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럭셔리의 자존심 '링컨 MKZ'

  • 입력 2013.08.29 23: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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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Ford)는 한 때 애스턴 마틴과 볼보, 머큐리 등 적지 않은 럭셔리 디비전 브랜드를 소유했다. 그러나 2007년 국제금융위기로 강력한 구조 조정이 요구되면서 애스턴 마틴은 중동의 투자사, 볼보는 중국 지리로 넘어갔다.

이런 위기속에서도 포드는 링컨(Lincoin)을 지켜냈다. 1017년 헨리 릴런드가 세운 링컨을 1922년 인수해 90년 이상 포드를 대표해 온 럭셔리 디비전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링컨이라는 브랜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이다.

그리고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로 부호들의 애마로 사랑을 받아 왔고 여전히 아메리카의 럭셔리카를 대표하는 모델로 군림을 하고있다.

2006년 탄생한 MK시리즈는 21세기 트렌드를 거부하며 타운카와 제퍼, 콘티넨털, 마크로 이어져왔던 링컨의 파격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역사와 트렌드를 거부한 파격=2013년형 MKZ는 시선을 두기가 애매할 정도로 요즘의 자동차와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이전의 모델들도 예사롭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링컨의 디자인 컨셉은 미래지향적이라는 말로도 쉽게 설명이 되지 않을 만큼 특별하다.

전면부는 날개 형상의 그릴에서 이어진 얇고 가느다란 헤드램프, 후드의 캐릭터 라인이 중심부로 모아져 하얀 조개 껍질을 연상시킨다. 헤드램프보다 더 커보이는 안개등, 미끈하고 심플하게 이어진 측면부는 후면에서 파격을 보여준다.

LED가 촘촘하게 박힌 테일 램프바는 트렁크 도어를 감싸며 좌우로 연결이 됐고 링컨의 애블럼과 모델, 트림명까지 질서있게 배치가 됐다.

트렁크 도어 앤드는 에어 스포일러의 형태로 마감이 됐고 배기구는 범퍼 하부의 양쪽 끝으로 배치해 차체 전체의 균형감을 강조했다.

외관 전체의 고급스러움을 완성하는 것은 루프 전체를 덮고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이즈로 기록된 MKZ의 선루프를 열면 후면 글라스의 절반을 차지하고 후석에서도 하늘을 바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열린 공간이 크다.

 

만타 가오리의 유영에서 영감=실내의 구성 역시 파격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기본적으로는 플루이드 모션의 감성적인 컨셉으로 구성이 됐고 바람에 날리는 여인의 머릿결처럼 자연스러운 선으로 이어졌다.

링컨은 이러한 선의 구성이 팔라우의 명물이자 최대 7미터까지 자라는 만타가오리가 유영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기발하고 유려한 인테리어는 링컨 디자인센터의 리더인 한국인 강수영 씨가 자연속에서 영감을 얻는 바이오미미크리를 이용해 창조해냈다.

시프트 노브를 센터페시아의 좌측에 버튼식으로 배치했고 오디오, 공조 등 모든 기능들은 SYNC와 마이링컨 터치 방식으로 적용해 더 없이 깔끔한 운전석을 구현했다.

변속기, 그리고 터치식 기기들을 조절하는데는 익숙함이 필요하지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빠르게 적응이 가능하다.

간결한 실내는 천연 우드 소재의 패널이 도어 안쪽과 대시보드를 감싸고 있고 여기에 곳곳에 숨어있는 엠비언트 라이팅이 더해지면 더없이 감성적인 공간으로 변신을 한다.

디지털 클러스터에서 제공되는 주행 상황과 연비, 엔터테인먼트 정보와 이를 스티어링 휠 리모컨으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반면, 음성으로 제공되는 정보가 영어라는 점, 시프트 노브로 느낄 수 있는 박진감, 고급소재이지만 어딘지 불편한 시트는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포드 다운사이징의 백미=4930mm의 전장, 1760kg의 중량급 무게를 가진 MKZ의 심장은 가솔린 2.0리터 에코부스터 엔진이다. 준대형 체급을 중형 엔진으로 버텨낼 수 있는 비결은 포드의 다운사이징 기술 덕분이다.

놀랍게도 MKZ에 탑재된 2.0 에코부스트 엔진은 234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일반적인 터보 엔진에서 발생하는 터보렉 없이 원하는 출력을 구현하는 터보차징 기술이 적용됐다.

상위 세그먼트와 맞먹는 출력으로 이 때문에 저속이나 고속, 그리고 어떤 도로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은 이유다.

출발부터 부드럽게 세팅이 된 점도 만족스럽다.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움이 전해지고 격한 운전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탁월하다.

아주 빠른 속도에서 보여주는 차체의 안정감도 뛰어나다. 이전에 경험했던 미국산 자동차들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주행 능력은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의 연속 댐핑 제어(CCD)로 구현이 된다.

차량에 장착된 많은 센서들이 차체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여기에 맞춰 서스펜션의 댐핑값을 조절하고 운전자의 몸짓과 스티어링, 제동의 순간까지 감지해 최적의 주행안정감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독일과 일본산 자동차의 장점들이 고루 섞인듯 싶기도 하다. 가속에서 보여지는 날카로움과 서스펜션의 유연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링컨은 MKZ의 배기량 열세를 극복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터보를 적용했고 6단 자동변속기와의 매칭에도 많은 신경을 쓴듯하다.

 

덕분에 운전자를 당기듯 뛰쳐나가는 가속능력은 압권이다. 특히 S레인지에서의 가속력은 답답한 가슴이 시원하게 뚫릴 정도로 폭발적인 탄력을 보여준다.

다양한 주행 편의장치도 눈에 띈다. 패들시프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미리 시동까지 걸수 있는 리모컨 키와 같이 유용한 장치들이다.

차량에 표신된 복합연비는 10.2km/L(고속도로 13.3km/L, 도심 8.5km/L), 조금만 신경을 써서 운전을 하면 이 보다 좋은 수치를 볼 수도 있다.

한편, 링컨 MKZ 2.0 에코부스트의 국내 판매가격은 4700만원에서 시작을 한다. 동급의 BMW 또는 메르세데스 벤츠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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