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80 D5, "단언컨데 디젤 세단의 甲은 볼보"

  • 입력 2013.09.15 22: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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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럽게 캐릭터를 지켜왔던 볼보가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 8월,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볼보자동차 역사상 가장 큰 변화"로 평가되고 있는 2014년형 모델 5종을 내 놨다.

그 동안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더 젊고 더 다이내믹 해 진 모델들이다. S80을 비롯해 S60, V60, XC60, 그리고 XC70이 그 주역으로 이렇게 무더기로 신차급 변경 모델들을 한꺼번에 쏟아낸 경우도 드물다. 이 가운데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을 탑재한 S80 D5를 시승했다.

젊고 다이내믹한 변화=볼보자동차는 실용적이고 안전하고 또 변화보다는 예전의 것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려는 보수적 브랜드로 우리에게 각인돼 있다.

자동차의 기본기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이유다.

좀 더 세련된, 그리고 모던한 스타일 변화가 늘 아쉬웠던 볼보자동차가 2014년형 모델에 이런 시장의 욕구를 대거 반영했다.

대담해진 프런트 그릴과 범퍼 그릴을 와이드하고 수평으로 설계해 중형 세단의 기품과 안정감이 돋 보이도록 했다. 크롬 데코와 LED 주간 주행등, LED 리어 테일램프는 중후한 차체 이미지에 고급감까지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편안하고 즐거운 운전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인스트루먼트의 구성, 버튼류의 배치, 시각적으로도 야무진 마무리까지 볼보자동차의 세심함이 잘 베여 있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가미된 다크 브라운 컬러의 우드 그레인, 스틸 라인이 고급스럽다.

그리고 오랜 동안 볼보를 상징해왔던 센터페시아의 독특한 구성, 빌트인 내비게이션의 꼼꼼한 마무리, 실용적인 스티어링 휠 리모컨의 배치까지 딱히 흠 잡을 것이 없다.

세계적인 고급 브랜드가 그렇듯이 S80 역시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 손에 닿는 것까지 모든 감성적 요소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다.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 타입의 클러스터 구성도 독특하고 재미있다.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 각 3개의 선택된 모드에 따라 컬러와 속도표시 방식 등이 각각 다르게 표시된다.

LCD 타입의 클러스터는 변속단과 연료게이지를 LED로 표시하고 있어 더 없이 간결하고 또렷한 시인성을 자랑한다. 시승차가 첫 운행에 나섰는데도 실내에서 불쾌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S80에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과 불쾌한 냄새를 차단시켜주는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IAQS)과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CZIP)가 적용돼 새 차 냄새가 나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디젤세단이란 이런 것=국내 디젤 세단 시장은 BMW와 폭스바겐이 지배하고 있다. 판매량도 그렇고 특히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선입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볼보자동차의 디젤 모델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선입견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 볼보의 디젤라인업이 승차감, 정숙성, 퍼포먼스, 달리는 맛에서 경쟁 모델과 차이가 없는데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생각까지 들기 때문이다.

시승차인 S80 D5는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전륜 구동으로 215마력(4000rpm), 44.9kg.m(1500~3000rpm)의 동력성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동급 디젤 모델보다 뛰어난 동력성능은 시승 내내 상쾌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높은 출력으로 발휘되는 빠른 가속력, 그리고 실 영역대의 토크로 전달되는 강력한 파워는 거칠 것이 없는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한다. 기본 스로틀은 800rpm 부근으로 설정이 됐고 1500rpm 이하에서도 웬만한 힘은 다 발휘가 될 정도로 실용적이다,

급가속을 해서 rpm을 빠르게 올려도 4000에서 5000rpm에 다다를 때까지 파워의 변화가 없을 만큼 일관성을 유지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풀 엑셀로 밀어 붙일 때 쏟아져 나오는 부드럽고 규칙적인 엔진의 회전질감과 명쾌한 배기음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상적 주행을 하면 디젤엔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놀랍도록 정숙한 승차감도 압권이다. 특히 엔진의 박동소리는 경쟁사의 유명 디젤 모델보다 더 정갈하고 규칙적이다.

6단 자동변속기와의 매칭도 매끄럽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수동변속기와 패들시프트로 구동되는 과감하고 역동적인 주행능력은 S80 D5의 최고 매력이다. 반면, 고단으로 기어비를 세분화해 변속 충격을 낮추고 또 연비의 경제성을 노리기 위해서는 8단 변속기의 적용이 아쉬웠다.

육중한 차체(전장 4855mm/전폭 1875mm/전고 1495mm, 공차중량 1725kg)에도 민첩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 렉 액 피니언 스티어링의 핸들링은 만족한 수준이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코일스프링 서스펜션의 구성도 매끄럽고 유연하다. 코너링에서의 안정감, 복원력, 도로의 상황을 받아 들이는 능력도 부드럽고 분명하다.

200km 남짓한 시승에서 기록한 S80의 연비는 13.3km/l. 표시된 14.2km/l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시승을 위한 주행 연비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면 17km/l까지 유지가 된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볼보, 예외없는 안전장치=S80 D5에는 볼보자동차가 자랑하는 첨단 안전시스템도 예외없이 장착이 됐다.

자전거 이용자(보행자 포함)를 감지해 추돌 위험이 있으면 경고음과 함께 강제 제동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사이클 리스트 감지 시스템이 처음 탑재가 됐다.

상향등을 켜고 주행을 하다가 상대방 운전자의 눈 부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Ⅱ 시스템도 적용이 됐다.

이 밖에도 레이더 사각 지대 정보 시스템과 후-측면 접근 차량 경고 시스템, 씨티 세이프티도 적용이 됐다. 이런 안전 장치들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설정된 적정한 속도와 함께 어울리면 특히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더 없이 안전하고 편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가격(5890만원), 경제성, 파워, 고급감 등 볼보자동차의 S80 D5가 갖고 있는 상품성은 A+를 주고도 모자랄 만큼 완벽하다.

문제는 이런 장점을 알리는데 소홀하다는 것, 그리고 사후 서비스에서 고객들이 느끼고 있는 불편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볼보 자동차를 경험할 수록 편견을 깨기 쉽다고 봤을 때 체험형 마케팅이 아쉬운 이유다.(사진 촬영 협조 처인컨트리 클럽 www.cheoinc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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