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테크] 회사마다 다른 ADAS 관련 용어 "한가지로 불린다면?" 

  • 입력 2023.02.27 12:01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이하 ADAS)을 적용한 차량이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ADAS는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및 라이다, 초음파 센서 등을 바탕으로 차량 전·후방의 다른 차는 물론 보행자까지 감지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켜 주는 첨단기술입니다.

차량 주행 중에 충돌사고와 같은 위험한 상황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시각적으로는 물론 청각 및 촉각적으로 위험을 알려주지요. 다른 차량이나 차량 주변의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 또는 대형 동물과의 충돌이 예상될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사고를 예방해 주거나,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에도 탑승자 및 보행자의 상해를 최소화하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자동차 사고 중 전방 주시 태만이나 졸음운전 등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전체 사고의 90%를 차지하는 만큼 ADAS는 교통사고 예방과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일부 ADAS를 기본사양으로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적용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많게는 20여 가지 이상 안전 사양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사고의 위험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주의 단계를 넘어 자동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거나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등 차량 운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능동적인 안전 사양을 넘어 자율주행의 핵심 시스템으로까지 발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ADAS가 첨단화되고 적용 사양 또한 다양화되면서 동일한 시스템 또는 같은 듯하지만, 한 단계 더 발전된 시스템들이 자동차 회사마다 각각 다른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소비자는 물론 정비사들에게도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한 애프터마켓 전문지에 따르면, 자동비상제동시스템(AEBS, Advanced Emergency Brake System)의 경우 자동차회사 또는 부품회사에 따라 40여 가지의 다른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능동형 크루즈컨트롤(ACCS, Adaptive Cruise Control System)은 20여 가지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처럼 같은 시스템이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는 제조사마다 자신들의 기술력을 부각시키거나 마케팅적으로 차별화하기 위함입니다. 관련 시스템의 특허 문제를 피해 가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이 마케팅을 위해 ADAS 관련 용어를 차별화하는 것은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만 적어도 정비기술자들을 위한 서비스 용어는 표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자동차회사들이 사용하는 마케팅적 용어보다는 표준화된 일반용어가 시스템의 기능을 더욱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소비자들도 차량을 선택할 때 적용된 ADAS 적용 사양을 제조사별로 손쉽게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비기술자들이 ADAS 관련 시스템을 수리하거나 교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용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표준화된 서비스 용어가 없을 경우 ADAS가 단순히 운전자에게 경고를 해주는지 아니면 차량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같은 시스템이라도 차종(제조사)마다 작동 개입수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S)의 경우 앞 차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주거나 사고위험 시 정차까지 해 주지만 위험이 해제된 경우 모든 차량이 다시 설정된 속도로 가속해 주거나 재출발해 주지 않습니다. 일부 차종에만 재출발 또는 재가속 기능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차선이탈경고장치(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의 경우에도 차선을 벗어날 경우 경고음이나 스티어링 휠 진동으로 경고만 해 주는 시스템이 있는 반면 스티어링 핸들을 움직여서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보정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특정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지 고장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이처럼 정비업소에서의 혼동을 없애기 위해 ADAS 관련 용어를 표준화하기 위한 J3063 표준 초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입니다. SAE는 이전에도 현재 정비업소에서 흔히 사용되고 자기진단장치(OBDⅠ& OBDⅡ)의 매개변수 ID 표준화를 위한 J1979 표준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자기진단장치가 표준화되기 전까지는 차량 제조사마다 고장코드(DTC)의 종류와 제공범위는 물론 센서나 시스템 구성요소의 명칭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시동 불량을 진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TDC(Top Dead Center) 센서를 페이즈(Phase) 센서로, 크랭크앵글센서(Crank Angle Sensor)를 크랭크포지션센서(CKP) 등으로 불렀습니다. 

J1979 표준 덕분에 자동차 제조사나 모델은 물론 아시아나 유럽 등 지역에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형식으로 중요데이터를 표시하게 되었고, 정비업소는 물론 진단기기 업체들도 다양한 범용진단기기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ADAS 관련 용어의 표준화가 일반화된다면 정비사들이 관련시스템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정비 및 교정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운전자들도 ADAS 안전사양을 쉽게 구분하고 선택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키워드
#ADAS #자율주행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