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뭐 대단해, 억대 국산 리무진도 즐비

  • 입력 2012.10.29 09: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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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포착된 수 천만원대 메르세데스 벤츠 택시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중형 모델이 대부분인 택시 업종에서 6000만원대가 넘는 고가 수입차는 쉽게 찾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화제가 된 메르세데스 벤츠 택시는 지난 9월 현재 국내에서 1460대가 팔린 E220 CDI 아방가드로 같은 브랜드의 E30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로 확인됐다.

디젤연료를 사용하고 배기량 2143cc에 리터당 17.1km를 달리는 1등급을 자랑하는 모델로 공식 판매가격은 6190만원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판매하고 있는 택시 모델 평균 가격은 1400만원대에서 최고 1900만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가 넘는 가격이다.

택시 차량은 사업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일반 차량과 세금 부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랜저 택시 최고급 모델도 27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부산 벤츠 택시보다 비싼 고가의 국산 모델들이 꽤 많이 운행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택시 중에는 이 차와 가격대가 비슷한 포드 링컨의 MKS(5395만원) 한 대가 운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국산차 가운데 최고급 모델인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도 수 십대가 운행되고 있다. 에쿠스 리무진은 부산 벤츠 택시보다 가격이 두 배가량 비싼 1억3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사진출처=보배드림

6000만원대 에쿠스는 126대나 운행되고 있다. 이들 모델들은 대부분 대형택시로 기업체 VVIP 수송이나 호텔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지금은 단종됐지만 억대가 넘었던 쌍용차 체어맨 리무진도 서울 지역에서만 13대가 운행되고 있다.

체어맨은 고급형 가운데 택시 사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로 리무진과 W,H 등이 서울 지역에서만 178대나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관광특구인 제주도에는 더 다양한 국산 고급차와 수입차 택시들이 운행되고 있다. 가격으로만 놓고 보면 벤츠 택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고가의 초호화 택시들이 이미 운행되고 있다.

고가의 고급 택시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한 모델들이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강원도 또는 지리산과 울릉도와 같은 지역에서는 쌍용차 무쏘나 기아차 쏘렌토와 같은 SUV 택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기도 일산에서는 최근 기아차 쏘울 택시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고 기아차 모닝도 경차 택시로 운행되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의 ALV 올란도도 최근 택시 시범운행을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개인택시 사업자를 중심으로 운행 차량이 이처럼 다양해지고 있는 이유는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택시 시장은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가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사실상 독과점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한편, 서울택시조합 관계자는 "사업자의 취향, 영업 형태의 다양화, 승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특정 업체의 시장 독점으로 선택의 폭이 제한돼 있다"며 " 일반 차량을 구입하면 LPG 또는 경유차로 개조하는 비용과 유지비에 대한 부담이 많지만 이 때문에 '특별한 차'를 찾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벌이가 시원치 않다고 얘기하는 택시 업종에서 고가의 수입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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