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울 670대, 기아차 '비겁한 변명'

  • 입력 2013.12.03 00:2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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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은 과연 위축된 것일까?, 2일, 국내 완성차업체의 11월 판매 실적을 보면 내수 판매는 총 11만 9195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9% 줄었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이런 수치는 내수 시장이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는 '지속된 내수 부진과 작년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 작년보다 줄어든 조업일수 때문"이라고 분석을 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살아야 내수도 산다=반면, 전혀 다른 분석을 내 놓는 이들도 있다. 내수 시장 지배력이 큰 현대차와 기아차의 부진이 가장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되고 있다. 수입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82.8%에서 11월에는 78.2%까지 떨어졌다. 수입차를 포함하면 60%대로 떨어지게 된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은 9.6%에서 11.8%, 쌍용차는 3.9%에서 5.5%, 르노삼성차는 3.7%에서 4.4%로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경기 탓을 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짜 맞추기식 변명과 달리 시장 상황이 별로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리고 공평했다. 지속된 내수 부진의 영향은 판매가 증가한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마친가지였고 작년에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에 따른 기저효과와 근무일수 감소는 5개 완성차 업체 모두가 공통적으로 처했던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부진 원인이 외부의 환경, 또는 과거의 특별한 상황때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이런 이유는 변명에 불과하다.

신형 쏘울 고작 670대, 기아차 심각한 부진=신차를 투입하고도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부진했던 메이커는 기아자동차다. 기아차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총 41만 6979대를 팔았다. 작년 같은 기간 43만 55467대보다 무려 4.3%나 판매가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크다. 11월 판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신형 쏘울까지 투입이 됐지만 기아차 내수 판매는 12.3%나 줄었다. 전 메이커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다.

기아차도 11월 근무일수 감소의 영향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호황을 누렸던 작년 11월보다 12.3%나 판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현대차는 2.3%, 르노삼성차는 2.7%가 줄어드는데 그쳤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1.3%, 35.6% 판매가 늘었다.

수입차 판매는 11월 1만 5000대 수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더 큰 폭의 증가세가 예상되고 있다. 작년 이맘 때 같은 여건에서 자동차를 팔았던 다른 메이커들이 판매 감소폭을 최소화하고 일부는 판매가 늘어난 상황에서 기아차의 변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아차의 현재 상황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지난 11월 유일하게 신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22일 출시돼 11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신형 쏘울이 고작 670대 판매에 그쳤다. 신차 효과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10월 61대를 합치면 완전 풀체인지된 신차 신형 쏘울은 한 달이 넘도로 731대밖에 판매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앞서 연식 변경 모델로 출시된 신형 카렌스도 11월 500대를 조금 넘기는데 그쳤다.

판매부진 원인 내부에서 찾아야=신차가 출시되면 기본은 할 줄 알았던 모델들이 경쟁사의 구형보다 덜 팔리는 수모를 당했다. 이쯤되면 기아차는 더 이상 비겁한 변명을 늘어 놓아서는 안된다. 연일 사상 최고 기록, 연간 최고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차, 그리고 수입차의 비법이 뭔지, 왜 신차를 내 놓고도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지 진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욕은 하면서도 막상 차를 살때 현대ㆍ기아차를 선택하는 기류가 크게 약화됐다는 점도 인식을 해야 한다. 수입차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현대차가 싫거나 기아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현대차나 기아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못해도 기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가 부진하면 수출로 메우고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로 떼우고 정 안 팔리면 로비를 해서 세금 혜택을 주면 된다는 식"이라며 "마케팅과 영업에 앞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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