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9, 오피러스로 복귀하라' K 시리즈와 차별화 새로운 기함으로 변신할 때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3.01.22 09:46
  • 수정 2023.01.22 10:02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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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오피러스

현대차와 기아 점유율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88%를 넘었다. 약 170만 대 규모 시장에서 하나와 다르지 않은 브랜드가 이렇게 높은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한 사례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경쟁사가 없는 것도 아니고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 경쟁 제작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독점적인 시장 지배를 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잘한 부분도 있지만 마이너 3사의 책임도 작지 않다. 전략적으로 잘 설계하고 제대로 된 차종을 선정해 최소한 OEM 수입차를 섞는 전략을 택했어도 특정 브랜드의 독점적인 시장 구조는 가능하지 않았다. 쌍용차는 KG그룹 인수로 다시 시작하는 만큼 나머지 2개 사는 전략의 실패, 총수의 역할 한계에서 온 결과다. 

특정사가 독점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부분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마이너 3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면 우리 소비자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기아가 현대차를 이기는 깜짝 소식도 있었다. 디자인의 독립성과 새로운 기능 측면에서 항상 현대차에 뒤처져 '형보다 나은 동생'이 되지 못한 기아였다. 

기아는 최근 수년 사이 디자인 차별화로 반전에 성공했다. 현대차와 완전한 차별화로 차종별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최근 기아는 차종별 제품 인지도를 극대화하면서 RV에 있어서는 '카니발'이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중형 SUV에서 '쏘렌토'가 가장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소형 SUV에서는 역시 '스포티지'가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수년 전부터 대형 SUV에서 현대차는 '팰리세이드'가 큰 역할을 했지만 기아는 동급인 '텔루라이드'가 미국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어 국내 소비자의 아쉬움이 크다. 그런데도 전체 실적에서 현대차를 제친 부분은 칭찬받을 일이다. 

기아 K9

아쉬운 부분은 전체 신차 중 과반을 차지하는 세단 시장에서 크게 부각하는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SUV의 강세가 흐름이라고 해도 절반은 세단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고 향후 유럽과 중국 등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기아는 '제네시스'와 같이 차종 중 일부를 프리미엄 모델로 추진하는 방법을 추진했던 적이 있다. 당시 기아만의 차종별 이미지를 고려해 대표적인 모델을 하나하나씩 프리미엄급으로 키우자고 조언했던 기억이 있다. 카니발 리무진과 같이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차종 등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다른 방식의 접근을 제안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승용 부문 경쟁력이다. K시리즈 이후 K3부터 K9까지 다양하게 라인업을 구축했지만 최고급 모델인 K9도 평범한 대형 세단 취급을 받고 있다. K7이 K8으로 변신하면서 K9은 불과 한 끗 차이 세단이라는 이미지까지 생겼다. 

K9은 고급 옵션의 집대성 화와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감성, 안락감과 정숙성 등에서 다양한 장점이 있는데도 제품 인지도 대비 낮은 인지도와 판매율로 아쉬움이 많은 모델이다. 기존 K시리즈와 차별화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K9의 이미지를 바꿀 때다. 명칭부터 K가 아닌 차급과 이에 어울리는 명칭으로 바꿔야 한다.

웅장하고 기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명칭과 서브 로고로 변신해야 한다. 지금의 기아는 다른 브랜드 차종과 더불어 최고의 프리미업급 차종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변신이 필요할 때다. 차종별로 하나하나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듯이 이제는 K9을 바꿀 때다. 기아의 새로운 기함 탄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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