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40, 참담한 실적...예견된 사태

마케팅 부재, 높은 가격으로 반전 쉽지 않을 듯

  • 입력 2011.10.05 11: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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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9대.

'야심작' 그리고, '국내 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 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현대차 i40의 치욕적인 9월 판매 실적이다.

i40는 현대차가 4년6개월 동안 2300억원들 투입해 개발하고 지난 달 1일, 부산에서 크루즈 선박을 통째로 빌려 론칭을 하고 유러피언 스타일과 첨단 사양을 과시했던 신차다.

미디어 행사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정의선 부회장이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고객초청 행사에 전격 참석하며 분위기를 띄었지만 그 약발도 먹히지 않았다.

공식 출시 전 사전 예약과 함께 1호차와 100만원 상당의 주유권 등 다양한 경품을 내 건 이벤트까지 벌였지만 i40는 존재감조차 희미한 쌍용차 뉴 카이런 3대에 이어 국산차 가운데 가장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내수 시장이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추석 명절로 근무일수가 감소했고 아직 출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같은 달 i30는 405대, 쉐보레 크루즈도 세단을 포함한 1802대 가운데 해치백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했다.

9월말 현재 i40의 재고도 1400여대로 충분했지만 현대차는 "아직 고객에게 차량 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i40는 국내 출시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가장 많았던 모델"이라며 "해치백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 애매한 세그먼트, i30와의 간섭은 물론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국내보다는 유럽 시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미 i40의 참패를 충분히 예상했고 앞으로의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예전에 선 보인 해치백 모델 대 부분이 준중형 또는 소형 세단을 개조하는 수준에서 개발돼 i30와 같은 스타일이 어느 정도 익숙했던 반면 거대한 크기의 중형 해치백이 생소하고 당황스러웠을 것"이라며 "마케팅과 홍보 전략도 이를 해소하고 시장과 교감하는데 주력해야 했지만 단순 광고에 그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i40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던 소비자들이 계약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애매한 가격 때문이다.

i40를 아반떼와 쏘나타의 중간 차급과 가격대로 생각했지만 쏘나타와 그랜저의 중간에 위치하면서 심각한 가격저항에 부닥쳤고 700대로 알려졌던 사전 예약자 대부분이 정식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i40의 초라한 판매 대수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대개 이렇다.

"망할거라고 직감했다. 아직 현대가 프리미엄 어쩌구하는 차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안 팔릴 줄이야...하긴 가격이 안드로메다를 찍고왔으니"와 같이 가격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i40가 시장에서 참패를 하자 그 불똥이 출시를 앞 둔 i30로 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 관계자는 "i40의 차량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0월은 상황이 달라 질 것"이라면서도 "중형 해치백의 장점과 i40의 기능을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광고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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