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애플과 협업에 깊어가는 내부 갈등 '하청업체 전락 우려'

2021-02-01     김훈기 기자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애플의 파트너십을 통해 이른바 '애플카' 제작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현대차 내부적으로 애플과 협업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로이터 등 일부 외신은 현대차 한 임원의 말을 인용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다른 기업을 위해 단순히 자동차를 만들어 주는 회사가 아니다. 애플과 협업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보장도 없다"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현대차가 내부적으로 애플과 협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전하며 핵심은 애플카를 생산하게 될 경우 하청업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애플과 현대차의 경우 각자의 조직문화와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서로 융합이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현대차와 애플은 2018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애플카 제작과 관련된 협업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현대차가 애플카를 생산하게 될 경우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폭스콘과 같은 위치에 머물게 될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이들의 협업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애플이 각자의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고 있는 만큼 이들의 협업은 자동차 산업에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생산 능력 등 하드웨어와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을 비롯한 소프웨어 시스템 결합에 큰 기대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