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그래도 달려본 벤츠 뉴 E 300 아방가르드

  • 입력 2013.07.24 22:5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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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주력 라인업인 E 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부분변경을 했다고는 하지만 6월에 출시된 더 뉴 E 클래스는 꽤 많은 곳에 손을 댔다. 디자인, 인테리어, 성능 그리고 승차감 등 거의 전 부문에 메스를 댔기 때문이다.

뉴 E 클래스의 한국 출시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또 있다. 이일환 이라는 걸쭉한 한국인 디자이너가 E 클래스의 탄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장마의 기세게 꺽이지 않고 폭우가 쏟아졌던 7월의 어느 날, E클래스의 핵심 모델인 E300 아방가르드를 시승했다.

 

화살처럼 날쌔게, 트윈램프도 버렸다=벤츠 어드밴스드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일환 센터장은 '순수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다.

지난 6월 E 클래스의 출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센터장은 "전 세계 시장에서 1300만대나 팔린 E클래스의 디자인을 바꾼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도 "우아함을 유지하면서도 젊고 다이내믹함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뉴 E 300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예전보다 강해진 실루엣에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감성들이 엿 보인다는 점이다.

E300 엘레강스와 아방가르드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보닛에 자리를 잡은 세 꼭지의 별이다. 이 중 아방가르드는 2줄 루부르 라디에이터 그릴의 중앙에 세 꼭지 별이 자리를 잡도록 했다.

그 동안 E클래스를 상징해왔던 두 개의 원형 헤드램프가 Full-LED로 변경됐다. 전면부에서 스포츠 쿠페 CLS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는 이유다.

시승 내내 주변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더욱 공격적으로 변한 이런 스타일 때문이었다. 기능성이 강조된 신규 디자인의 범퍼 인서트는 차체의 균형감과 안정감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측면의 비율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E300 아방가르드의 전체적 느낌은 이전의 도도한 귀족풍 이미지에 일상적인 것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베이지 컬러의 시트로 마음까지 환해지도록 만든 실내는 클러스터의 구성을 3개로 단순화하고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에도 변화를 줬다.

 

심플한 대시보드의 구성, 더없이 고급스러운 아날로그 시계까지 예전에도 그랬듯이 벤츠의 실내가 주는 안락감과 시인성, 편안함도 여전하다.

한국형 내비게이션도 익숙해지면 더없이 편안하다. 그러나 주소 위주로 목적지를 찾는 방식은 하루 빨리 개선이 필요하다.

룸 미러에는 오직 한국 시장만을 위해 개발한 하이패스 기능이 추가됐다. 이 밖에도 키를 꺼내지 않고 차량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키레스-고, 파노라마 선루프도 모두 기본 옵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가속감=E 300의 파워트레인은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 V형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됐고 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피에조 인젝터를 통한 초고압 정밀 연료 분사가 가능한 자연 흡기 6기통 신형이다.

7G-TRONIC PLUS 변속기와 조합, 최고출력은 252마력이나 되고 최대 토크는 34.7kg.m에 달한다. 토크는 기존 모델과 같지만 출력은 250마력에서 2마력이 높아졌다. 연비는 10.3km/l로 기존 9.4km/l 대비 9.6% 좋아졌다.

달리는 맛, 능력은 이 차가 벤츠라는 선입견이 없어도 특별한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하다. 서두르지 않아도 차체의 흐름이 늘 안정적이고 반응 역시 일정하고 순발력도 충분하다.

7단 변속기는 단수 변화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연결이 됐고 급가속에 반응하는 차체의 이끌림도 넉넉한 힘이 느껴질 만큼 어느 순간에나 여유가 있다.

한적한 도로에서 측정한 제로백은 7.5초, 제원표상 수치는 7.1초다. 엔진의 제원을 보면 기대했던 것보다 낮다고 할 수 있지만 동급의 다른 모델과 비교하면 불만을 제기할 정도는 아니다.

훌륭한 가속능력과 안정적인 차체는 폭우가 쏟아지는 도로를 꽤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도 재미있는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E300이 갖고 있는 출력과 토크가 묵직한 가속페달의 압박에 반응하며 제대로 치고 나갈 때의 그 기분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정도로 강렬하다.

경제운전을 돕는 ECO Start/Stop은 전 모델에서 항상 거슬렸던 시동 충격이 크게 완화된 것도 마음에 든다. 뉴 E300 아방가르드에는 이 밖에도 다양한 첨단 안전. 편의 사양들이 적용됐다.

프리-세이프, 주의 어시스트(ATTENTION ASSIST),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Full-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과 팡서 언급한 ECO Start/Stop 기능도 기본 장착됐다.

 

BMW 5시리즈 독주 막을 수 있을까=E300이 노리고 있는 경쟁모델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독주를 하고 있는 BMW의 5시리즈다.

유독 한국 시장에서 벤츠를 대표하는 볼륨 모델이 BMW와의 경쟁에서 늘 한 발 물러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때문이다.

점잖고 보수적인 벤츠, 젊고 개혁적인 BMW로 늘 나뉘어져 왔기 때문이다. 경제적 능력으로 분류되는 계층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벤츠의 이런 보수적 이미지는 늘 약점으로 작용해왔고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이런 추세를 모를리 없다. 따라서 뉴 E300은 이런 시장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는 방향으로 개선이 됐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젊고 순수한 감성이 녹아든 뉴 E 클래스가 5시리즈를 강하게 압박 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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