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 전율, 질주...포르쉐 카이맨S가 달렸다

  • 입력 2013.10.04 11: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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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변화'로 이야기한다. 봄부터 시작해 화려한 사치를 부렸던 모든 것들이 이맘 때면 절정을 이룬다.
작년 다르고 그 이전에도 달랐고 올해에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계절이다.

가을은 더 그렇다. 이 변화무쌍한 날, 포르쉐 카이맨S와의 조우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시작됐다. 계절처럼 끓임 없이 자신을 변화시켰고 이제는 그 정점에 서 있는 포르쉐의 역작이기 때문이다.

한 낮의 지루함을 보내고 이제 막 서쪽 하늘의 끝자락부터 붉은 노을로 젖어 들기 시작한 오묘한 시간에 카이맨S를 몰고 선재도 갯벌로 향했다.

더 없이 아름다운 스타일="진정한 스포츠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 없이 진화"를 했다는 포르쉐의 설명은 지나침이 없다. 익스테리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은 아름다움과 달리는 능력을 최대화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도록 설계됐다.

프런트 윙과 프런트 엔드의 독특한 구조는 스포츠카의 특성과 특징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리어 휠 하우스 앞 쪽 대형 흡기구가 주는 위압감은 포르쉐, 그리고 카이맨S 이기에 가능한 요소다. 카이맨의 차별화된 특징들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외장색상과 동일한 슬레이트, 블랙컬러 공기 흡입구, 프런트 스포일러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동그랗게 설계된 안개등을 에어 인테이크 홀에 배치시킨 것도 카이맨의 차별화된 스타일로 강조가 되고 있다. 측면에서 바라보이는 실루엣은 환상적이다. 초등학생 키보다 낮은 전고(1295mm), 완벽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루프라인, 엄청난 근육질의 숄더라인이 과시하는 볼륨감까지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몸매다.

후면은 와이드한 리어 램프와 리어욍, 그리고 두 개의 머플러를 중앙에 배치한 듀얼 터보는 카이맨S의 견고한 모습을 완성해 준다. 특히 리어윙은 스타일의 완성도에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120km/h의 속도에 다다르면 공기 저항을 줄이고 다운포스를 유도하기 위해 자동 작동되는 기능적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비움, 운전자를 배려한 치밀한 구성=신형 카이맨의 실내 인테리어는 비움의 철학으로 가득하다. 시트 포지션이 낮으면서도 포르쉐가 의도한 모든 동작들을 무리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도 매력적이다. 모든 것이 철저하게 운전자에게 집중돼고 더 없이 간결하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 쪽으로 상승하듯 바뀐 센터 콘솔의 디자인도 이전보다 기능적이고 효율적이다. 덕분에 시프트 노브는 운전자 쪽으로 더 가까워졌다. 센터콘솔과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많은 기능들의 버튼에는 포르쉐의 깊은 배려가 숨겨져 있다.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오디오, 공조장치, 그리고 드라이빙 셀렉트 모드를 변경하는 모든 버튼들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배치가 됐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운전 중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팔을 많이 뻗지 않고도 대략 40여 개에 달라는 스위치들을 조작할 수가 있다. 버튼 시동장치는 왼쪽에 배치가 됐고 3-스포크 스포츠 스티어링의 그립감도 만족스럽다.

클러스터는 속도와 rpm, 그리고 각종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세 개의 서클로 구성이 됐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의 작동 편의성도 무난했고 센터페시아 상단의 타임워치는 고성능 포르쉐 카이맨S의 성능을 입증하는데 꼭 필요한 장치다.

신형 카이맨S의 변화가운데 더욱 뚜렷한 한 것은 넉넉해진 공간이다. 휠 베이스가 60mm(2475mm) 길어진 탓도 있지만 후면 스크린 아래의 화물칸 용적이 확장됐고 트렁크 도어의 개방각도 넓어지면서 한층 여유로워졌기 때문이다. 카이맨S의 트렁크 용량은 전면 150리터, 후면 130리터로 총 280 리터나 된다.

그러나 일반 자동차와 같이 다양한 쓰임새의 수납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작은 소품들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포효, 질주, 전율스러운 질주=박스터의 파생 모델인 카이맨(Cayman)이 처음 출시된 것은 2005년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카이맨은 이후 7년 만에 가다듬어진 모델이다. 포르쉐는 카이맨S가 물리의 법칙을 버리고 커브의 법칙을 실현한 모델로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주행 능력을 한계치를 높이는데 주력을 했다는 의미다.

카이맨S는 연료 직분사(DFI) 및 배리오캠 플러스의 3.4리터 수평 대향 6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7400rpm이라는 놀라운 수치에서 최대 325마력의 출력과 37.7 kg∙m(4500~5800rpm)의 토크를 발휘한다.

시승차인 카이맨 S는 선택 사양인 PDK를 장착, 4.9초 만에 정지상태에서100km/h에 도달할 수 있고 281km/h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PDK는 포르쉐만의 독특한 더블 클러치 방식으로 한쪽의 기어가 작동하고 있는 사이에 두 번째 하프 기어박스에서 다음 단계의 기어를 미리 선택, 변속 타이밍을 최대한 단축시킨다.

총 7단으로 구성된 PDK는 1단부터 6단은 스포츠 비율, 최고 속도는 6단 기어에서 발휘되고 7단 기어는 기어 비율이 길고 엔진 속도를 낮게 유지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향상된 승차감을 제공하는데 기여한다
또한 선택 사양인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장착하면 제로백은 4.7초로 빨라진다.

이 차가 뉘르부르크링 북쪽 코스에서 7분 55초의 랩타임을 기록하며 이전 모델의 기록은 물론이고 같은 엔진을 올린 신형 991 카레라보다 빠른 기록을 세운 것도 유명한 일화다.

 

스틸과 알루미늄의 혼합 구조로 이뤄진 차체의 경량화와 강성도 눈에 띄는 부문이다. 카이맨S 중량은 기존 1420㎏으로 감량을 했지만 차체의 비틀림 강성은 오히려 40% 이상 좋아졌다. 포르쉐는 카이맨의 체중을 낮추기 위해 인텔리전트 경량 구조 기술과 섀시 설계의 변경 등 진보한 기술들을 적용했다.

이런 개선 사항들은 카이맨S의 질주 능력을 높이는데 한층 기여를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운전의 극한 재미를 맛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스포츠 시트에 몸을 맡기고 시동을 걸면 육중한 엔진음이 시작되고 상승하는 rpm의 숫자에 맞춰 전율스러운 진동과 배기음이 운전자의 엔돌핀을 높여준다.

가벼운 터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엑셀레이터을 힘껏 밟아주면 믿기 힘든 가속능력을 보여준다. 온 몸은 관성에 역류하듯 시트에 더 밀착이 되고 아주 빠르게 목표한 속도에 도달한다. 포르쉐이니까 가능한 고속 안정감은 카이맨S의 존재감을 더욱 뚜렷하게 해 준다. 확실하게 개선된 강성은 빠른 속도로 급격한 헤어핀 구간을 진입하고 빠져나가는 순간까지 차체의 쏠림, 스티어를 확실하게 제어한다.

미드십 엔진답게 조금의 불안감도 없다. 노면을 장악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코너에서 간헐적으로 타이어의 비명소리가 들리지만 깊은 신뢰감으로 오히려 색다른 쾌감을 준다. 빠른 속도로 코너링 탈출을 더 시도 했던 이유다.

 

여기에다 스포츠 모드로 세팅을 하면 업그레이드 된 PDK의 새로운 장점들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스로틀 수치에 따른 기어의 응답성이 빨라지고 변속 타이밍이 줄어들면서 코너링과 오버런에서의 스로틀 블립 저단 변속이 신속해져 더욱 박진감 있는 쾌감을 맛 볼 수 있다.

카이맨S의 매력은 일반 도로에서도 여전하다. 차체와 일체감이 느껴지는 시트의 구성이 주는 안락함과 편안함이 여느 고급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스포츠카의 특성상 아이들링과 노이즈가 일반적인 것보다 조금 강하고 서스펜션의 하드함이 있기는 하지만 이 마저도 카이맨S는 즐거움과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운전석과 바로 뒤에 엔진룸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 낮 설기는 하지만 일상적인 정숙감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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