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잘 빠진 식스팩 근육남으로 변신

  • 입력 2012.12.17 08:1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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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배기량 2000cc급 이쪽저쪽의 중형 세단 판매 경쟁이 볼만해졌다. 가격과 성능, 여기에다 수입차라는 프리미엄까지 가지고 있는 모델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쏘나타를 위시해 그랜저와 쉐보레 말리부 등 국산 모델들이 중형 세그먼트 시장을 아직은 견고하게 지키고 있지만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수입 신차의 출시는 꽤 이례적일 정도로 공격적이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도요타 캠리, 그리고 닛산의 새로운 기대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알티마에 이어 한 해가 끝나가는 12월에도 포드 퓨전과 혼다 어코드가 각각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출시가 됐다.

이 가운데 올해 출시되는 신차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 혼다 어코드는 모두가 갖고 있는 관심 그 이상의 의미와 기대를 갖고 있다.

혼다코리아가 '사활이 걸려있다'고 스스로 말하는 9세대 어코드를 지난 13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반도의 정기가 서려있는 호미곳까지 이어지는 68km의 거리에서 달려봤다.

 

성공적인 다이어트, 식스팩으로 변신

지금까지 혼다가 일관되게 이어왔듯이 9세대 어코드의 디자인 역시 화려함보다는 기능적 측면과 조화에 중점을 두고 변화를 시도했다.

언뜻 보면 기존 어코드에서 뭐가 달라졌는지를 쉽게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라디에이터의 크롬라인과 안개등, 범퍼 하부의 매시타입 인테이크 홀과 측면의 사이드 캐릭터 라인을 변경시켜 꽤 격조 있는 고급스러움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특히 LED 헤드램프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있으며 스포티한 18인치 휠, 또렷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으로 연출되는 측면부의 역동적인 실루엣도 크게 칭찬할 만한 요소다.

A 필라의 프레임 두께를 최소화하고 C필라부에서 트렁크도어로 연결되는 루프라인의 각도를 가능한 크게 설계해 쿠페와 같은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실내,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

시승차는 어코드 3.5 V6 EX-L, 배기량 3451cc에 282마력의 최고출력과 34.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최고 사양의 트림이다.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비롯한 5개의 에어백과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 전후방 주차 보조 센서, 8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편의 사양이 기본 제공된다.

운전석에 앉으면 꽤 넓게 확보되는 시야에 우선 놀라게 된다. A필라 프레임을 얇게 설계하고 앞 쪽 글라스의 상하 폭과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른 모델과 달리 조금은 낮게 설계된 벨트라인으로 전. 후 좌.우의 시계가 충분하게 확보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평으로 설계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주는 안정감과 적절하게 가미된 커피색 우드 패널, 내비게이션과 센터 디스플레이, 그리고 공조장치까지 3단으로 분리된 센터페시아는 조작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혼란스럽다는 느낌이다.

혼다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도 운전자에게 색다른 편의를 제공한다. 이 장치는 앨범의 재킷까지 표시되며 라디오를 비롯한 각종 오디오 조작은 물론, 웰 페이퍼(배경화면), 기능과 후방카메라 역할까지 간단한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구현을 할 수 있다.

뛰어난 클러스터의 시인성과 함께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의 그립감, 시트의 촥좌감도 무난하다.

 

경량화로 달성한 경제성과 민첩성, 확실하게 잡은 소음

시승차인 어코드 3.5 EX-L에 탑재된 V형 6기통 SOHC i-VTEC 엔진은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4.8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높은 출력과 연비를 실현하면거도 일정한 조건이 되면 실리더를 3기통과 6기통으로 가변제어하면서 엔진 효율을 증가시키는 VCM 시스템이 적용된 첨단 엔진이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0.5km/l(고속도로 13.8km/l/도심도로 8.8km/l)다.

혼다가 9세대 어코드를 개발하면서 신경을 쓴 또 하나의 부 분은 경량화다. 차체의 강성을 높이면서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이 대거 적용됐고 서스펜션도 기존에 적용해왔던 전륜의 더블위시본 타입을 맥퍼슨 스트럿 타입으로 변경했다.

알루미늄 적용 비율을 높이고 서스펜션 변경을 통해 달성한 체중 감량은 각각 26kg, 15.2kg이다. 더블 위시본이 갖고 있는 장점을 생각한다면 맥퍼슨 스트럿으로 변경된 서스펜션이 다소 부담스러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주행 중 노면의 충격과 급회전 구간에서 어코드는 무리 없는 차체 안전성과 복원능력을 보여줬다.

서스펜션 변경에 따른 변화는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튜닝이 완벽하게 이뤄진 듯하다. 9세대 어코드의 가장 놀라운 변화는 정숙성이다. 특히 고속 주행시의 풍절음, 그리고 하부 로드 노이즈가 완벽하게 차단이 되고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부밍(Booming)을 차단하기 위해 역위상의 소리를 만들어 소음을 저감시켜주는 ANC(Active Noise Control)&ASC (Active Sound Control) 시스템도 실내를 보다 정숙한 환경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에어로다이나믹 스타일과 차체 하부를 거의 감싸고 있는 언더커버, 방청과 흡음재를 빈틈없이 적용해 외부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시켰다"고 말했다.

혼다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레인워치(Lane Watch)의 효율성은 반반이다. 레인워치는 운전자가 우측으로 방향지시등을 켜면 내비게이션을 통해 사각지대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우측 차로 진입시 사각지역 장애물을 발견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지만 영상으로 제공되는 정보에 시선이 분산되는 단점이 있고 또 여러 번 반복해도 쉽게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반면, 의외로 많은 영역의 사각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사고 예방에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리는 맛도 삼삼하다. 액셀러레이터의 놀랍도록 빠른 반응, 격한 핸들링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시승을 마치고 내린 혼다 9세대 어코드의 종합적 평가는 '무난한 상품성'으로 결론을 내리고 싶다. 닛산 알티마 또는 도요타 캠리와 디자인을 비롯한 성능과 편의사양에서 부분적으로 분명한 장점과 개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 화려했던 어코드의 명성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혼다만의 색깔을 찾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홈쇼핑 채널을 이용한 'TV런칭'이 좋은 예다.

한편 신형 어코드는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4 EX 3250만원, 2.4 EX-L 3490만원, 3.5 EX-L 41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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