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올 뉴 이스케이프, 1.6ℓ급 SUV의 한계

  • 입력 2012.10.10 14:0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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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감성, 그리고 미국의 성능을 버무렸다는 포드의 올 뉴 이스케이프는 포드코리아가 내년까지 내 놓을 7개의 신차 가운데 첫 출시작이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모델이다.

지난 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경기도 포천아트밸리를 돌아오는 왕복 200km 구간을 돌며 시승을 한 2013년형 이스케이프는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뭔가 부족했다.

올 뉴 이스케이프는 포드의 '원 포드' 전략에 따라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쿠가의 장점을 살리고 ‘1.6ℓ 엔진’을 탑재해 개발한 모델이다.

최근 출시된 토러스 2.0과 함께 포드의 고효율 에코부스트(EcoBoost) 라인업의 대표 모델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포드코리아는 올 뉴 이스케이프가 유럽의 감성과 북미의 고성능을 버무려 최상의 가치를 가진 차량으로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 뉴 이스케이프는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배기량을 1596cc까지 낮췄다. 배기량은 국내 준중형급이지만 덕분에 출력은 최대 180마력에 달한다. 1600cc급 준 준형 세단의 출력이 140마력 대라는 점과 비교하면 40마력 이상, 웬만한 2.0리터급 중형 세단보다도 높은 성능이다.

낮은 배기량에서 높은 출력을 발휘하도록 한 이유는 SUV의 기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연비 효율성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 뉴 이스케이프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직분사 터보 엔진은 2000rpm 이하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를 유지하고 가속에 탄력이 붙는 시점도 4000~5000rpm으로 적당한 수준이다.

배기량의 한계를 감안하면 순간 가속능력도 만족스러운 편이고 특히 배기음은 스포츠카처럼 규칙적이고 시원하게 튜닝이 됐다. 실내 정숙성도 뛰어나고 시트의 촉감이나 촥좌감도 미국산 자동차 가운데 가장 편하다.

지능형 4WD 시스템과 토크 벡터링 컨트롤, 커브 컨트롤로 발휘되는 주행안정성도 탁월하다. 지능형 4WD 시스템은 도로의 조건 등을 센서를 통해 수집해 각 휠의 구동력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해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코너 구간과 경사 구간에서 자동으로 감속해 안정적인 탈출을 돕는 토크 백터링 컨트롤과 커브 컨트롤은 어떤 조건에서도 차체의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거칠거나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한 이유다.

이처럼 운전의 재미는 충분하지만 연비는 불만족스럽다. 공인 연비가 10.1km/ℓ(신 연비 복합 기준)로 표시돼 있지만 막힘이 없는 고속도로에서도 트립의 평균 연비는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포천에서 되돌아 올 때 조금 거칠게 운전을 했더니 연비는 리터당 7km대로 떨어졌다.

 

배기량이 같은 국산 소형 승용차의 평균 연비가 14.km/l대에 달하고 2.0리터급 국산 디젤 SUV의 복합 연비가 12km/l 이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내 세울만한 것이 아니다.

겉모습이나 실내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가능한 단순함을 추구하는 요즘의 트렌드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포드를 특징지을 수 있는 뚜렷한 개성이 부족하고 실내 디자인은 지나치게 복잡하다. 반면 발동작을 감지해 자동으로 열리는 테일 케이트나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등의 편의장치는 작고 아담한 차체와 함께 특히 여성 운전자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다.

연비와 성능과는 별개로 포드 코리아는 올 뉴 이스케이프의 성공에 자신을 하고 있다. 3230만원(1.6)이라는 착한 가격 때문이다. 수입 SUV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 덩치에 대한 부담이 적고 운전 시야가 넓다는 점에서 이런 가격이라면 여성고객과 30, 40대 젊은 층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픽업, 올 뉴 이스케이프가 월 100대를 판매하겠다는 포드 코리아의 목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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