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헌터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 벤츠 사냥

  • 입력 2013.03.18 09: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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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을 위한 야심작을 공개한다. 뉴욕오토쇼를 통해 공개된 제네시스 컨셉트카(프로젝트명 BH)는 애초 2005년 단종된 다이너스티의 후속 모델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차 대형 세단 최초의 후륜구동방식에 V8 4.6리터 타우엔진과 6단 변속기를 탑재해 최대 출력이 300마력이나 됐다. 다이너스티와는 차원이 다른 모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세계 정상급 럭셔리 모델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된 만큼,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덕분에 제네시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어댑티브 헤드램프 등 첨단 안전기술이 적용됐고 100km 도달 시간이 6초대에 불과한 높은 성능도 갖췄다.

뉴욕오토쇼 공개 이후 제네시스는 '렉서스 파이터'라는 평가와 함께 현대차를 럭셔리 메이커 반열에 올릴 놀라운 차라는 극찬을 받으며 경쟁사들을 놀라게 했다.

2008년 1월, 500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출시된 제네시스는 지난 5년 여 동안 큰 변화가 없이 묵묵히 국산차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왔다.

그리고 지난 2월, 기존의 무게감에 달리는 성능을 강조한 제네시스의 다이나믹 에디션 모델이 출시됐다. 기존의 차분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 능력을 강조한 것.

봄을 시샘하는 어설픈 추위가 잠시 찾아왔던 때, 그럼에도 겨우내 언 땅을 조금씩 녹여가며 제법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한 경기도 용인 쪽을 돌며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의 달리기 능력을 경험해봤다.

 

질주본능 자극하는 스포티 스타일=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은 새롭고 특별한 주행 성능이 강조된 모델이다.

단단한 주행감, 민첩한 핸들링, 강화된 제동력의 구현과 함께 특별한 변화는 없지만 다이나믹한 성능에 걸 맞는 몇 개의 구성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네시스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풍기는 중후함, 반듯하고 간결한 측면, 안전감이 돋 보이는 후면까지 가장 이상적인 프리미엄 세단의 풍채는 풀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와 퍼들램프,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의 고급스러움이 겹쳐 수 백 년 동안 자태를 잃지 않은 한옥처럼 단아하다.

크롬 몰딩 벨트라인, 블랙 유광 B필러와 함께 컨티넨탈 19인치(235/45 R 19) 타이어가 풍기는 자신감도 제네니스 다이나믹 에디션이 주는 특별함이다.

제네시스 로고가 선명한 대형 디스크와 캘리퍼 브레이크가 주는 당당함도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외관상 기존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의 뚜렷한 차이점이 쉽게 발견되지 않는 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실내 역시 대형 고급 세단으로서의 기본기는 충실한 편이다. 독창적인 슈퍼비전 클러스터에는 대형 LCD 창을 통해 차량과 주행 정보는 물론, 오디오 작동 상태와 내비게이션의 턴바이턴 정보까지 제공이 된다.

운전석에 자리를 잡으면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의 특별한 가치도 느낄 수 있다. 감촉이 뛰어난 재질에 시트에 땀이 차는 것을 막아주고 제습효과로 건조하게 유지해주는 기능까지 적용이 됐다.

멀티미디어와 내비게이션, 탤레매틱스를 안전하게 조작할 수 있는 DIS II 통합 조작키에서 블루 컬러의 조명으로 시인성을 살린 센터페시아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도 세련됐고 정갈하다.

 

렉서스 뺨치는 정숙성, 벤츠 부럽지 않은 주행능력=시승차는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 3.3 프리미엄, 람다 3.3 GDi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300마력(6000rpm)에 최대토크 35.5kg.m(5200rpm)의 제원을 갖고 있다.

시동을 걸면 소음과 아이들링에서 깊은 인상을 받는다. 렉서스의 정숙함을 능가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볍게 밟은 액셀레이터의 반응도 빠르고 분명하다. 액셀레이터의 반응은 강한 압박에도 전혀 굼뜬 일 없이 즉각적이고 차체 전부가 모두 받아 들이는 능력도 탁월하다.

현대차는 스테빌라이져 바, 쇽업쇼버를 바꾸고 또 적절한 튜닝을 통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달릴 때 잔진동을 줄였고 방향 전환 시의 민첩한 핸들링을 확보해 운전의 즐거움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은 고속주행과 급격한 헤어핀 구간에서 그대로 증명이 된다. 제법 빠른 속도로 내 달려도 차체의 흔들림이 전혀 없고 직선로와 대등한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제동력도 뛰어나다.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와 모노블럭 4피스톤 캘리퍼 덕분이다.

고속 주행 능력을 강조했지만 배기음이 주는 맛도 깔끔하다. 풍절음도 적절하게 차단돼 꽤 빠른 속도에서 속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속도에 비례해 무게감이 보태지는 스티어링 휠의 조작감, 그리고 8단 자동변속기의 변속감도 뛰어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행 성능에 크게 뒤지지 않는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역사적 사명,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사명감은 특별하다. 현대차가 걸고 있는 기대감도 그 이상이다.

현대차는 그 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했고 완벽한 품질을 추구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유수의 브랜드들이 강력한 성능을 앞 세워 경쟁하고 있는 시장에서 그 존재감은 미약했다.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의 등장은 이제 성능에서도 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아직 존재감이 약하기는 하지만 제네시스는 지난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던 화려한 전력과 함께 제이디파워 ‘2012 내구품질조사(VDS)’에서 현대차 차종 중 역대 최고 점수로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형 제네시스 다이나믹 에디션의 가격은 3.3 프리미엄 5126만원, 3.8 익스클루시브 5273만원, 그리고 최고급형 프라다 3.8은 70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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