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결함 급발진, '0%'의 가능성도 없다

  • 입력 2013.05.27 21:3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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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여년 동안 설(說) 또는 가능성만을 놓고 논란을 벌여왔던 자동차 급발진의 원인이 진위여부를 떠나 구체적으로 언급이 됐고 완성차 업계에 미칠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자동차 급발진 연구회가 27일,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자동차 제동성능을 높이기 위해 1970년 이후 적용되기 시작한 브레이크의 진공 배력장치가 압력이 급등하는 서지현상을 유발하면서 급발진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공기가 실린더 쪽으로 유입돼 압력이 급등하고 이 압력차로 스로틀 벨브가 열려 한 꺼번에 많은 양의 연료가 공급된다는 것이다.

연료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출력이 급상승하고 제동 등을 통한 차량 제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논리다.

김 교수가 이날 공개한 급발진 원인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조차 단 한번도 제기되지 않았던 사안이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김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논리의 비약", "하나의 가설을 실제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가능성에 대한 제안, 그리고 검토는 있을 수 있지만 단순한 가설만을 놓고 언론을 상대로 발표를 하는 것은 성급한 태도"라고 주장을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세계 어디에서도 제시된 적이 없는 문제를 급발진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 들일 수 었다"고 지적을 했다.

이와 함께 박성민 현대차 파워트레인제어 설계팀 책임연구원은 "자동차의 구조때문에 급발진이 발생할 확률은 제로(0)"라고 단언하고 "김 교수가 공개한 급발진 원인은 이론적, 자동차 구조학적으로도 전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맞 받았다.

그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진공 배력장치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압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로틀 밸브가 작동하는 것은 압력변화에 맞춰 연료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며 "압력 변화에 따른 엔진 회전수의 변화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급발진에 영향을 주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필수 교수는 "오늘 발표한 급발진의 원인에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갖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확신의 문제가 아니라 이론적 가능성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과 토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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