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랜드의 자존심, 포드의 반전 올 뉴 퓨전

  • 입력 2013.03.20 07:2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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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올 뉴 퓨전은 미국 브랜드의 부활이라는 높은 기대 속에서 출시가 된 모델이다. 작년 9월 풀 체인지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먼저 출시됐고 이후 올-뉴 퓨전은 현지 주요 매체들로부터 기대한 만큼의 호평을 받았다.

'포드의 4인승 중형 세단 가운데 최고의 디자인'이라는 극찬까지 받았고 특히 다운사이징을 통한 연료 효율성 향상으로 제법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포드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도 한 껏 기대를 하고 있는 올 뉴 퓨전 2.0 SE 모델을 시승했다.

 

젊어진 포드, 유럽의 감성을 살린 디자=올 뉴 퓨전의 첫 인상은 전혀 미국산 자동차답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출시된 올 뉴 퓨전은 키네틱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통해 예전과 전혀 다른 컨셉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키네틱은 움직이는 예술, '움직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키네시스(Kinesis)'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작품과 관객이 작품을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크게 나뉜다.

포드는 올 뉴 퓨전을 하나의 예술작품, 즉 움직이는 작품으로 시장이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다. 예술작품까지는 몰라도 올 뉴 퓨전의 디자인은 곳곳에서 꽤 세련된 요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무언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깊은 여운이 느껴지는 라디에이터 그릴, 얄밉도록 가늘게 설계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육중하면서도 쿠페타입으로 날렵한 루프라인으로 매우 역동적인 실루엣을 과시한다.

레이저 컷 헤드램프와 라이트 캐칭 디자인 라인, 그리고 간결하게 처리된 숄더라인까지 더해져 미국 자동차의 한계로 보여졌던 감성은 충분하게 보강이 됐다.

 

간결한 인테리어, 넓은 공간의 여유=운전석에 앉으면 시인성이 뛰어나고 세련된 비쥬얼을 보여주는 클러스터가 먼저 눈에 들어 온다. 클러스터에는 오디오 작동상태와 순간 또는 평균 연비정보, 차량 설정 및 공조장치 정보가 심리적 안정감이 뛰어난 블루컬러를 배경으로 제공하고 있다.

연료의 잔량, 엔진회전수(rpm) 등은 게이지 타입이 아닌 그래픽 타입으로 표시가 되고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를 통해서도 오디오와 공조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전조등과 후미등, 안개등을 켜고 설정하는 것은 대시보드 왼쪽에 위치해 있고 인테리어를 구성하고 있는 소재의 터치감도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스티어링휠과 기어 레버에는 시트와 동일한 가죽 소재가 적용됐다. 전체적으로는 메탈과 우드 라인이 대시보드와 도어 안쪽을 연결하며 유기적으로 이어져있어 정돈감도 만족스럽다.

12개나 되는 스피커로 구성된 소니 사운드 시스템이 주는 즐거움도 시승 내내 운전을 즐겁게 했다.

 

놀랍도록 정숙한 에코부스트 엔진=미국 자동차는 감성적 완성도보다 퍼포먼스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늘 받아왔다. 그러나 올 뉴 퓨전은 이러한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

시승차는 2.0리터 직렬 4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을 장착한 SE 모델, 243마력(5500RPM)의 출력과 37.3kg.m(3000rpm)의 토크, 그리고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각각 8.9km/L, 12.7km/L(복합연비 10.3(km/L)의 제원을 갖고 있다.

출력은 2.4리터급 동급 모델보다 높고 토크만으로 보면 배기량이 3000cc 이상 되는 상위 모델보다도 우세한 수치다. 덕분에 엑셀레이터의 반응은 무척 빠르고 민첩하다. 초기 발진, 급 가속, 경사로를 타고 달릴 때 어떤 순간에도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포드가 개발한 에코부스트 엔진의 다운사이징이 일단 성능 면에서는 비교적 완벽하게 성공을 했다고 자부해도 좋을 듯싶다.

차체가 주는 견고함도 믿음직 스럽다. 다양한 슬라럼 테스트에서도 견고함이 유지되고 안정된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으로 발휘되는 차체의 안정감도 만족스러운 편이고 특히 가속 시 전달되는 부드러움도 기존의 미국 브랜드가 보여줬던 것과 사뭇 다르다.

 

연비, 세심한 배려의 아쉬움=올 뉴 퓨전은 디자인과 성능, 승차감 등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상품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운사이징의 포커스가 지나치게 성능에만 치우친 탓에 연비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표시된 연비뿐만 아니라 시승에서 기록한 연비 10.3km/l는 3000cc급 국산 준대형 세단보다 낮은 수치였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는 거의 모든 구간에서 시야를 혼란스럽게 한 것도 있다. 아웃 사이드 미러의 위치가 부적절한 탓에 실내에 있는 좌.우측 에어밴트가 그대로 비쳤기 때문이다.

차량의 진행 방향에 따라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간에는 태양의 위치와 상관없이 실내가 비춰 어느 순간에는 좌우 후미차량을 미처 구분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때도 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이 밖에도 트렁크 도어와 보닛 등 여러 부위에서 뚜렷한 단차가 보인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올 뉴 퓨전의 가격은 1.6 SE 에코부스트 모델이 3695만원, 시승차인 2.0 SE 에코부스트는 376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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