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의 조건, 타 볼수록 재미있는 'QM3'

  • 입력 2013.12.09 23:1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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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요란하다. 스페인에서 조립된 르노의 캡처를 수입해 오면서 르노삼성차는 연일 들뜬 분위기다. 사전 마케팅은 국내에서 생산된 신차보다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직 정식으로 판매가 되기 이전인데도 캡처에서 QM3로 이름을 바꾼 이 모델은 파격적인 가격, 초도 물량(1000대) 완판 등이 이슈가 되면서 낯설지 않은 모델이 됐고 시장의 관심을 끄는데도 성공을 했다.

르노삼성차는 QM3에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있다. SM5 이외에 뚜렷하게 내 세울만한 볼륨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반응이라면 르노삼성차의 외견상 살림살이는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도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7일 열린 QM3의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도 르노삼성차는 이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르노의 글로벌 전략으로 좌판을 넓히고 무엇보다 르노삼성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싶어하는 의도도 짙게 깔려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판매가 시작됐고 알만한 모든 것들이 대부분 공개가 됐고 해외 모터쇼를 통해 세심하게 살펴보기도 했지만 이날 대면한 QM3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서울 잠실에서 용인까지 50km 가량의 짧은 시승 느낌도 제법 강렬했다.

 

펀(Fun)한 요소로 가득한 스타일=QM3의 내외부는 유럽의 정서, 그리고 르노가 추구하고 있는 미래 디자인의 방향들이 강하게 반영됐다. 그런만큼 디자인적 요소에는 낯설거나 새로운 시도로 가득하다.
기본적으로는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극도로 낮아진 전고는 QM3가 틀보다는 실용성, 그리고 멋에 주력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장×전폭×전고가 4125×1780×1525mm, 휠 베이스 2605mm의 체구는 크로스오버치고는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낮은 전고는 소형 해치백과 별 차이가 없다. 첫 인상에서 날렵해 보이는 이유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새 디자인은 앞으로 나올 르노 신차에 공통적으로 반영될 패밀리 룩으로 알려졌다. 그릴의 폭을 줄이고 하부에 있는 인테이크 홀과 분명하게 영역을 나누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앞 바퀴의 휠 하우스는 밋밋하지만 측면 도어 패널에 두툼한 캐릭터 라인을 적용하고 이 라인을 뒷 바퀴 휠 하우스까지 연결시켜 볼륨감을 살렸다.

또 다른 특징은 컬러다. 루프와 사이드 미러를 본체와 다른 컬러로 통일을 시켰고 블랙 바디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안개등 주변을 오렌지색 라인으로 마무리해 독특함을 살리도록 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컬러는 흰색 바디에 검정색 루프, 오렌지색 바디에는 흰색, 그리고 검정색 바디는 오렌지색으로 조합을 한 3개의 타입뿐이다. 17인치 광폭휠로 전체적인 차체의 안정감이 돋 보이도록 했고 코너링 중 선회하는 방향의 안개등이 자동으로 점등되는 안개등과 LED 주간등도 적용이 됐다.

 

개성으로 가득한 인테리어, 분명한 타깃=실내의 구성은 매우 오밀조밀하다. 색다른 시도도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에 적용된 하이그로시의 데칼, 간결하고 깜찍한 센터페시아, 스포츠카 못지 않은 클러스터가 매우 조화롭다.

바디 컬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오렌지색이 가미된 센터페시아의 아웃 라인과 시트의 구성도 재미가 있다. 이런 구성을 선호하는 연령대가 제한적인 것이 염려스럽기는 하지만 충분하게 시선을 끌만한 요소들이다. 시트 커버는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다. 간편하게 세탁을 할 수도 있고 가끔은 기분전환을 위해 교체를 할 수 있다. 에코주행을 위한 버튼이 암레스트 바로 앞쪽에 배치가 됐고 글로버 박스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적용이 됐다.

수동 틸팅과 텔레스코픽 기능이 반영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가죽과 하이그로시로 구성이 됐다. 그립감은 무난하지만 하이그로시로 손이 갈 때는 조금씩 미끄러지는 단점이 있다. 공간에 대한 만족감도 높았다. 5인승. 버킷 타입의 시트가 적용된 실내의 개방성도 뛰어나고 기본 377리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235리터까지 커지는 화물 적재 능력도 장점이다.

 

5세대 1.5DCi, 게트라그제 6단 DCT의 절묘한 조화=QM3에 탑재된 엔진은 1.5dCi 디젤 터보. 10전 처음 소개가 됐고 그 동안 첨단 기술의 진보에 맞춰 5세대로 진화한 엔진이다.

이 엔진은 1461cc의 배기량에 최고출력 90ps/4000rpm, 최대토크 22.4kgm/2000rpm의 제원을 갖고 있다. 변속기는 게트라그제 6단 DCT다. DCT는 앞서 SM5에 먼저 적용되면서 성능과 연비의 효율성을 입증 받았다. 변속기를 조작하는 방식에도 조금의 차이가 있다. 수동 모드에서 앞으로 밀면 기어 단수가 내려가고 잡아 당기면 내려가는 식이다.

디젤엔진 특유의 진동과 엔진음은 그만한 차급의 다른 차들보다 조금 강한 편이다. 정지시의 엔진회전수는 1000rpm 바로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다소 강한 아이들링과 소음이 전달되는 이유로 보인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4500까지 치솟은 후 rpm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100km/h 정속 주행을 하면 1700rpm에서부터 안정을 찾는다. 출발은 부드럽다. 비교적 낮은 영역대의 엔진회전수(2000rpm)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만큼, 별다른 저항없이 매끄럽고 차분하게 발진을 한다.

조금 급한 운전을 받아 들이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한적한 도로에서 풀 가속을 할 때나 급한 굽이길에서도 한결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속도가 붙을 수록 진동과 소음이 잦아드는 것도 칭찬을 할 만한 요소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토션 빔 액슬이 적용됐다. 워낙 가벼운 중량(1300kg)으로 진중한 맛을 떨어지지만 날카롭고 분명한 핸들링과 어울려 충분하게 박진감있는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유로 NCAP에서 별 5개의 최고안전등급을 획득한 만큼 안전사양도 충분하다. QM3에는 4개의 에어백과ESC, HSA(경사로 미끄럼방지장치), 주차 센서, EBD ABS, BAS, ESS(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의 안전사양이 적용됐다. 이날 경제운전에서 기록한 시승차의 연비는 25km/l다. 많게는 29.9km/l까지 기록이 됐지만 르노삼성차는 연비 표시 수치를 여기서 끓었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는 설명이 없었지만 더 좋은 수치의 기록을 인위적으로 제한했다는 점은 선뜻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시승에서 QM3의 기본기는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확인이됐다. 이 차가 한국에서 생산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고만한 차급에서는 확실하게 우위에 있는 상품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은 과제는 현재의 초기 반응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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