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올 뉴 퓨전'의 새로운 발견 '올 뉴 폴트(fault)'

  • 입력 2012.12.11 15:0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포드가 자사 라인업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은 소형 세단 '퓨전'을 10일 출시했다. 이날 포드코리아는 2013년형 올 뉴 퓨전이 유럽형으로 변경된 디자인과 고효율 에코부스터 엔진을 탑재, 다운사이징을 통한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경제성을 갖춘 모델로 소개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퓨전이 미국에서 경쟁하는 캠리, 알티마, 어코드, 파사트 등의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연비 등 모든 면에서 앞선 모델”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그 이상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첫 공개된 올 뉴 퓨전은 기대와 달리 앞서 출시된 미국 시장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출시된 미국에서 리콜이 진행되고 있고 표시 연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그리고 이날 출시 현장에서 확인된 부족한 완성도, 애매한 트림 구성도 경쟁 모델을 극복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올 뉴 퓨전은 최근 헤드램프 결함과 엔진화재(1.6)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4차례에 걸쳐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도 같은 모델이 들어와 이미 사전 계약 등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문제는 시점상 국내에 들여 온 퓨전 상당수가 리콜에 따른 개선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조차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포드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리콜을 실시한 퓨전이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되지 않았고 내년 초 본격 수입되는 모델은 해당 결함에 대한 수리를 마치고 들어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콜 대상에 포함된 이스케이프 1.6 모델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150여대가 판매됐으며 포드코리아는 공식 리콜없이 개별적인 연락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올 뉴 퓨전이 전면에 내 세우고 있는 우수한 연비가 미국에서 새로운 논란거리로 등장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와 그린카리포트,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올 뉴 퓨전 라인업 가운데 하이브리드 버전은 표시된 연비가 실제 운행 결과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연일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미 환경보호청(EPA)이 공식 웹사이트인 fueleconomy.gov를 통해 퓨전 하이브리드 실 소유자 5명을 대상으로 2주간 실시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평균 연비는 37.1mpg(15.77km/l)밖에 나오지 않았다.

ㅣ 올 뉴 퓨전 북미에서 엔진 화재 우려 등으로 4차례 리콜...한국은?

ㅣ 퓨전 하이브리드 실 주행 연비 논란, EPA 테스트 진행 중...현대차 재연

ㅣ 2.0 SE미국에서 2643만원, 한국에서는 3715만원...1000만원 가격차이

 

포드가 공식적으로 밝힌 퓨전 하이브리드의 연비 47mpg(19.98km/l)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포드 하이브리드는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포드는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과장 연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 흡사한 지적을 받고 있다. 컨슈머리포트지는 실제 차량을 구입해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포드의 퓨전 하이브리드와 C-MAX의 실 연비를 공개한다는 방침까지 세워 놓고 있다.

애매한 트림 구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올 뉴 퓨전의 가격을 1.6 SE 3645만원, 2.0 SE는 3715만원으로 정했다.

우리로 치면 준중형과 중형 세그먼트의 가격차이가 불과 7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배기량은 물론 실내 인테리어의 구성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데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가격 구성은 어떤 트림을 선택해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다.

 

노선희 포드코리아 이사는 이에 대해 "자동차에 부과되는 여러 형태의 세금을 고려했을 때 트림별 선호도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왜 이런 가격이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

트림별 자동차세(2.0 51만9740원/1.6 19만460원)에 차이는 있지만 70만원의 차량 가격을 상쇄하기에는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2만4495달러(2643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2.0 SE의 가격이 아직은 남아있는 관세부분을 고려해도 한국에서 1000만원이나 비싼 것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공식 출시행사에서 살펴본 올 뉴 퓨전의 완성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테일 게이트와 본체, 주유구의 단차가 심하고 실내 인테리어의 소재 역시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포드뿐만 아니라 미국산 수입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유럽과 일본 브랜드에 비해 품질의 완성도에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올 뉴 퓨전에는 이런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