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속 '현대차그룹' 성장 비결은 '공격경영'

  • 입력 2012.11.16 13:1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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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 둔화와 이로 인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지속되고 있는 유럽의 경제위기,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데다 중국과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에서의 업체간 판매 경쟁이 과거 어느 때 보다 심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 회장은 그러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한 전략을 빈틈없이 추진해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내실경영으로 일류 기업 도약의 기반을 다지는 해가 되자"고 강조했다.

글로벌 위기를 정면 돌파함으로써 현대·기아차의 위상을 높이는 호기로 삼겠다는 각오였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올 한해 현대·기아차가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위기에서 빛난 공격 경영=지난 10월 말을 기준으로 현대차 글로벌 실적은 359만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가 증가한 수치며 기아차 역시 8.4% 증가한 206만여 대를 기록했다.

지난 해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기저효과로 일본 업체들의 성장률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완성차 업체 성장률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차 그룹이 대내외적 악조건을 극복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 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왔던 품질과 디자인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는 올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입증이 되고 있다.

연초에는 현대차 아반떼가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데 이어 캐나다에서도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캐나다 올해의 차 후보에 현대차 엑센트와 기아차 K5가 나란히 뽑혀 북미 시장에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J.D.파워 재 구매율 조사에서도 현대차는 1위를 차지했고 기아차는 4위에 랭크됐다. 도요타는 물론 폭스바겐과 같은 경쟁업체들을 여유롭게 제치고 올린 성과다.

현대차 그룹이 북미 이외의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에도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쏘나타는 중국 CCTV가 선정한 올해의 차 대상을 수상했고 기아차 현지 전략형 모델 K2는 소형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중국 현지에서 최고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형 아반떼는 지난 5월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 최고 인기 모델에 뽑히기도 했다.

유러피언 스타일로 주목을 받은 i40는 아시아 기업 최초로 ‘2011 유럽 올해의 차체기술상'을 받았고 아반떼는 3월, 남아공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현대차가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서 개발한 'HB20'도 브라질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품질로 인정을 받고 있다.

기아차는 프라이드 모바일 앱이 지난 7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모닝과 프라이드가 레드닷 디자인상을 4년 연속 수상하는 개가를 올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과 디자인에서 유수의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제대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즉각 대응 가능한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지난 11일, 현대차가 브라질 상파울루 삐라시까바 시에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간 추진해왔던 글로벌 생산 지도를 완성하게 됐다.

브라질공장 완공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지면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는 미국 30만대, 중국 100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체코 30만대, 러시아 20만대에 브라질 15만대를 더해 총 265만대의 해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기아차도 미국 30만대, 중국 44만대, 슬로바키아 30만대 등 104만대의 해외 생산 능력을 갖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가능 대수는 총 369만대에 달하게 된다.

또한 2013년 현대차 터키 공장의 생산능력이 10만대 증가되고, 2014년 기아차 중국 3공장의 완공되면 30만대 생산능력이 추가돼 409만대에 이르게 된다.

해외 생산 능력과 거점 확대는 유동적인 해외 경기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고 현지에 적합한 모델을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어떤 위기에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한해 세계 경기의 극심한 부진과 국내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망은 불확실하다. 유럽은 긴축재정에 따른 반발이 연일 계속되고 있고 중국의 강력한 소비억제 정책, 그리고 미국과 같이 국산차에 대한 노골적인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 곳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동 지역 등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은 현대·기아차 못지않게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력을 다하면서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대내외적인 여건이 호락하지는 않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디자인을 포함한 상품성에서 어떤 업체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어떤 견제도 헤쳐 나갈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2013년에도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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