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디젤차의 반격, 폭스바겐 위엄 넘을 수 있을까

  • 입력 2013.09.02 10:30
  • 기자명 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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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입차 점유율이 12%대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각종 결함 논란으로 침울한 국산차 업계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수입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화에서 지난달 수입 디젤차의 점유율은 62.3%로 사상 처음 60% 고지를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5개 중 4개가 디젤차였다. 경기불황 속 고유가에 대한 부담이 디젤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으며 디젤차의 고질적 문제였던 소음과 불편한 승차감, 연비 등이 개선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반면 디젤차 시장에서 국산차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디젤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30.1%, 기아차는 26.6%의 점유율을 보이며 수입차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 매물관리부 최경욱 팀장은 “골프를 앞세운 폭스바겐이 디젤차 열풍을 선도하자 작년 말 BMW가 1시리즈를, 이달 벤츠가 A클래스를 내놓는 등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산차 업계는 가솔린 모델에만 주력하다 주도권을 뺏겼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입차의 디젤차 공세가 이어지자, 국산차 업계도 뒤늦게 디젤 모델 차량을 잇따라 출시하며 추격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8월 13일 4년 만에 아반떼 디젤 모델 ‘더 뉴 아반떼’를 출시하며, 그랜저와 제네시스 등 중대형 차량의 디젤 라인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올 가을 K3 디젤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한국GM은 내년 3월 3일 쉐보레 말리부 디젤 내수모델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도 체어맨 디젤 모델을 준비 중이며, 르노삼성 역시 디젤차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산차 업계가 속속 디젤 열풍에 합류하면서 수입차 업계와의 대격돌을 예고했다.

하지만 국산차 업계의 디젤차 시장 지배력 확대가 가시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수입차가 디젤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연비, 주행감 등 어느 것하나 수입차를 누를만한 결정타가 없이는 부진을 면할 수 없다.

현재 디젤차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폭스바겐 골프로, 리터당 16.7~18.9km의 연비를 갖추고 있다. 2014년형의 경우 차체의 무게를 100kg이나 줄여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골프에 이어 연비가 좋은 수입 디젤차는 리터당 18.3km의 폴로R라인으로, 연비 좋은 수입차 1, 2위 자리를 폭스바겐이 차지하고 있다.

BMW 3시리즈 GT가 리터당 16.2km, BMW 1시리즈 해치백이 리터당 18.5~18.7km의 연비로 BMW디젤차량 2종이 폭스바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편 현대차가 폭스바겐의 대항마로 내놓은 ‘더 뉴 아반떼’는 1.6L 디젤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128마력, 수동 변속기 기준 리터당 18.5km, 자동 변속기 기준 리터당 16.2km의 연비를 구현했다. 엑센트 디젤은 리터당 13.3~19.2km의 연비를 갖췄으며, i30 디젤모델 연비는 리터당 13.5~17.9km 정도다.

국산 디젤차의 성능이나 가격이 수입 디젤차와 비교해 크게 뛰어나다고 볼 수 없는 상황. 이러다 보니 중고차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국산 디젤차의 감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즈 매물관리부 최경욱 팀장은 “수입 디젤차의 경우 인기가 높아 중고차 시장에서도 감가폭이 크지 않다. 하지만 더 뉴 아반떼 등 국산 디젤 신차의 경우 기술력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량이 저조할 경우 후에 중고차 시장에서 큰 감가율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디젤차 열풍에 따라 앞다퉈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국산차 업계. 뛰어난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수입 디젤차를 넘어설 ‘결정타’가 없다면,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감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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