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역량 다져라'

  • 입력 2013.12.23 21:2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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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세계 자동차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 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 “변화의 시기에 적기 대응하는 자동차 업체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 “생산, 판매 전 부문이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역량을 탄탄하게 다져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3일,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날 어려운 글로벌 시장환경 속에서 연초에 세운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는 법인장들을 격려하고 연말까지 생산, 판매전략을 차질 없이 진행해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당부했다.

현대∙기아차는 11월까지 전년 대비 6% 증가한 690만대 판매해 올해 목표인 741만대 이상인 750만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 회장이 유럽 경제위기와 북미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목표를 초과달성한데 대한 격려다.

정 회장은 그러나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각 시장별 수요 변화는 물론 환율 추이 등 글로벌 경영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했다.

특히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 차종이 선진시장에 출시되고 핵심 전략 신차들이 글로벌 시장에 공개되는 중요한 해"라며 "신차들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실적은 사실상 해외판매가 주도를 했다. 11월까지 국내시장에서는 3.1% 감소한 101만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5배가 넘는 590만대를 기록하며 7.8%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초심, 기본기, 경계심, 선제 대응 등을 주문한 이유도 내년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환경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증가세만큼 메이커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국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확대 속에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거둔 유럽, 인도, 러시아 등이 내년에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시행 시기 및 정도에 따라 신흥국들의 위기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은 위협요인으로 지목을 했다.

이날 정 회장이 강조한 것도 메이커간 더 심화되는 경쟁과 함께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메이커들과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유럽 메이커들의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 하락 및 수입차들의 공세로 국내외에서 힘겨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 5년간 유로화 약세 효과를 누려온 독일 메이커들이 내년에도 환율뿐 아니라 FTA 관세 인하 혜택 등 이중의 이점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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