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저주, 日 자동차 '장사 다 했다'

  • 입력 2013.12.27 10: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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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군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적으로 참배한 것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이 심상치 않은 반응들을 내 놓고 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즉각 강한 어조로 아베총리를 비난하고 나섰고 미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라는 돌발행동이 최근 일본 경제의 부활을 이끌어왔던 '아베노믹스'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으로 촉발된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아베총리의 신사 참배를 비난하고 있다. 북한이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판결문에 명시한 '양봉음위(陽奉陰違, 보는 앞에서는 순종(順從)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 이중적 태도)'를 들어 비난을 할 정도로 상당한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도 지난 영토분쟁 당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중국의 한 매체 관련기사에는 "아베총리가 마오쩌뚱의 탄생 120주년이 되는 기념일에 전범들이 있는 신사를 참배하는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비난과 함께 "그런데도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일본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아베총리의 신사참배에 따른 현지 상황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은 주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문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면서도 "아베총리의 신사참배가 어떤 식으로든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가까스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에 아베총리의 신사 참배로 잦아 들었던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2011년부터 판매가 격감하기 시작해 지난 해에는 40% 이상 판매가 줄어든 업체까지 나왔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일본 업체들만 고전을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네티즌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 '일본차 살바에는 독일차를 사겠다'는 등 아베총리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불똥이 튀는 모습이다. 국내 일본계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떤 식으로든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워낙 부진한 최근의 판매 상황에서 반일감정을 부추길 수 있는 돌발적인 일까지 겹치면서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산 자동차의 국내 판매는 1월부터 11월까지 총 2만 068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2만 1129대보다 5.0% 줄어든 것이며 수입차 전체 판매가 같은 기간 19.9%나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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