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터프한 벤츠, E250 CDI 4MATIC
충분히 터프한 벤츠, E250 CDI 4MATIC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3.12.22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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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마침 눈이 내렸다. 전북 완주의 악산 대둔산 가는길, 서설(瑞雪)이 아쉬운 듯 흩뿌리는 눈발이 제법 굵었지만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볕이 들지 않은 북향의 산 자락에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다. 남쪽부터 시작하는 초입에서 바라본 대둔산은 드러난 속살이 검다. 작부의 허벅지처럼 민망하다. 겨울산이란...

해발 878m의 대둔산은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가는 자동차가 뜸한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를 거쳐 금산과 추부를 거쳐 제법 꾸불꾸불한 배티제를 타고 넘어야 한다. 눈(雪)길, 길고 한적한 도로, 와인딩...메르세데스 벤츠 E250 CDI 4MATIC 아방가르드의 시승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의 코스다.

 

시류에 굴복한 벤츠=지난 여름, 2009년 9세대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E클래스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그가 고집스럽게 가지고 왔던 전통적 요소에 디테일한 변화를 시도됐다. E클래스를 상징해 왔던 전면부의 쿼드 램프가 싱글 타입으로 교체됐다. 벤츠는 그러면서도 LED로 기존의 각각의 영역을 고집스럽게 갖고 왔다.

아방가르드(AVANTGARDE)는 여기에 화살이 연상되는 날카로운 전면 디자인이 강조가 되고 있다. 2개의 루버로 간결해진 프론트 그릴의 정 중앙에 '땅과 바다, 하늘'을 상징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세 꼭지 별이 자리를 잡았다. 3개의 루버에 보닛의 끝에 앰블럼이 자리를 잡은 엘레강스(ELEGANCE)보다 아방가르드가 더 스포티하고 젊어 보이는 이유다.

후면의 범퍼 인서트는 안정감, 그리고 더 와이드하게 변경이 됐다. 여기에다 차체의 길이까지 10mm 길어지면서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동적 만족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실내에서도 특별하지 않지만 세심한 배려로 읽혀진다. 알루미늄 트림에서 보여지는 기계적인 정돈감, 세련된 아날로그 시계의 멋스러움, 새로운 디자인의 센터 콘솔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자동차에 쓰이는 모든 소재, 기술에 아끼는 것이 없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본적인 정성은 물론이고 터프함을 요구하는 시류에 굴복을 하면서 조금은 어색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부합하게 된 것이다.

 

가벼운 중량, 극대화된 효율성=E250 CDI 4MATIC의 심장은 2.2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 최고출력 204마력(4200rpm), 최대토크 51.0kg·m(1600-1800rpm)의 성능을 갖고 있다. 엔진의 낮은 회전 영역대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된다는 점, 1845kg의 중량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파워의 효율성이 극대화된 세팅이다.

함께 탑재된 7단 자동변속기의 기어비는 1단에서 4.38로 출발해 마지막 7단이 0.73로 마무리된다. 최종 감속비는 2.47. 시동을 걸면 메르세데스 벤츠 디젤 모델의 대개가 그렇듯 여전히 인상적인 거칠지만 고른 엔진음이 귀를 자극한다. 그렇게 시동을 걸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

높은 토크의 수치를 가졌지만 출발은 부드럽다. 가속페달을 급하게 또는 과격하게 밟아도 이런 감성은 한결같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젤의 기계적 특성이 주는 매력이 물씬하다. 차체가 가볍게 미끌려 나가고 첫 시프트 업은 1000rpm에서 이뤄진다. 100km/h의 정속 주행에서 유지되는 엔진 회전수는 1500rpm, 더 없이 정숙하고 기분좋은 주행이 서울을 출발해 대두산 배티재에 이르기까지 이어진다.

 

뚝심있는 달리기 능력=배티재의 초입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충남 진산면에서 전북 운주군으로 이어지는 배티재의 길이는 13km 남짓. 도로에 잔설들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4MATIC을 믿고 아주 거칠게 이 구간에 도전을 했다. 드라이빙 모드는 'S(Sports)'로 선택을 했다.

E 250 CDI에 탑재된 4 MATIC 시스템은 벤츠의 상시 4륜 구동시스템. 풀 타임으로 전륜과 후륜에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한다. 빗길과 빙판길은 물론이고 눈길에서 신속하게 대응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주목할 점은 4륜 시스템을 탑재하고도 동급의 다른 모델보다 무게가 가볍다는 것. 효율성이 높은 경량 소재와 컴팩트한 디자인 때문이라는 것이 벤츠의 설명이다.

덕분에 와인딩 주행에서 보여주는 민첩함은 상상이다. 핸들링의 정확성, 가속페달의 응답성도 기대한 것 이상이다. 요즘에는 4개의 바퀴에 전달되는 구동력을 각 휠의 노면 상황에 맞춰 다르게 배분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만 좌우의 구동력에만 변화를 주는 4MATIC만으로도 안정감은 충분하다.

전륜과 후륜의 코일 스프링 서스펜션이 포함된 견고한 섀시가 주는 차체의 안정감은 운전자가 원하는 모든 요구를 뚝심있게 받아 들인다. 거친 운전에도 차선을 유지하는 장악력은 뛰어나다. 모든 자동차들이 추구하는 주행의 감성이 녹아있다.

벤츠도 충분히 터프했다=E250 CDI 4MATIC가 이날 숨가쁘게 달린 거리는 총 455km. 마지막 순간까지 

 

운전자를 놀라게 한 것은 연비였다.  코스의 선택, 시승의 목적상 좋은 연비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트립에 표시된 수치는 7.1l/km, 우리식으로 환산하면 14.08km/l(공인연비 14.2km/l)다.

고급차를 타고 거친 운전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봤을 때 적어도 뚝 뚝 떨어지는 연료 게이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 여기에다 4MATIC에 대한 신뢰까지 보태지면서 이번 시승은 벤츠의 터프한 면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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