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영화 아바타와 메르세데스 벤츠 'VISION AVTR'의 꿈, 2025년 현실화

  • 입력 2022.12.26 10:55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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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 아바타의 후속편이 극장가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국내에 개봉된 전편도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할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는데요. 메르세데스-벤츠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비롯한 아바타 제작팀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VISION AVTR(Advanced Vehicle of TRansformation)을 제작해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2020년 열린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비전 AVTR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자원절약을 통한 환경보존 그리고 인간∙기계∙자연간의 조화와 같은 다양한 메시지가 숨어있는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만큼 미래의 무공해(Zero emission) 모빌리티와 드라이브 기술에 대한 지속가능한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비전 AVTR은 완전히 재활용되는 배터리와 다양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림은 물론, 차량내부가 겉으로 드러나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없애 탑승자와 차량, 주변환경이 하나로 연결된 미래 이동수단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특히 350kW가 넘는 시스템 합산출력을 발휘하는 비전 AVTR의 전기구동트레인은 각각의 휠에 직접 연결된 4개의 고성능 전기 모터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지능적인 토크 배분으로 주행 상황에 따라 각 휠이 별도로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런트와 리어액슬을 동시 또는 반대 방향으로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과는 달리 약 30도(°) 가량 옆으로 수평이동이 가능해, 소위 ‘게 걸음’과 같은 움직임은 마치 파충류같이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비전 AVTR의 제어장치는 인간이 기계와 결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다기능 인터페이스로 운전자 혹은 탑승자가 별도의 조작없이 좌석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차량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비전 AVTR은 자율주행은 물론 운전자의 감정상태나 기운에 따라 다양한 주행옵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운전자가 완전히 자동차를 조작하기를 원할 경우, 숨겨져 있던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및 가속페달이 나타나 직접 운전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전동화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함에 따라 비전 AVTR에 적용된 기술들이 양산차량에도 조만간 적용될 전망입니다. 최근 자동차 시스템은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전장시스템은 물론 기존 기계 또는 유압으로 작동되던 기계시스템에도 전기/전자기술이 빠르게 도입되어 왔습니다. 기계적인 연결대신 전기모터와 액츄에이터, 센서 및 제어장치(ECU)로 구성된 전기-기계장치는 정밀한 제어가 가능할 뿐 아니라 부품의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에 접목되어 왔습니다. 

기존 기계적 연결의 상당부분을 전기적 요소로 대체한 전기-기계시스템은 각각의 제어장치와 전기모터, 센서 및 액츄에이터 등의 구성요소가 서로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바이와이어(X by Wire) 기술로도 불립니다. 엔진의 출력을 제어하는 스로틀과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철제 와이어로 연결한 기계식 스로틀 시스템을 전기모터와 센서, 액추에이터 등으로 대체한 전자스로틀(ETS, Electric Throttle System)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지요. 

기존 변속기어 셀렉터 대신 버튼 또는 다이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자식 변속기(SBW, Shift by Wire) 또한 이미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에어스프링이나 전자식 댐퍼가 적용된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역시 넓은 의미에서 바이와이어 기술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바이와이어 기술은 자동차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안전과 직결된 스티어링(조향)과 브레이크 분야에는 적용이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대신 진기모터를 적용한 전자식 파워스티어링(EPS)의 경우 전자제어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기는 하지만 휠(바퀴)을 직접 구동하는 스티어링 샤프트와 랙의 기계적 연결을 없애지 못해 완전한 바이와이어 기술로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브레이크의 제동량을 자동으로 제어해 주는 ABS 브레이크나 차량자세제어장치(ESC, Electric Stability Control)를 비롯해 최근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전자식 브레이크 부스터 역시 부분적으로는 전자화되었지만 유압라인을 제거한 완전한 바이와이어 시스템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스티어링과 브레이크 시스템에도 완전한 바이와이어 시스템이 상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글로벌 부품회사와 국내 부품회사들이 현재 스티어링-바이와이어(Steering by Wire) 및 브레이크 바이와이어 기술의 개발 및 양산화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콘티넨탈은 최근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미래 브레이크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오는 2030년 이후 유압시스템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완전한 드라이 브레이크(Dry Brake System)인 FBS 3.0을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도요타도 조만간 출시예정인 순수 전기차 BZ4X와 렉서스 RZ에 기계적 연결이 전혀 없는 스티어링 바이와이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테슬라도 조만간 스티어링 바이와이어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자동차회사들은 전동화 전용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주행관련 시스템을 모듈화해 차체에 통합한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사용목적에 따라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자동차의 설계 자유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러한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티어링 휠이나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과 같은 운전 관련시스템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유압장치 등을 제거해 구조를 단순화해야 하므로 스티어링 및 브레이크 바이와이어 기술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스티어링 및 브레이크 바이와이어 기술은 2025년 이후 양산차량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비전 AVTR은 물론 각종 영화에서 등장하는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페달이 전혀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직접 접할 수 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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