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스파크보다 안 팔린 르노삼성차의 추락

  • 입력 2013.03.05 08:2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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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 뉴 SM5 플래티넘

르노삼성차가 2월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 판매 순위에서 꼴찌를 했다. 지난 달에 이어 연속 두 달째다.

작년부터 내리막을 거듭하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부진이 의외로 길고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2월 판매가 전 달보다 늘었다고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최근 쏟아붓고 있는 광고와 홍보의 양적 증가를 보면 역시 기대한 만큼의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르노삼성차의 2월 실적 감소폭은 전 업체 가운데 가장 크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를 비롯한 5개 완성차 업체의 판매는 평균 12.5% 줄었지만 르노삼성차는 -29.5%에 달했다.

내수와 수출을 모두 합쳐도 르노삼성차의 2월 판매는 지난 해 2월과 비교했을 때 31.6%가 줄었고 이 역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큰 폭이다.

SM7, SM5, SM3, QM5를 모두 합친 르노삼성차의 2월 내수는 고작 4130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4921대가 팔린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 단 한 개 모델이 거둔 실적에도 미치지 못했다.

르노삼성차 부진의 원인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같다. 적기에 신차를 투입하지 못하고 있고 주력인 SM5의 페이스 리프트인 뉴 SM5 플래티넘도 소비자들이 오랜된 모델에 느끼는 피로도를 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수한 인력들의 대거 이탈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영업능력을 갖고 있는 현장 사원들이 속속 르노삼성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입차 브랜드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조 모씨는 "전에 있던 지점에 같이 근무했던 영업사원 동료는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년 사이에 기존 영업인력의 3분의1이 르노삼성차를 떠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마케팅 등에서 핵심인력들도 교체되거나 빠져 나갔다.

전직 르노삼성의 한 임원은 "신차를 투입하고 효과적인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이런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아있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르노삼성차가 부진을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묘책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한 때 한국지엠을 넘어서며 넘버3로 위용을 떨치던 르노삼성의 반전을 기대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수한 인력들이 더 빠져나가지 않도록, 그리고 그 인력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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