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지고 당찬 리얼 쿠페 '기아차 K3 쿱 터보 GDI'

  • 입력 2013.09.11 00:3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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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출시된 포르테 쿱은 문짝이 두 개 달린 ‘쿠페’였다. 당시 포르테 쿱은 독특한 외양으로 주목을 받았고 2010년 한 해 동안 무려 7859대가 팔리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

쿠페라는 이름을 걸었거나 혹은 그런 컨셉으로 나왔던 그 어떤 모델들도 한국 시장에서 그런 기록을 세운 차는 없었다. 포르테 쿱에 ‘쿠페 신화’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는 이유다.

포르테 쿱이 성공했던 가장 큰 비결은 컨셉트카의 외형을 그대로 이어 받은 독특한 디자인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평범하다 못해 빈약한 성능이 늘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녔고 이후 판매가 곤두박질 쳤고 작년에는 월 평균 200대도 팔지 못하는 그저 그런 쿠페로 명맥을 유지했다.

지난 8월 27일, 4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K3쿱도 가장 잘 나갔던 이 때의 실적과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10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K3쿱을 연간 7000대 이상 팔겠다고 공언을 했다.

K3쿱이 포르테 쿱 이상의 화려한 외관을 갖고 있고 터보 엔진이 추가되면서 뛰어난 동력성능이라는 자신감이 보태졌기 때문이다.

미디어 시승회에 제공된 모델은 1.6 가솔린 터보 GDI를 올린 최고급 트림 노블레스다. 기본가격 2140만원에 6단 자동변속기(150만원), 통풍기능이 포함된 스포츠 버킷 가죽시트(60만원), 내비게이션 UVO가 옵션으로 장착된 모델이다.

 

프레임리스 도어, 쿠페 그 느낌 그대로=K3 세단과 모델명을 공유하고는 있지만 K3쿱의 외관은 많은 차별적 디자인 요소로 구성이 됐다.

전고(1410mm)는 25mm가 낮아졌고 축거(2700mm)는 그대로 유지해 차체의 비율만으로도 충분히 날렵하고 역동적이다.

프런트 디자인은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범퍼에는 안개등 주변부에 볼륨감을 줬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최소화하는 대신 에어 인테이크 그릴을 극대화해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HID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 LED 라운딩 프로젝션 안개등까지 어우러져 개성있는 전면부를 보여주고 있다.

쿠페의 멋스러움이 가장 잘 묻어나는 측면부는 낮은 전고와 프레임이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18인치 알루미늄 휠, 미려한 루프라인, 블랙 컬러의 아웃사이드 미러와 도어 손잡이로 고성능, 그리고 스포티한 기능성이 엿보이도록 했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킥업 타입의 트렁크 리드가 적용된 후면부에는 듀얼 머플러까지 적용돼 전면과 측면에서 이어져 온 역동적 실루엣을 완성해 주고 있다.

 

평범한 실내, 시트의 안락감 뛰어나=기아차는 K3 쿱의 실내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미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을 했지만, 실제로는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실내 곳 곳에 적용된 크롬을 빼면 온통 블랙 계열의 소재로 가득해 마치 택시를 탄 듯한 착각이 일 정도다.

운전석 방향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는 센터페시아, 스포츠 페달, 기분 좋게 몸 뒷부분을 조여주는 스포츠 버켓 가죽시트의 실감과 구성은 그나마 만족스럽다.

뒷좌석에 신장 180cm의 성인이 탑승해도 편안하다고 했지만 정작 운전석에 앉은 신장 181cm의 운전자는 시승 내내 적지 않은 불편을 호소했다. 최대한 시트의 높이를 낮췄지만 그의 머리는 천장 부위와 계속 닿아있었다.

시트의 조작은 용이하다. 간단한 레버 조작으로 시트 폴딩이나 슬라이딩이 매끄럽게 이뤄져2도어이지만 뒷좌석에 타고 내릴 때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뒷좌석은 6대4 폴딩 시트가 적용됐고 트렁크 용량이 378ℓ로 넉넉해 공간에 대한 만족감도 매우 높은 편이다.

 

쿠페의 참 맛 느끼게 해준 1.6 터보 GDI 엔진=K3 쿱은 1.6 가솔린 엔진과 터보 엔진을 탑재한 2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이 됐다. 이날 시승차에 탑재된 감마 1.6 터보 GDI 엔진은 배기량 1591cc에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고 있다.

성능만으로 보면 2500cc급 중형차급과 대등한 수준이다. 반면 자동변속기의 복합연비가 11.5km/ℓ로 표시돼 있지만 비교적 차분하게 이어졌던 실제 운전에서는 9km/ℓ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시승 코스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헤이리 마을을 출발, 장흥 아트파크를 왕복하는 11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쿠페의 특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고속 주행이 가능한 구간이 많았던 코스다. 기자의 시승은 운전자 교대가 이뤄진 장흥 아트파크에서 헤이리까지 50km 구간이다.

전 구간을 제법 거칠게 몰았던 K3쿱의 시승 느낌은 터보 엔진의 특성과 매력이 제대로 조리가 됐다는 것이다.

액셀레이터를 빠르게 끝까지 밟으면 rpm이 6500까지 치솟았다가 아주 빠른 순간에 4000rpm까지 떨어지고 100km/h의 속도에 다다르면 1800rpm을 유지했다.

빠른 가속에 짧은 터보렉 이후 발휘되는 폭발적인 성능, 특유의 사운드까지 K3쿱은 터보엔진의 매력이 제법 가득한 차다.

고성능에 최적화된 변속기와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의 특성도 안정감이 있다. 특히 운전자가 원하는 라인을 정확하게 그리며 노면을 장악하는 핸들링의 능력도 만족스럽다.

K3쿱은 전반적인 승차감, 운전능력과 달리는 맛은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세심한 소음진동 대책으로 로드 노이즈와 가속 소음은 크게 줄어든 반면 고속에서의 윈드 노이즈는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한 가격? 시장에서 통할까=기아차는 ‘K3 쿱’을 출시하면서 가격적 요소에 많은 신경을 썼다. 1.6 GDI 라인업에 엔트리 모델을 도입했고 터보 GDI 엔진 모델에는 듀얼 머플러 등 고급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특히 터보 GDI 전체 트림에서 수동변속기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일반 엔진과 터보 엔진의 가격차이를 최소화했다. K3쿱의 두 엔진 모델간 가격 차이는 최소 130만원, 최대 350만원에 불과하다.(수동변속기)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K3쿱 1.6 GDI는 단일 트림인 럭셔리가 1790만원, 1.6 터보 GDI는 트렌디 2070만원, 프레스티지 2200만원, 노블레스 2290만원이다.

K3 세단의 최고급 트림인 노블레스(1975만원)와는 165만원의 차이가 난다. 기아차는 K3쿱의 주 타깃을 20대 초반에서 30대 중후반의 싱글로 설정을 했다.

합리적 가격에 경쟁 모델들이 따라잡기 힘든 강력한 성능, 개성있는 디자인이 이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K3쿱이 꽤 좋은 상품성을 갖추고는 있지만 해치백과 쿠페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 때문에 기아차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 7000대 판매 목표가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이 이날 나오기도 했다. 이걸 해결하고 달성하는 것은 기아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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