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휩쓴 이온, 러시아를 정복한 쏠라리스

  • 입력 2013.07.01 06:0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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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HB20이 브라질에서 각종 언론과 기관으로부터 '2013년 올해의 차' 7관왕에 선정되면서 현대차그룹이 지난 10여년 이상 꾸준하게 추진해 온 현지화 전략이 제대로 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정 브랜드의 단일 모델이 한 지역에서 이와 같이 무더기로 최고의 차로 선정된 사례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며 브라질에서도 처음이다.

40여 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오직 브라질 시장만을 위한 현지화 모델인 HB20은 현지에서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차량 인도가 이뤄질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HB20의 성공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1990년대 말부터 본격 추진해 온 현지화 전략이 최근 주목할 만한 결실과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지인들의 취향과 기후, 문화적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전략차종들이 현대차그룹이 해외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현지 전략으로 개발해 생산 판매하고 있는 모델의 수는 총 37개(중복차종, 국내 단종차 및 구형 포함)에 달한다.

▲ 현대차 랑동(중국)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베르나와 이란터, 위에둥, 랑둥, 밍위 등 11개의 현대차 현지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기아차도 구형 프라이드를 비롯해 10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이온과 i10, i10은 각각 연간 10만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두며 현지 최고의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지역에는 현대차 RBr과 기아차 씨드가 현지 토종 모델과 대등한 상품성을 인정 받으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완벽하게 현지화된 각 모델들의 상품성은 얕볼 수준이 아니다. 브라질에서 올해의 차 7관왕을 차지한 HB20은 바이오 에탄올과 가솔린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혼합연료(Flex-Fuel)’ 차량이다.

HB20은 혼합연료 차량의 판매가 약 90%를 차지하는 브라질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현지 전용 모델로 이 곳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세련미와 역동성을 갖춘 해치백 출시 3주 만에 계약 물량이 5만대에 육박하는 등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 기아차 K2(중국)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쏠라리스의 인기도 당초 기대치를 뛰어넘고 있다.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의 기후적 특성과 현지 운전 문화 등을 고려해 개발된 쏠라리스는 러시아 수입차 단일 차종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쏠라리스의 인기는 기본적인 상품성 이외에 춥고 눈이 많은 러시아 현지 기후를 고려한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 낮은 기온에서도 시동을 잘 걸 수 있는 배터리,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 등 꼭 필요한 사양을 기본 적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덕분이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기아차의 전략형 차종인 리오도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쏠라리스에 이어 수입차 단일 차종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도 소형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i10과 이온, 아반떼와 쏘나타 등을 중국 시장에 특화시켜 개발한 현대차 위에동과 랑동, 기아차 K2도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모델들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 베르나는 중국에서 연간 20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구형 아반떼의 변형 모델인 위에둥에 이어 현대ㆍ기아차의 현지전략형 모델 가운데 전 세계 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 기아차 QBr(중국)

한편, 2013년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 중 해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전략차종의 수는 19종에 달하고 있다.

이들 현지전략형 차종은 작년 한 해에만 세계시장에서 205만 8천대가 판매됐다. 이는 현대ㆍ기아차의 지난 해 해외시장 전체 판매량의 28.8%에 달한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브릭스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주요 차종들은 대부분 현지전략형 차종"이라며 "현지화에 성공한 모델들이 유럽발 귬융위기와 신흥경제국들의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의 브랜드 특성과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현지 사정에 맞는 다양한 모델과 세그먼트 확대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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