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골프 국내서도 누수, 조치는 "건조 후 출고"

차량 실내 바닥에 물 고이는 침수 차량 발생..무성의 대응 논란

  • 입력 2013.09.10 00:2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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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폭스바겐 7세대 골프의 실내에 물이 고이는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국내에서 같은 증상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지난 6일, 오토헤럴드가 현지 매체를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최초로 전한 직후 "국내에서는 블랙박스 장착으로 일부 차량에서 물이 새는 경우는 있었지만 다른 이유로 실내에 물이 고인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을 한 바 있다.<관련기사 '水프'인가, 7세대 골프 獨서 누수로 곤욕>

그러나 오토헤럴드가 단독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이미 부산에서 7세대 골프의 실내 침수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서에 따르면 부산지역 해당 서비스센터는 피해 차량의 조수석 앞 뒤 바닥에 물이 유입된 것을 확인하고 스테프 트립 탈거, 도어락 부위 검사, 시트 탈거, 센터 콘솔과 바닥 매트 탈거, 각 필러부 등을 조사했다.

그리고 에어컨 배수 호수와 차체 결합부에서 물이 새어 나와 차량 바닥에 고인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고 결합부에 대한 재 고정을 한 다음 '바닥 매트 건조 후 출고'로 모든 조치를 마쳤다.

이 문서는 해당 서비스센터가 피해 고객에게 침수원인을 설명하고 원인을 찾아 수리한 내역을 통보한 이메일 내용이다. 이와 동일한 피해를 입은 사례는 폭스바겐 동호회에서 또 있었던 것으로 확인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폭스바겐 코리아가 독일과 국내에서 동일한 증상으로 실내가 침수되는 결함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이를 고지하거나 점검 등의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함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이유다.

이런 추정이 가능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8월 초 7세대 골프(2.0 TDI)를 구입한 라 모씨(43세, 서울 종로구 평창동)도 실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서울 문정동 서비스 센터에 차량을 입고하고 아직까지 수리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라 씨는 "2000km도 운행을 하지 않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운행도 하지 않았는데 조수석은 물론이고 뒷 좌석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뒷 좌석 탑승자가 없어서 차량 출고 후 한 달여 가량 지난 후에 실내가 침수된 사실을 알았다"면서 "바닥에 고인 물이 바닥 매트 전체에 스며 들었고 시트 아랫부분까지 그대로 습기에 노출이 됐다"고 말했다.

라 씨가 더욱 분개하는 것은 폭스바겐 코리아의 무성의한 태도다. 그는 "침수가 된 차를 바닥매트를 뜯어 말려 주겠다는 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에어컨 배수 호스에서 새어 나온 물이 어디로 어떻게 흘렀고 배선이나 전기 장치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젖은 부위를 잘 말려서 되 돌려 주겠다는 식의 조치는 받아 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7세대 골프가 독일에서도 문제가 된 것처럼 국내에서도 같은 증상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른 골프 오너들이 뒷 좌석을 확인해보면 물이 고여 있거나 습기가 찬 사실이 더 많이 확인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 씨는 "폭스바겐 코리아가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서기를 바란다"면서 "차량을 교체해 주거나 정밀검사, 그리고 전기 배선의 교체 등의 완벽한 조치가 이뤄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명백한 차량 결함으로 침수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언제 수리가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차량 대차 등의 고객 편의를 외면한 폭스바겐코리아의 무책임한 태도도 라 씨를 더욱 분개하게 한 이유가 됐다.

한편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는 지난 6일, 플랫품을 공유하고 있는 아우디 A3, 세앝아트 레온과 함께 '침수' 현상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현지 매체로부터 제기가 됐다. 현지에서도 침수 원인을 에어컨 배수 호수의 결합부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폭스바겐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사실을 즉각 인정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으며 국내에서 판매된 7세대 골프를 포함, 약 30만대의 차량에서 침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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