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보다 돋보인 '지프와 볼보' 변수는 코로나보다 무서운 반도체 고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과 함께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던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예상보다 빠른 각국 정부의 봉쇄와 방역 조치 후 이어진 공장 재가동으로 인해 수급 불균형 우려를 잠식시키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올 1분기에도 월평균 2만4000여대 판매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 중이다. 다만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 우려가 깊어지고 있어 수입차 시장에 또 한 번 시련이 예상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수입차 시장은 총 7만1908대 판매로 전년 동기 5만4669대 보다 31.5% 증가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등 독일차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3% 증가하고 점유율에서도 71.2%로 확대됐다. 반면 일본차 판매는 6.7% 감소하고 점유율 역시 5.7%로 내려앉았다.
올 1분기 독일차 외 눈에 띄는 판매 증가를 보인 브랜드는 각각 스웨덴과 미국을 대표하는 볼보와 지프의 성장이다. 볼보의 경우 1분기 누적판매 36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 점유율 5.08%를 유지했다. 3월 한 달간 판매는 1251대로 전월 대비 4.1%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한 지프는 1분기 누적판매 26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82.6% 상승을 나타내고 점유율에서도 3.73%로 확대되며 올 목표 중 하나인 '1만대 클럽' 재입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3월 한 달간 1557대 판매로 지난해 6월(1384대) 이후 역대 최대 월 판매 기록을 갈아 치운 부분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성과는 브랜드 대표 모델인 랭글러가 지난달 전월 대비 324% 성장하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데 따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수입차 시장의 이 같은 꾸준한 상승세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또 한 번 시련이 예상된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노트북, TV 등 가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최근 대만 TSMC 공장 정전과 일본 르네사스 화재, 미국을 덮친 기록적 한파 등 악재가 겹치며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시점을 3분기로 예상했지만 더 길어질 수 있으며 그간 생산 차질까지 만회하려면 내년 1분기는 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