 기아와 현대차 올해 순위가 체리, 장안, 장성 등 중국 브랜드에 밀려 10위권 밖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 대수 증가 브랜드가 극소수인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감소폭을 최소화해 순위를 끌어올렸다. 체리는 4% 증가한 3만 8497대, 지리는 1% 감소에 그쳐 2만 4419대를 팔았다. 러시아자동차딜러협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신차 브랜드는 14개 곳으로 이 가운데 러시아 브랜드는 3곳, 나머지는 모두 중국 업체다. 

한편 AEB는 올해 러시아 판매는 작년 대비 12% 증가한 77만 대로 전망했다. 그러나 러시아 시장에서 한 때 사업을 했던 자동차 브랜드 60여 곳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곳이 11곳에 불과하고 서방 제재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심화하면서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