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상상력, 야수로 변한 벨로스터 터보

  • 입력 2013.07.15 00:0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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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그닥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벨로스터는 해외시장 특히 북미에서 현대차 아이코닉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벨로스터는 최근에도 오토퍼시픽 차량만족도 조사에서 닷지 챌린저와 함께 스포츠카 부문 1위, 켈리블루북이 주관한 가장 멋진 신차에서 1만8000달러(2075만원) 이하 1위를 차지하면서 국산 스포츠카 중에서는 가장 높은 인지도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측 1개, 우측 2개의 비대칭 도어, 극도로 낮아진 전고, 리어 스포일러를 테일게이트 글라스의 센터에 적용시킨 독특한 구성의 벨로스터가 태생지인 한국보다 셀 수 없이 많은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미국에서 더 높은 가치를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서울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 기괴한 차 벨로스터는 이후 조금씩 다듬어지기는 했지만 당시 컨셉트카의 원형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 2011년 공식 출시가 됐다. 세계적으로도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시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로스터는 워낙 독특한 외형과 구조로 현대차가 내 놓은 어떤 모델보다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좋은 실적으로 연결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벨로스터는 한국에서도 20대 초반의 젊은 층들이 한 번쯤은 갖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모델이 됐고 열렬한 마니아를 거느리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작년 3월 터보엔진을 장착한 벨로스터가 출시되면서 스포츠카의 제대로 된 탄력성까지 갖추게 됐다. 준중형급 모델로는 국내 최초로 터보엔진을 장착, 동급의 어떤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을 갖출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북미, 미니(MINI)쿠페 제치는 파란...=벨로스터의 차종을 딱 정의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생긴 모습으로는 쿠페, 구조와 실용성은 해치백으로 볼 수 있지만 현대차는 굳이 PUV(Premium Unique Vehicle)로 불리기를 원한다.

반면 북미에서 벨로스터는 '스포츠카'로 분류를 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차종에서 가장 앞선 브랜드 BMW의 미니(MINI)다.

작은 차체에 무궁무진한 파생모델을 쏟아내고 있는 미니는 가장 유니크한 브랜드로 스타일과 기능성, 그리고 추구하는 컨셉에서 벨로스터와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미니의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얘기지만 벨로스터는 2012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미니 쿠페보다 더 많이 팔렸던 기록도 갖고 있다.

벨로스터 터보는 이런 스타일 강점에 더욱 커지고 대담해진 헥사고날 그릴과 LED 포지셔닝 헤드램프, 18인치의 대형 휠, 간결하지만 뚜렷한 사이드실 몰딩이 더해져 더욱 공격적인 외형을 갖추고 있다.

특히 후면에는 범퍼의 센터에 일체형으로 자리를 잡은 듀얼머플러와 센터 듀얼 테일 파이프, 리어 디퓨저로 고성능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잘 살려냈다.

전장 4250mm, 전폭 1805mm, 전고 1400mm의 제원은 실내 공간의 활용적 가치를 제고하는데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차 라인업의 DNA가 반영된 실내 인테리어의 정돈감도 대체로 무난한 수준이다. 블루색상이 강조된 조명과 시트, 독특한 도어그립의 구조와 컬러까지 색다름으로 가득한 실내를 바라보는 즐거움도 삼삼하다.

스티어링 컬럼 커버의 감촉, 대시보드와 도어 안쪽의 패널소재와 디자인도 정갈하고 견고하다. 반면 지나치게 작고 단출한 기어노브와 계기반 트립컴퓨터의 텍스트는 벨로스터의 차량 특성과 달리 저렴해 보이고 촌스럽다.

 

거칠고 분명한 개성을 보여준 터보엔진=1.6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벨로스터 터보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 연비 11.8km/ℓ의 제원을 갖고 있다.

출력과 토크는 2.0 누우엔진을 장착한 쏘나타의 172마력, 20.5kg.m보다 앞선 수치다. 1.6 터보 GDi 엔진에는 직분사 시스템과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가 적용됐다.

배기압력을 최대한 활용해 터보의 성능을 높여주기 위한 이런 구조 덕분에 벨로스터 터보의 기본기는 최근 출시된 폭스바겐 2.0TDI(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32.6kg.m)보다도 좋다.

그런 만큼 시동을 걸고 앞으로 나가는 벨로스터 터보의 움직임은 매우 경쾌하다. 기본 아이들링은 750rpm 아래에서 유지가 되고 급 가속을 할 때면 6000rpm까지 빠르게 치솟다가 4000rpm에서 3000rpm으로 이동을 한 후 제자리를 찾는다.

시속 100km의 속력에서 유지되는 rpm은 2000이하로 이 속도를 차분하게 유지하면 연비는 12km/l 이상까지 오르기도 한다. 1750rpm부터 시작되는 토크의 절정에서 발휘되는 파워플한 주행감과 배기음은 터보엔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다.

제로백(0-100km/h)은 7.6초를 기록했다. 공식적인 제원 7.4초보다 느리기는 했지만 비슷한 배기량의 터보엔진을 탑재한 경쟁모델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가속에 대한 간섭이 별로 없기 때문에 터보렉, 터보압이 반응하는 시간도 매우 짧고 분명하다는 특징을 보여주기도 했다.

고속주행에서는 몇 개의 아쉬운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수도권에 워낙 많은 비가 내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가끔씩 아찔한 휠 스핀으로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드, 그리고 패들 시프트로 적절하게 역동적이고 과감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스포츠카의 특성에 맞도록 서스펜션의 무르기는 다소 거칠게,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보강이 됐다. 따라서 급격한 코너를 비교적 안정감 있는 자세로 빠져나갔고 복원력도 만족한 수준이다. 

 

기이한 차 벨로스터, 문화적 코드의 형성=벨로스터에 대한 평가는 상반돼 있다. 부정적 평가는 지금까지 유지돼왔던 정통적인 자동차의 기능을 포기한 듯한 외형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리고 터보엔진이 나오기 이전까지 이 기괴스러운 외형과 달리 일반적인 준중형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능이 불만의 한 요소로 작용을 했다.

우락부락한 짐승남에게서 거친 야성을 기대했는데 순둥이처럼 차분한 성격을 보여주자 실망을 한 것이다. 하지만 터보엔진이 나오면서 생긴 것처럼 제대로 노는 벨로스터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중복된 사례도 있겠지만 이런 저런 동호회의 전체 회원수가 10만 명 이상이라는 점도 벨로스터 존재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들에게 벨로스터는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컨셉트카의 파격적인 디자인을 양산차에 그대로 적용했다는 점, 특별한 소비층은 없지만 다양성과 차별화된 가치에 주목을 하는 새로운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벨로스터에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스포츠카, 터보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과도 분명하게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벨로스터는 독특한 외관의 차별화로 나름대로 자기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며 현대차가 시도한 실험적 도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벨로스터 터보’제원표

구   분

벨로스터 터보

 

제원
(mm)

전 장

4,250

 

전 폭

1,805

 

전 고

1,400

 

축 거

2,650

 

엔진

배기량(cc)

1,591

 

최고출력(ps/rpm)

204 / 6,000

 

최대토크(kg·m/rpm)

27.0 / 1,750 ~ 4,500

 

연비 (km/ℓ)

(신 연비 기준)

A/T

11.8 (13.4)

 
 

M/T

12.6 (14.5)

 
 

    ※ 벨로스터 터보 연비 중 ( )은 구연비 기준 수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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