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얄밉도록 독특한 車 도요타 '벤자'

  • 입력 2012.11.05 20:3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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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좋았던 지난 2일, W 서울 워커힐에서 '벤자'와 조우했다. 세단 캠리를 베이스로 SUV, 미니밴 일반적인 승용차의 모든 장점만을 살려 개발한 도요타의 야심작이다.

벤자의 첫 인상은 덩치 큰 세단, 좀 작다 싶은 미니밴 또는 도심형 크로스오버까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실루엣을 보여 주는 매우 독특한 차였다.

이 차가 한국인 디자이너의 손으로 개발됐고 철저하게 미국 시장의 니즈에 맞춘 전략형 모델이라는 점도 벤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

도요타 칼리 디자인 리서치 선임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이정우(46세)씨는 "벤자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스포티하면서도 성능을 포기하지 않고 공격적인 컨셉으로 디자인 됐다"며 "특히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섬세함이 많이 반영된 전혀 새로운 세그먼트로 창조됐다"고 말했다.

세단의 스타일리쉬에 SUV의 활용성 겸비

첫 인상에서 이야기했듯, 벤자는 스타일만으로 딱히 하나의 차종으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전장(4800mm)과 차폭(1910mm)의 치수만으로는 중형 SUV급에 해당 되지만 1610mm의 전고는 대형세단의 평균(약 150mm)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낮은 전고와 함께 차체 바닥의 높이도 함께 낮춘 덕에 타고 내리는 편의성은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도 도요타의 차분한 스타일 장점을 외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날렵한 형상의 오토레벨링이 포함된 헤드램프와 상단과 하단으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그릴은 세단의 역동적인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가미된 측면의 캐릭터 라인과 해치도어와 연결된 스포일러는 강인하면서도 정교한 벤자의 스타일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운전자와 동반석 탑승자가 서로의 공간을 60%로 느낄 수 있도록, 그래서 더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는 독특한 공간으로 완성된 실내의 구성은 벤자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다소 황망할 정도로 좌우, 머릿쪽 공간이 크고 넓기 때문이다.

시트베리에이션을 통해 실내 공간은 더욱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골프백 4개는 충분하게 실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과 필요하다면 후석 시트를 젖혀 더 넓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눈대중만으로도 성인 다섯 명이 탑승해도 숄더룸(어깨공간), 레그룸(무릎공간), 헤드룸(머리공간)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요소요소마다 마련된 엄청난 수의 수납공간은 물품의 종류에 따라 보관이 가능하도록 기능별로 적용된 점도 독특하다.

 

강렬한 인상 심어준 승차감, 고속 주행 안정감도 뛰어나

이날 시승차로 제공된 벤자는 3.5리터 V6 VVT-i엔진과 6단 슈퍼 ECT, 액티브 토크 컨트롤 4WD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35.1㎏·m의 기본 성능을 갖추고 있다. 제원상 출력과 토크는 동급의 세단이나 SUV와 큰 차이가 없다. 

가속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강변북로를 거쳐 이패TG 구간을 거쳐 되돌아오는 시승구간에서 동급의 차량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여줬다.

초반 가속 반응이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2500rpm 수준의 아주 낮은 엔진회전 영역 대에서 꽤 높은 속도가 유지됐고 일정 속도에서 고속으로 치닫는 반응은 매우 뛰어났다. 변속 타이밍을 잡아내기 어려운 부드러운 변속감과 정숙성도 일반적인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낮은 전고와 여유 있는 차폭으로 과격한 구간의 코너링 능력과 4륜구동의 특성이 발휘되는 매 순간의 짜릿한 드라이빙은 벤자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벤자의 가장 큰 장점은 매력적인 승차감으로 꼽을 수 있다.

벤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도요타 모델 가운데 시에나와 캠리에 이어 한국도요타가 3번째로 들여온 모델이다. 이날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은 "한국인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벤자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도요타만의 매력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을 했다.

그의 바람처럼 벤자는 스타일과 활용성 그리고 성능에 있어 독특한 매력으로 새로운 성과를 달성하는 기폭제가 될 만한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는 차다. 특히 레저활동이 많으면서도 세단의 안락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벤자야말로 안성맞춤으로 추천하고 싶다. 벤자의 가격은 2.7 모델 4700만원, 3.5 모델이 52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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