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한국 자동차 생산 순위 추락 위기

  • 입력 2013.09.25 23:1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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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최근 순위 하락 위기에 직면을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연간 생산량이 346만대를 돌파하면서 프랑스를 6위로 끌어 내리고 5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순위에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생산량이 급증한 신흥경제국의 빠른 추격으로 격차가 좁혀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한국을 가장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인도의 경우, 10년 전 130만대에 달했던 격차가 2012년 18만여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에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격차는 25만대 수준으로 다시 벌어졌다.

그러나 이는 인도 자국내 수요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탓으로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도 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멕시코도 상반기 생산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를 맹 추격하고 있다.

 

브라질은 상반기 186만대를 생산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1% 증가했고 154만대를 생산한 멕시코는 4.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아직은 우리와의 격차에 여유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국내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들 국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지난 2011년 466만대를 정점으로 2012년 456만대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228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가 줄었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올해 국내 자동차 총 생산량은 450만대 이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인도 시장 경기가 활성화되면 올해 안에 우리와의 격차가 수 만대 수준까지 좁혀질 수 있고 해외 생산량 증대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전략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역전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도 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앞 다퉈 공장 신설과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멕시코도 위협적이다.

혼다와 폭스바겐은 최근 멕시코에 연간 수 십만대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을 발표했고 닛산과 GM, 포드 등도 생산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멕시코가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전초기지로 부상한 이유는 중국과 인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때문이다.

만약 멕시코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요구량을 모두 받아들이고 인도 시장이 살아나게 되면 수 년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 순위는 1900년대 말 수준인 6위 혹은 7위까지 밀려나게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 생산량을 축소하고 해외 생산량을 늘려나가면 순위 하락은 더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

 연도별 주요 국가 자동차 생산현황(자료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와 관련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이 세계 자동차 생산 순위를 유지하려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시장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리적으로 국내 생산 차량 공급이 용이한 아세안 시장을 확장해 공급 및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해외 생산보다는 국내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성 노조가 일거리를 밖으로(해외) 몰아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며 "국내 자동차 생산량 감소와 후발 국가의 생산량 증가라는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순위가 역전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동차 생산국 순위 하락은 생산량 감소에 따른 국내 고용불안, 세계 시장에서의 국내 자동차 산업 위상 추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생산량 순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쪽도 있지만 자동차 산업이 고용을 비롯해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게 때문에 국내 생산량 유지 및 확대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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