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스포츠카 도요타86, 운전 참 쉽다

  • 입력 2013.07.29 12: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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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 커리어우먼 J씨.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줄 곧 그녀와 함께 했던 12년차 중고 준중형이 언제부터인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공장에 들어가 수리를 기다리는 날이 많아졌고 생명을 연장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이제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 됐다. 어쩔수 없이 차를 바꿔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평소 스포츠카를 꿈꿔왔다. 이런 저런 동호회 활동까지 하면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포츠카를 거의 섭렵했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 그리고 운전이 쉽지 않다는 점이 늘 발목을 잡았고 결단을 늦추게 했다.

J씨는 "통제가 되고 있는 도로나 운전이 익숙한 동승자가 있으면 몰라도 여성 단독으로 스포츠카를 운전하기는 늘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가 최근 도요타86을 만나고 난 후 곧 바로 계약을 했다. 컴팩트한 차체에 운전 포지션이 좋고 시야가 좋아 운전을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짜릿한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과 운전이 쉬운 자동변속기 타입이 4000만원 대 중반 가격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도요타가 스바루의 수평대향 박서 엔진을 탑재해 부활시킨 도요타 86(하치로쿠)은 일본 인기 만화인'이니셜D'에 등장한 AE86이 오랜 세월 다듬어져온 컴팩트 스포츠카다.

J씨가 단박에 반한 것처럼 일본에서는 20대와 30대 초반 젊은층을 중심으로 열광적인 매니아들이 형성돼 있을 만큼, 대중적인 스포츠카 이기도 하다.

 

86,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카=도요타 86은 일반 타이어를 끼고 달릴 수 있고 가장 대중적이며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따분하고 비싸며 운전까지 쉽지 않은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면서도 스포츠카 특유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는 모델로 유명하다.

시승차는 자동변속기(4690만원)를 장착하고 있다. 최근 자동변속기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수동변속기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요타 86은 면적을 넓힌 플로어 펜더와 낮은 후드, 강렬한 인상의 헤드램프, 스포츠 쿠페의 전형적인 루프 라인까지 스포츠카의 정통성이 예외없이 반영된 외관을 갖추고 있다.

실내는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적 요소가 더 비중있게 반영이 됐다. 버튼류, 오디오 정보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의 구성까지 보수적인 컨셉이다.

실내외의 이런 단순하고 보수적인 구성은 도요타 86의 장점이자 최대 매력이기도 하다. 누구든 쉽게 자신의 취향에 맞도로 드레스업 또는 인테리어 튜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세단에 비해 차체가 낮고 이 때문에 낮은 시트포지션이 부담을 줄 것 같지만 시야때문에 불편함이 느껴지는 일은 없다. 여기에다 세계 최초로 프레임 리스 스포츠 룸 미러가 적용돼 후방 시야도 충분하게 확보가 된다.

2인 탑승에 맞춰 제작된 후석은 부족한 레그룸을 감안해야 한다. 대신 적은 용량의 트렁크는 후석 시트의 폴딩으로 꽤 넓게 확보할 수도 있다.

 

수동못지 않은 쾌감, 밟는대로 의도한 대로=스포츠카의 매력은 동적욕구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데 있다.

폭발적인 가속, 심장을 때리는 듯한 사운드, 모든 상황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순발력까지 일반적인 세단과 차원이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시승차인 도요타 86(A/T)은 스바루의 수평대향 박서 엔진에 도요타의 직분사 시스템인 D-4S가 결합된 F4 20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구동방식은 뒷바퀴굴림방식(FR)이다.

최고출력은 203마력으로 디젤엔진을 탑재한 폭스바겐 시로코R(160마력)보다 높지만 토크는 20.9kg.m(시로코R 35.7kg.m)으로 낮다.

두 차량 모두 강한 개성을 갖고 있는 모델로 직접 비교가 어렵고 다른 수입차 중에서도 86을 대입시킬 수 있는 모델은 많지가 않다.

달리는 맛은 삼삼하다. 수평대향 엔진의 특성인 저중심 구조와 53대47의 최적의 차체 중량 배분으로 발휘되는 주행 안정성은 동급 최고다. 급격한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 선회능력과 빠른 복원 능력도 압권이다.

엔진, 배기구, 그리고 충분하게 거르지 않는 바닥의 소음이 어울려 거칠게 전달되는 사운드도 86을 모는 진짜 재미를 느끼게 한다. 400km 이상을 달리고 최종적으로 기록한 연비는 6.7l/100km, 우리식으로 환산을 하면 14.9km/l다. 절반 이상이 고속도로 구간이 포함됐지만 표시연비 11.6km/l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알맞은 경제성에 패들시프트와 쉬프트 노브의 메뉴얼, 그리고 스포츠 모드로 발휘되는 쾌속질주의 짜릿함도 압권이다. 또한 후륜차의 특성에 맞춰 후륜에 더블 위시본,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타입 서스펜션을 적용해 스킬이 조금 부족한 운전자도 차체를 통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여성운전자들도 쉽게 스포츠카의 묘미에 빠져들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도요타 86이 한국시장에서 갖고 있는 포지션은 아직 넓지가 않다. 그러나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크다.

여기에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도 있었던 스바루의 BRZ도 구경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졌다.

따라서 한국도요타가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점차 발전해가고 있는 문화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을 하고 마케팅을 해 나간다면 도요타86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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