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달리자, K7 하이브리드 700h

  • 입력 2014.01.05 22:4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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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차가 작심한 듯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의 업그레이드 버전,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K7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동시에 내놨다. 의욕과 달리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는 만족스럽지가 않다. 현대차는 작년 한 해 동안 아반떼 하이브리드(582대)와 쏘나타 하이브리드(1만 3398대), 그리고 가장 늦게 합류한 그랜저 하이브리드 48대를 포함해 모두 1만 4025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포르테 하이브리드 286대와 K5 하이브리드 7742대 등 8024대를 팔아 국산 하이브리드는 2만 2049대를 기록했다. 라인업에 비하면 아직 시장의 신뢰가 쌓이지 않은 탓이다. 이 가운데 국산 준대형 하이브리드의 출시는 렉서스 라인업이 독식을 해 왔던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낮은 가격, 경차 수준에 육박하는 연비로 꽤 높은 상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어 기아차가 출시한 준대형 하이브리드 K7 하이브리드 700h를 시승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모방한 듯한 그리고 좀 더 압축된 모델명이 아쉽기는 해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큰 모델이다.

 

국산 첫 준대형 하이브리드=‘K7 하이브리드 700h(이하 700h)’는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을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전장 4970mm, 전장 1850mm, 전고 1475mm, 축거 2845mm의 차체 사이즈도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그러나 디테일에서는 분명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패턴과 컬러 데코링이 적용돼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 LED 포그램프와 헤드램프의 베젤부에도 에코 그린 컬러로 차별화했다. 측면부의 변화도 크다. 좀 더 날렵하게 설계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하이브리드 전용 알로이 휠, 휀더 가니시와 트렁크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렘을 노출시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인테리어의 기본 구성도 클러스터와 시트 등을 빼면 큰 틀에서 K7과 다르지 않다. 대형 7인치 컬러 TFT-LCD 패널을 기반으로 한 슈퍼비전 클러스터에는 에너지 흐름도, 운전 모드, 배터리의 잔량 등이 깔끔하게 구현된다.

블랙이 주를 이루는 실내에는 레드 조명과 클러스터의 화이트 조명이 각각의 기능과 조화를 이루고 전체 분위기를 매우 심플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전, 운전 편의성을 돕는 장치들이 대부분 기본화됐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7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시스템(TPMS), 자외선 차단 글라스(윈드실드)가 모든 기본이다.

 

아쉬운 매커니즘=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갖는 자동차의 한계는 다소 무딘 가속 반응이다. 이런 단점 때문에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시스템 모드 이외의 선택을 통해 좀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700h도 기본모드와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에코모드, 그리고 스포츠 모드의 설정이 가능하다. 3개의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 엑셀레이터의 답력뿐만 아니라 서스펜션의 반응에서 조금씩의 차이를 갖게 한다.

이번 시승은 대부분의 구간을 스포츠 모드로 달렸다. 연비라는 것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일상적인 주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능력이 어느 정도되는지가 궁금해서다. 700h는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m의 하이브리드전용 세타 II 2.4 MPI 엔진과 35kW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표시된 연비는 16.0km/ℓ.

시동을 걸면 차분하고 정숙한 맛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에서의 발진은 일반적인 가솔린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경쾌하고 빠르다. 일반적인 주행의 맛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강하게 압박하면 모터의 출력이 더해지는 느낌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가속의 정점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빠르기는 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도 이런 연결은 부드럽거나 강렬하거나 일정하지는 않다.

힘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엔진, 휠, 차체로 연결되는 매커니즘에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250km 남짓한 주행에서 700h가 기록한 최종 연비는 15.1km/l, 앞서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기록했던 16.0km/l에 비해 조금 낮은 수치다. 그러나 스포츠 모드에서의 주행 거리가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무난한 기록이다.

 

하이브리드 경쟁력 더 키워야=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단연 연비다. 그런데도 하이브리드 모델, 특히 국산차들은 경제성에서 디젤에 뒤지고 파워 부문은 가솔린의 경쾌함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모델들에 계속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은 따로 있다. 미국과 유럽의 환경 규제, 연비 총량 규제, 탄소권 등이 그것 들이다.

또 하나는 세계 최고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도요타의 특허권리가 오는 2016년 해제된다는 점이다. 특허권리가 해제되면 가용한 모든 기술들을 반영해 즉각 대응을 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이런 시장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준대형으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한 이유도 이런 추세에서 기인하고 있다.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을 냉정하게 얘기하면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는 도요타와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이제는 상당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렇게 무난한 상품성을 가진 700h의 실제 구매가격이 동급 가솔린 3.0 모델보다 약 29만원 정도 저렴하다는 것도 매력이다. K7 하이브리드 700h는 럭셔리 3440만원, 프레스티지 3595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중고차 가격 시세 정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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