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새 차를 구입한 지 6개월 이내인 소비자(2013년 1월 이후 구입) 41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기품질 조사에서 국산차가 평균 1.62건으로 수입차 1.72건을 0.1건(10PPH) 차로 앞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개편된 측정항목은 자동차의 진화에 따른 다양한 변화와 소비자의 행동과 기대의 변화를 반영했다. 또한 고장이나 결함 보다 사용편의성이 강조되는 최근 경향을 고려해 디자인문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개편 후 첫번째인 금년도 조사에서 수입차는 2002년 첫 조사이래 가장 나쁜 성적인 1.72건의 문제점 수를 보인 반면, 국산차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던 작년(1.61건)과 거의 같은 수준의 점수인 1.62건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국산차 평균이 사상 처음 수입차 평균을 앞서는 이변을 일으켰다.
수입차의 부진은 ‘AV 시스템’ 부문에서 32PPH로 국산차 15PPH의 2배가 넘는 문제점이 있었고 ‘전기장치ㆍ액세서리’ 부문 문제점 수에서 6PPH의 큰 차이를 낸 것이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수입차의 품질이 본질적으로 나빠진것 보다는 개편을 통해 강화된 사용편의성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작년도 결과와 금년 결과를 구성 13개 부문 별로 비교하면 국산은 5PPH이상 변화한 부문이 하나만 있는 반면, 수입차는 ‘AV 시스템’ 부문에서 14PPH, ‘전기장치ㆍ액세서리’ 부문에서 7PPH의 문제점이 늘었났다. 이것은 전년도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난 문제점들은 대부분이 개편과정에서 추가된 항목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고 결정적인 이유는 내비게이션이다.
과거 품질 문제점 측면에서 강자는 렉서스, 혼다, 도요다 같은 일본 브랜드였으나, 2009~2010년 대량 리콜 사태, 2011년 쓰나미 이후의 품질 관련 문제들이 부각되며 소비자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신뢰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본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
회사별로 Top10에 진입한 모델 수는 현대와 기아가 각각 4개 모델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한국지엠(Cruze)과 르노삼성(New SM3)이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Top10 중 전년에 비해 탁월한 향상이 있었던 모델은 크루즈, K5, 스포티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누수 문제가 있었던 아반떼 MD가 상위에 오른 것은 누수문제가 이슈화 되기 전 구입자들이 조사대상이었다. 조사시점 역시 이슈화 전인 7월이었던 점, 그리고 이 문제가 탑승공간 보다는 엔진룸 안에서 일어나 일상적 점검에서는 거의 발견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초기품질 문제점 수는 자동차회사가 가장 중요시하는 품질지표다. 초기품질이 좋지 않으면 제품품질 만족도는 물론 판매서비스, A/S에 대한 평가등 모든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가 어디에 있건 ‘AV시스템’과 ‘전기장치ㆍ액세서리’ 부문에서 수입차가 열세 임은 분명하다. 이는 기술적 열세라기 보다는 한국 소비자가 경험하는 불편 때문이다. 특히 내비게이션 문제는 수입차가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내 자동차의 초기품질은 사실 거의 좋아진 것이 없다. 새 모델이 다수 나오면 나빠지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개선된 결과를 보이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형적 모습으로, 지난 2년간 국산 신차 출시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년도의 점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앞으로 2-3년 간 각사들은 경쟁적으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항상 문제였던 신차 출시 전의 품질관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산차 1위가 수입차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끄러운 결과를 재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