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상대는 현대기아차, 젊은층 공략하겠다"

  • 입력 2013.05.23 05:5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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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후현]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22일, 일본 기후현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시라카와고'의 도요타 자연학교에서 엔저에 따른 수익 경쟁력 확보와 이를 통해 한국의 현대차를 비롯한 국산차와 경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다음은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엔저 이후 도요타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주문도 많이 늘었다고 들었는데=그렇다. 과거 6년간 엔고로 고생을 많이 했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고 오히려 내렸다.

돈을 벌려면 올려야했지만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은 것이다. 엔저 상황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고객들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것이다.

엔고일때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엔고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게 되면 고객들의 기대에 반하게 되지만 값을 내리면 '아 도요타는 엔고인데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구나'라고 봐주지 않겠는가.

물론 여러가지 균형은 잡아야겠지만 따라서 엔저가 시작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가격을 내린다는 것은 아직 시기 상조라고 본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고객들이 엔저 상황에서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사실 한국도요타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차가 많아 엔저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도요타 뭐 안주나. 왜 가격을 내리지 않는가 말이다. 우리가 지난 5~6년간 엔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것도 고객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고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엔저든 엔고든 어떻게 그 기대감에 부응을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가격 인하 여지 있다는 것인가=마케팅에 있어 가장 큰 여지는 상품력이다. 또 하나의 경쟁력은 리즈너블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프로모션도 중요하겠지만 첫 인상으로써의 가격이 많은 사람에게 주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단순 계산을 해서 엔고때 가격을 올려야 했지만 올리지 않았다. 이는 엔저라고 해서 가격을 내리는 문제도 단순 계산만으로는 어렵다는 것과 같다.

그것은 아카데믹한 곳에서 얘기하면 이해를 하지만 고객들을 이해 시키기는 또 어려운 문제다. 따라서 엔고든 엔저든 고객들이 기대하고 있는 일정 수준에 부응하는 것이 도요타의 기본 생각이다.

-도요타의 작년 실적이 좋았던 원인이 생산성 향상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나=리먼 사태 전 1달러 120엔. 작년 가장 힘들 때 1달러 75엔까지 갔었다. 무려 45%까지 상승을 하면서 한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 넘었던 것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계속 도전을 했고 진지하게 우직하게 현장 개선 노력을 계속했다. 85년 정도 수준으로 대응을 했다고 얘기한다.

낭비와 무리를 없애고 열심히 개선을 하면서 작년보다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물론 환율의 영향도 많았다.

-엔고때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버틸 수 있었나=글로벌 기업의 강점이라 말할 수 있다. 한국하고만 비즈니스를 하는 상황에서 큰 손실을 봤다면 많은 피해가 있었겠지만 도요타는 글로벌 기업인만큼 일부의 손실을 다른 곳에서 충분히 보전이 가능하다.

예컨대 엔고가 되면 해외 생산을 늘리고 엔저 상황에서는 일본 생산을 늘리면 되는 식이다. 한국에는 공장이 없지만, 러시아 중국 유럽 미국 중남미 아프리카에도 생산 기지가 있어 환율에 대응할 수 있는 균형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 생산 늘릴 계획은?=아키오 사장 취임 이래 물론 글로벌 컴퍼니 얘기는 하지만 일본의 고용을 지킨다는 얘기도 계속하고 있다.

그 부분이 다른 메이커들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도요타 정도의 규모로는 해외 생산이 더 나을 수 있지만 아키오 사장은 일본의 제조업을 지키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순히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보다 균형잡히게 잘 가져가는 것이 도요타의 역할이고 그 균형은 앞으로도 일정 수준 유지가 될 것이다.

도요타는 이익을 최고로 보지는 않는다. 이익만 생각하면 돈을 많이 버는 것에 우선하겠지만 어쨌든 그 나라에도 공헌을 하고자 한다. 

-한국이 우려하는 것은 엔저로 인한 단순한 이익이 아니라, 그 이익을 투자로 돌리기 시작하는 것일소도 있다.=현대차와 우리는 수준차이가 많이 난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80% 이상이고 우리는 1% 정도인데 어떻게 비교를 할 수 있겠나.

미국에서는 우리가 외국 업체 중 넘버 원이긴 하지만 안전한 것이 아니고 항상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시장에선 우리가 항상 도전을 해야 하고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새로운 투자는 항상 검토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더 이상 수입차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국산차와 경쟁하겠다.

미국에서 들어오는 차는 FTA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일본에서 가져오는 차는 한국에서 만들지 않는 차종을 들여올 계획이다. 86이나 벤자 같은 차종을 말한다.

하반기에도 이런 다양한 모델들을 들여오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1%에 불과한 점유율은 젊은층 공략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최근 10년간 수입차 시장은 많이 바뀌었고 30대 젊은층에 대한 공략 방안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고객들에게 어떤 제품을 제공할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현대기아차가 정말 좋기는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런 고객들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는 가격을 제공하면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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