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CEO '토종'이 압승...시장 대응 능력 탁월

  • 입력 2012.12.11 10:3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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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한국인이 CEO로 있는 업체들이 특히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총 12만241대로 총 24개 브랜드 가운데 한국인이 CEO로 있는 10개 업체의 총 누적 판매량은 6만1494대로 외국인 CEO 업체 12곳이 기록한 5만8701대보다 2793대가 많았다.(벤틀리, 롤스로이스 모회사 포함)

한국인 CEO 업체의 판매 비중이 51.14%로 많지는 않지만 업체수를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한국인 CEO의 선전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성장율에서 더욱 돋 보인다.

한국인 CEO 10개 업체, 11개 브랜드의 판매 증가세는 같은 기간 평균 21.2%에 달한 반면 외국인이 CEO로 있는 12개 브랜드는 평균 15.4%에 성장에 그쳤다.

수입차 시장 전체 성장율이 23.7%로 집계되고 있어 사실상 한국인 CEO들이 성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인 CEO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경영인은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이다. 김효준 사장은 지난 2월, 국내 자동차 업체 최초의 드라이빙 센터 건립 발표를 시작으로 올 한 해 미니 브랜드를 포함 총 17개의 신차를 출시하는 등 가장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BMW코리아는 11월까지 미니를 합쳐 3만2247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 박동훈 사장도 지난 해보다 4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포드 정재희 사장과 혼다 정우영 사장도 지난 해부터 연초까지 이어진 부진을 털고 각각 23.5%, 18.9%의 높은 판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CEO 브랜드는 1월에서 11월까지 총 5만8701대를 판매했으며 평균 증가율은 15.4%로 나타났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토마스 우르바흐 벤츠 코리아 사장은 지난 10월 독일 출장 중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면서 충격을 줬고 아우디코리아 트레버 힐 사장은 퇴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내부 비리가 불거지면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이 밖에도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가 전년 동기보다 각각 38.6%, 49.6% 감소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이기도 했다. 그나마 외국인 CEO 업체들이 체면을 유지한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와 한국도요타 등이 선전을 한 덕분이다.

외국인 CEO 가운데 가장 돋 보이는 인물은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이다. 그는 독일 브랜드에 밀려 부진했던 판매를 끌어 올리기 위해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 냈고 덕분에 도요타 브랜드는 113%가 넘는 초고속 증가율로 보답을 했다.

한국인 CEO의 선전에 대해 수입차 업체의 한국인 CEO는 "시장 변화를 파악하고 대응하는데 아무래도 한국 사장을 잘 아는 한국인이 더 유리하게 작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이 CEO로 있는 업체는 본사에서 파견된 주재원과 함께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하고 "신차의 종류나 투입 시기, 가격,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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