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역류(逆流), '뉴 코란도C'로 탄력

  • 입력 2013.08.21 11:3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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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예측이 가능한 시장이다. 아주 급작스러운 변화나 돌발상황이 없다면 어느 시기, 어느 지역, 무슨 차가 어느 정도 팔릴 것이라는 예측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신차가 나오고 길게는 2~3개월 특수를 누리는 것도 자동차 시장의 오랜 공식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런 패턴을 읽고 적당한 시기에 연식 변경 모델을 내 놓고 또 어느 정도 지나면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렇게도 더 이상 연명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시점이 오면 풀체인지, 신차가 나온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신차를 내 논 시점에 별 반응이 없던 모델이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에 탄력이 붙는 이해하기 힘든 역류((逆流)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코란도 얘기다. 재도약을 꿈꾸며 지난 2011년 부활된 코란도C는 첫 달, 첫 해보다 요즘 더 잘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연식변경 수준으로 출시된 뉴 코란도C의 반응도 이런 연결점에서 주목을 받을 만하다. 뉴 코란도C가 20일 현재 2000대의 계약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뉴(NEW)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붙기는 했지만 뉴 코란도C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특별한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풀 꺽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폭염수준의 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 포천 백운계곡으로 방향키를 잡고 뉴 코란도C 몰아봤다.

 

고급스러워진 내외관 '차분한 변화'=코란도C 디자인의 특징은 단순함에 있다. 요란하지 않고 특별하게 눈에 띄는 요소도 없다. 강한듯 보이지만, 부드럽게 처리된 적절한 면면들이 조화를 이루는 말 그대로 무난한 스타일이다.

요즘 자동차들의 디자인 트렌드가 파격에 있다고 보면 뉴 코란도C는 그런 개성을 찾기 어렵다. 반면 쉽게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쌍용차가 뉴 코란도C를 내 놓으면서 그나마 기교를 부린 것이 있다면 블랙베젤의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포지셔닝 램프,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롬 몰딩 정도다.

리어 콤비 램프에는 C자형 라이트 가이드를 적용해 멋을 부리기도 했다. 다이아몬드 커팅 기법으로 새로 디자인된 휠도 측면 전체의 실루엣을 보기 좋게 만들고 있다.

지금은 소형차에도 일반화된 것들이기는 하지만 뉴 코란도C는 이런 작은 변화들을 통해 이전보다 원숙해진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비교적 많은 부분에 손을 댔다. 인수트루먼트 패널은 무광 우드그레인과 소프트한 소재가 사용됐다. 이 작은 변화만으로도 뉴 코란도C의 실내는 눈에 띄게 화사해졌고 기존 플라스틱 소재의 저급한 이미지를 벗어버렸다.

운전석 시트에 적용된 퉁풍시트, 그리고 선택사양으로 운영되기는 하지만 레드 가죽시트의 강렬한 맛도 즐길 수 있게 했다.

레드 컬러 시트를 선택하면 도어트림과 카매트, 센터콘솔, 유광 우드그레인이 덤으로 붙어 전혀 다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브 프레임 강성보강, 놀랍도록 개선된 승차감=쌍용차 관계자들은 시승전 개선된 승차감을 유독 강조했다. 기존 모델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만큼 동력성능에 변화가 없는 반면, 승차감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변화가 있다면 ECO, SPORTS 모드 선택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ECO모드로 주행을 하면 기존 모델보다 8.4% 이상 연비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실제 이 모드로 차분하게 주행을 하면 트립에 표시되는 평균 연비가 빠르게 오르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시승은 서울 올림픽대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내달려 파주에 있는 백운계곡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진행이 됐다.

쌍용차의 자신감을 증명하듯 시승 전 과정에서 뉴 코란도C 승차감은 큰 진보를 입증했다. 소음과 진동으로만 본다면 경쟁 모델인 투싼ix와 스포티지R과 대등한 수준으로 개선이 됐다. 

쌍용차는 뉴 코란도C NVH를 개선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엔진 마운팅 시스템을 원점부터 시작해 개선하고 서브 프레임의 강성도 보강을 했다.

이를 통해 엔진과 노면 소음의 실내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시키고 엔진의 진동을 줄여 차체 전반, 그리고 주행 느낌을 획기적으로 개선 시킨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최대 10% 이상 진동과 소음을 줄였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반면, 견고함이 부족한 하체와 험악한 와인딩에서 도로를 장악하는 능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백운계곡에서 뒤뜰계곡으로 가는 광덕고개를 넘는 코스에서 뉴 코란도C는 적당한 자기 능력을 보여줬다. 

 쌍용차 코란도 시리즈, 연간 월 평균 판매 추이

코란도 탄생 30주년, 새로운 도약 발판=올해는 1983년 쌍용차 코란도가 탄생한지 30년이 되는 해다. 쌍용차는 오랜 기업 역사만큼이나 복잡한 일들이 많았지만 2011년 코란도의 부활과 함께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중심에는 코란도 C를 중심으로 한 코란도 시리즈가 있다. 코란도C는 2011년 출시된 첫 해 월 평균 1062대가 판매됐지만 이듬해인 2012년에는 월 평균 1390대,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1427대가 팔리고 있다.

뉴 코란도C의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성적표는 월 평균 1600대 수준까지 가능해 보인다. 2012년 1월 출시된 코란도 스포츠도 작년에는 월 평균 1698대, 올해에는 18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지난 2월 출시된 이후 매월 1000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시장의 전통적 흐름을 거스르고는 있지만 쌍용차의 성장, 부활,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수치다. 뉴 코란도C는 이런 가능성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에 띄게 개선된 승차감까지 보태지면서 제대로 된 상품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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