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시속 64km, 100톤 고정벽 충돌 '아이오닉 5' 충돌 테스트 결과...승객석 멀쩡
[르뽀] 시속 64km, 100톤 고정벽 충돌 '아이오닉 5' 충돌 테스트 결과...승객석 멀쩡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3.01.15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파트 30층 이상 높이 협곡에서 추락한 현대차 아반떼 N 탑승자가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는 미국발 뉴스(사진)가 최근 화제다. 자동차 기본 골격, 안전 사양에 대한 제조사의 노력과 규제 강화로 예전과 비교해 차량의 안전 사양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도 있지만 탑승자 스스로 '기적'이라고 얘기했을 정도로 현대차 안전 성능에 관심이 쏠렸다.

작년 2월과 5월, 타이거 우즈의 GV80과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 체코 출신 야르오미르 야그르(Jaromir Jagr)의 EV6도 심각한 사고를 당했지만 부상이 최소화하고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 사고 후 타이거 우즈는 재활에 성공했고 야르오미르 야그르는 EV6의 안전 성능이 자신을 살렸다고 극찬했다.

볼보보다 많은 세계 최다 최우수 안전 등급 획득=현대차와 기아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의 권위 있는 기관이 실시하는 충돌 테스트는 물론 실제 도로에서 벌어지는 돌발 사고에서도 최고의 안전 성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장 엄격하고 가혹한 충돌 테스트로 유명한 미국 IIHS(안전보험협회)로부터 전 세계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26개의 최우수 등급 TSP+(Top Safety Pick Plus), 우수 등급 TSP(Top Safety Pick)를 받았다.

한때 '쿠킹포일' 소리를 들었던 현대차와 기아의 안전 성능이 볼보, 폭스바겐, 토요타 등 경쟁사를 제치고 가장 안전한 차로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2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 시험동을 찾았다. 2005년 완공한 안전 시험동은 매년 650여 회의 충돌 테스트와 실제 사고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를 양산차에 적용, 승객 상해를 최소화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람을 대신해 충돌 시험에 사용하는 인체모형인 더미(Dummy)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더미는 성인, 영유아 그리고 정면과 측면 등 다양한 연령대와 체형 또 조건에 맞춰 준비돼 있다. 더미에는 최대 150개가 넘는 센서를 부착해 충돌할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세트당 가격이 최대 15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도 준비돼 있다. 

전면부 완파한 아이오닉 5 실내 더미는?=현대차ㆍ기아 안전 시험동에 들어서자 3개의 트랙에서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톤의 차량까지 충돌 테스트가 가능한 거대한 공간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IIHS가 올해 부터 강화(2.0)한 테스트 조건에 맞춰 아이오닉 5의 시속 64km, 40% 옵셋 충돌 테스트를 진행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카운트다운에 맞춰 아이오닉 5가 고정 벽을 비켜(40%) 충돌하는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차량 파편이 흩어졌다.

결과는 어땠을까. 맨눈으로 본 아이오닉5는 전면부 운전석 쪽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충돌 강도보다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보다 훼손 상태가 심한 듯했다. 앞쪽 타이어는 펑크가 났고 보닛의 절반 이상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도 4개의 문, 트렁크 도어는 쉽게 열리고 닫혔다. 정면을 비롯해 사이트 커튼, 시트 등의 에어백도 모두 전개됐다.

정면, 2열 에어백과 더미에서는 눈에 띄는 충돌흔도 발견하지 못했다. 더 놀라운 것은 승객석이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보디에서 루프로 이어지는 모든 프레임에서도 변형이 보이지 않았다. 승객석을 구성하는 차체 변형이 없고 에어백이 전개되면서 더미에서도 눈에 띄는 충돌흔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현장에서 바로 이어진 현대차 분석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현대차 안전 시험 담당자는 "운전석 에어백, 측면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 더미가 착석된 쪽의 에어백 모두 정상적으로 전개됐다. 전/후석 시트벨트의 프리텐셔너와 로드리미터도 정상 작동했고 시트 이상 현상 없음, 시험 후 도어 문 열림에도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전압 절연저항 측정 결과 모두 정상이었으며 고전압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전해액 누유나 화재 또는 연기도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차체변형량 GOOD 등급 및 전/후석 더미의 상해 수준도 모든 영역 GOOD 등급 달성해 이번에 평가한 옵셋 평가는 최우수 등급인 ‘GOOD’"이라고 분석 결과를 내놨다. 

신차 충돌 테스트 한 대당 100차례, 100억 원=이날 현장에서 지켜본 아이오닉 5 충돌 테스트는 출시 전 개발 단계별로 정면/옵셋(부분 정면), 차대차, 측면/후방 시험 등 실제 사고를 재현한 다양한 충돌 모드로 보통 신차 한 대당 100여 차례 진행하는 전체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이다. 충돌 시험 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평균 3000회 이상 실시하고 충돌 해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버추얼 차량 모델을 통해 슈퍼컴퓨터로 여러 충돌 상황을 구현하는 것으로, 실제 차량 없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돌 안전 성능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어 개발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버추얼 시뮬레이션 한 건의 과정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돼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 5000시간이 들어가는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차량당 총 100억여 원의 비용이 든다.

현대차그룹은 매일 100회 이상, 연간 3만 회 이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 등을 분석, 승객과 보행자의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따른 승객의 다양한 자세 변화에 맞춰 최적의 안전장치를 탑재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충돌 시험 이후의 차량 안전성 검증 과정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증 과정은 충돌 직후 검증과 충돌 시험 후 분석 과정으로 나뉘어 이루어진다.

전기차 안전의 한계 극복에 전력=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충돌 안전 성능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전압 배터리 모듈/팩의 압축 및 충격 단품 시험, 주행 중 하부 충격 시험, 실사고 통계 분석을 통한 전기차 개발 기준 적절성 검토, 충돌 화재 예방을 위한 패키지 및 설계 구조 검토, 전기차 전용 분석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전기차 충돌 안전성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특히 "전기차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구조를 적용하고 있으며 세계 어떤 자동차회사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에서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백창인 통합안전개발실장 상무는 "시속 60km대와 시속 100km대는 속도로는 40km 차이지만 충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3~4배 정도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떤 자동차회사도 현존 기술로는 높은 속도에서 탑승자나 배터리를 완벽하게 보호하기 힘들다"라며 "그런데도 더 높은 속도 대에서의 안전도를 올리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떤 자동차회사와 비교해도 동등 이상의 안전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