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직거래, 차 살때나 팔때 모두 위험천만

  • 입력 2013.07.25 14:45
  • 기자명 박진솔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월, 직거래를 통해 중고차를 구입한 김모씨는 차를 산 지 3일 만에 차를 도둑맞았다. 놀랍게도 범인은 김씨에게 직거래를 통해 중고차를 판매한 장모씨였다. 게다가 판매한 차량은 절도 차량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 등 5명은 훔친 차량에 미리 GPS를 달아놓은 뒤, 곧바로 인터넷 직거래 시장을 통해 헐값에 팔아넘겼다가, 위치추적을 통해 팔았던 차량을 다시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 일당은 이렇게 절도와 판매, 판매와 절도를 반복하며 약 1억 원을 챙겼다. 이들은 신고를 막기 위해 ‘대포차’를 원하는 사람들만 골라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도 보였다.

반대로 직거래를 통해 타던 내 차를 판매하려다 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다.

올해 초 A씨는 모 중고차 직거래 카페에 매매광고를 올렸다. A씨는 곧 지인의 차량을 대신 알아봐주고 있다는 B씨에게 전화를 받았다. B씨는 차량은 지인이 직접 보러 가겠지만, 지인 몰래 사례금을 챙기려 매매가를 부풀렸으니 자신이 차량대금을 직접 받은 후 사례금을 떼고 입금해주겠다고 했다. 곧 B씨의 지인이라는 사람이 차량을 보러 A씨를 찾았고, A씨는 아무 의심 없이 등록증 등 서류를 넘겼다.

하지만 곧바로 B씨는 연락이 끊겼고, A씨의 통장에는 단 한 푼도 입금되지 않았다. B씨의 지인이라던 사람은 B씨에게 싼값에 차량을 팔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중고차 전문 딜러였다. 결국 B씨는 A씨의 차량을 자신의 차량인 것처럼 속여 딜러에게 돈을 받아내고, A씨에게는 차량을 살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아낸 것이다. A씨와 딜러는 서로를 B씨와 한패가 아닌가 의심했고, 딜러는 차량등록증을, A씨는 차량열쇠를 가진 채 소유권을 주장하며 법정다툼을 벌였다.

이처럼 중고차 직거래는 차를 살 때나 팔 때나 모두 위험부담이 크지만, 피해 예방과 보상 모두 뾰족한 수가 없다. 올 상반기 중고차 직거래 건은 작년 상반기 대비 3.0% 줄어든 68만7090건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직거래 피해 사례가 늘어날수록, 거래 건수도 줄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직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직거래 사기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잠재적 피해를 막아내기 힘든 실정이다.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는 다음과 같은 직거래의 위험성을 알리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들이 직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는 중고차사이트나 매매상을 이용할 때보다 더 좋은 가격에 판매, 구입을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튜닝 차량은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폭이 큰 만큼, 소비자를 직접 찾아 판매하는 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간 직거래는 위의 사례처럼 보이스피싱 같은 신종사기 위험이 높고, 문제가 생겨도 책임 소재를 가려 보상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사고판별에 대한 공증을 받지 않고 구두상으로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 위험이 높다. 직거래 전 공업사 등에서 차량점검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감별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며 계약서를 작성해 특약사항을 명시하려 해도, 판매자가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직거래로 산 차가 판매자의 설명과 달리 수리비가 많이 드는 차라도, 구입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더군다나 개인 간 합의거래는 법적 효력이 없어, 문제가 생기면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래 저래 수리비는 수리비대로 들고, 소송비용은 소송비용대로 드는 불상사가 생긴다.

내 차를 팔 때 역시 3자 사기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고, 차량대금을 떼이거나 곧바로 입금이 되지 않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또 할부가 남아있거나, 대차를 원할 경우 직거래가 어렵다. 특히 거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세 하락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면 중고차전문사이트나 매매상을 이용할 경우, 직거래 사기와 같은 위험부담이 없는 것은 물론, 모든 서류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 차량대금이 계약현장에서 곧바로 현금으로 오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

카즈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고차 직거래가 급감하고 매매업자 거래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은,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직거래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최근 들어 GPS 위치추적, 보이스피싱을 이용한 3자사기 등 신종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