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쿠페' 현대차의 새로운 가능성

  • 입력 2013.04.16 19:5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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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승 혹은 2도어 고성능으로 정의됐던 쿠페의 정형이 언제부터인가 4도어에 5인승까지 등장을 하면서 그 틀이 깨져 버렸다.

자동차를 만든 쪽이 '이 차는 쿠페'라고 하면 날렵하게 빠진 디자인만으로도 그렇게 인정을 하는 세상이 됐다. 그러나 쿠페는 여전히 세련됐고 날렵하며 세단 이상의 퍼포먼스를 가진 차로 인식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쿠페나 컨버터블 등을 자동차 브랜드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현대차가 아주 오래 전부터 '쿠페'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이유다. 1990년 스쿠프로 시작된 현대차 쿠페의 역사는 이후 티뷰론, 제네시스 쿠페, 벨로스터 등으로 계속 명맥을 유지해왔다.

2013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된 아반떼 쿠페는 지금까지 선 보였던 현대차 쿠페 라인업과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베스트셀링카 아반떼를 베이스로 한 파생 모델이고 현대차 누우 2.0 GDI 엔진이 준중형 모델에 최초로 탑재됐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인천 영종도 을왕리를 왕복하는 미디어 시승을 통해 아반떼 쿠페를 만나봤다.

 

깊은 맛으로 세단과 차별화=멀리서 보면 베이스 모델인 아반떼 세단과 외관상 특별한 차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다가갈수록 꽤 많은 부분에서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 볼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전체 아웃 라인은 동일하지만 크롬 바 대신 두터운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로 상단과 하단을 분리하고 크롬으로 둘레를 마무리해 깊은 맛을 느끼게 했다.

헤드램프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안개등이 커지고 프런트 범퍼의 조밀한 단면 처리로 강인한 인상을 준다. 측면은 블랙 투 톤의 알로이 휠과 리어 휠 하우스까지 길게 이어진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더 분명해진 정도다.

후면에는 엣지 있는 리어 스포일러와 트윈 팁 머플러로 쿠페 본연의 디자인에 한 발 다가서 있다.

실내의 변화는 거의 없다. 후석 도어가 없기 때문에 1열 시트의 폴딩 기능과 워크 인 디바이스 기능이 추가됐다는 점을 빼면 인스트루 패널과 센터페시아의 구성, 각종 버튼류의 위치나 조명까지 아반떼와 동일하다.

후석의 공간이 세단과 동일하다는 점은 아반떼 쿠페의 큰 장점이다. 일반적인 쿠페의 후석이 탑승 용도보다는 다르게 사용을 할 수 밖에 없도록 한 반면에 레그룸과 헤드룸에 여유가 있을 정도로 충분한 공간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가 동급 쿠페 가운데 가장 긴 휠 베이스를 확보해 4인 탑승이 넉넉한 공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량감 아쉽지만 무난한 퍼포먼스=시동을 걸면 아반떼 쿠페는 세단보다 조금 더 거친 엔진음을 낸다. 엔진 배기량의 차이도 있겠지만 쿠페라는 차량의 특성상 지나치게 정숙하기 보다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다소 거친 배기음이 더 어울린다.

아반떼 쿠페에 탑재된 누우 2.0 GDi 엔진은 기본적으로 175마력의 출력과 21.3kg.m의 토크 성능을 갖고 있다. 중형 세단에 맞먹는 기본기를 갖고 있지만 아쉽게도 주행을 하면서 특별한 쾌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현대차는 서스펜션의 강성을 늘리고 스티어링 휠의 기어비를 높여 응답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거칠고 빠른 주행에서 이러한 특성은 분명하지가 않다. 

오히려 하체가 버텨낼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선 듯한 높은 출력과 서스펜션의 강성이 차체의 균형감을 유지하고 노면과의 밀착성을 유지하는데 손해를 본 듯하다.

그럼에도 아반떼 쿠페의 일반적인 핸들링과 가속력, 액셀레이터의 반응은 민첩하면서도 빠르고 무난한 수준이다.

경기도 고양 오페라디바스를 출발해 인천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을 잇는 51km의 시승에서 아반떼 쿠페가 기록한 연비는 11.7km/l(인증연비 12.4km/l, 자동변속기), 고속 그리고 거친 운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한 수치다.

 

젊은층 욕구 충족 기대=현대차는 시승에 앞서 "아반떼 쿠페는 다양성을 요구하는 20~30대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차"라고 강조했다.

잘 팔리는 차보다는 색다른 감성을 가진 새로운 자동차로 트랜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아반떼를 베이스로 한 파생 모델인 아반떼 쿠페의 상품 컨셉도 세단과 쿠페의 장점을 결합해 또 하나의 세상에 없던 세그먼트를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타깃층의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도 눈 여겨 볼 점이다. 1645만원(M/T.스마트)부터 시작하는 아반떼 쿠페의 가격은 주력인 자동변속기 장착 스마트 트림이 1795만원이다.

최상급 트림인 프리미엄도 1995만원으로 아반떼 최고급 트림인 1.6 Gdi 프리미엄 1955만원보다 40만원이 저렴하다.

한편, 국내에서 해치백, 쿠페 등 파생 모델이 큰 재미를 못 본 이유는 수요층이 엷은 탓도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는 못한 상품성도 한 몫을 했다.

 

아반떼 쿠페가 완벽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현대차가 시장이 요구하는 컨셉을 어느 정도 간파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맥스크루즈, 벨로스터 등 현대차의 색다른 시도들이 아반떼 쿠페로 이어지면서 '자동차 문화'라는 의미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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