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전동화 전략 핵심은 '대중을 위한 전기차' 주요 파트너로 한국 기업 대거 참여

  • 입력 2022.12.26 07:46
  • 수정 2022.12.26 08:0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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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 메리바라 회장 겸 CEO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지엠)의 목표는 분명하다. 전동화 전환을 선도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잡는 것이다. 지난 11월 뉴욕증권거래소 인베스터 데이에서 메리바라 회장 겸 CEO는 어느 때보다 분명한 어조로 "자동차 제조사에서 플랫폼 이노베이터로 전환"을 선언하고 전동화 전략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했다.

핵심은 2025년까지 북미 지역 연간 전기차 생산량 100만 대 이상, 전기차 매출 500억 달러(한화 약 67조 5000억 원) 달성이다. 메리바라 CEO는 이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지엠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전동화 전환에는 연구개발과 디자인, 엔지니어링, 생산과 공급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엠이 달려가고 있는 미래를 알아봤다.

지엠 얼티엄 플랫폼

모든 차급과 차종을 수용하는 얼티엄 플랫폼=지엠은 그간 강조했던 탄소 배출 제로(Zero Emission), 교통사고 제로(Zero Crashes), 교통 체증 제로(Zero Congestion) 등 ‘트리플제로 비전’을 바탕으로 전동화 시대의 성장을 위해 ‘플랫폼’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동화 시대에서 플랫폼이 지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받는다. 전기차 제조 단가를 낮추고, 차량 성능을 높일 수 있으며, 그 자체로 수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엠 얼티엄 플랫폼은 모든 이동수단을 전동화할 수 있는 하이퍼 스케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대형 파우치 형태의 셀은 배터리 팩 내부에 가로 혹은 세로로 배치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구조로 설계됐다.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에 모두 적용이 가능한 범적용성을 지니고 있으며, 타 제조사에도 라이선스 기술을 제공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일본 제조사인 혼다와 지엠 자회사 브라이트드롭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엠은 리튬 메탈을 적용한 차세대 얼티엄을 준비하고 있다. 리튬 메탈 배터리는 현재 리튬 이온 대비 비용을 60%가량 절감할 수 있으며, 에너지 밀도도 높아 주행거리를 약 800~970km까지 늘릴 수 있다. 지엠은 2023년까지 매사추세츠 주 워번(Woburn)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프로토 타입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대 중반까지 일일 120만 개 배터리셀 생산을 생산해 160GWh 이상의 배터리 공급용량 달성하고, 차세대 얼티엄 배터리를 위한 셀 비용 감축에 집중, 단가를 KWh당 70달러 이하로 낮출 예정이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로 지엠은 전기차 제조단가에서,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쉐보레 볼트 EV

대중을 위한 전기차 개발에 47조 원 투자=지엠의 전기차 전략이 고가 모델에 치중하고 있는 타 제조사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엠은 2021년 6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약 350억 달러(한화 약 47조 2500억 원) 투자 계획을 발표, 다양한 가격과 목적에 맞는 전기차를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엠은 2035년까지 새롭게 출시되는 모든 경량 차량(light-duty vehicle)을 전기차로 생산하고, 모든 대형 차량(heavy-duty vehicle)에도 전기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이미 도로를 달리고 있는 GMC 허머 EV를 포함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캐딜락 리릭과 셀레스틱, 쉐보레 이쿼녹스 EV, 블레이저 EV, 실버라도 EV 등이 포함된다. 

전기 세단부터 SUV, 초대형 픽업트럭까지 지엠의 폭넓은 전기차 포트폴리오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전기차 선택지를 제시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시장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차량 중 일부는 국내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국내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포함해 선제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배터리 소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미래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지엠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으로 2019년 출범한 얼티엄셀즈는 현재 양산을 시작한 오하이오 1 공장에 이어 2 공장, 3 공장 건립이 확정됐고 이제 4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캐나다 퀘벡 주에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 캠(Ultium CAM)을 설립,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얼티엄셀즈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엠은 LG화학, 리벤트, GE재생에너지, MP 머티리얼스, VAC 등 희토류와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엠의 전동화 전략이 한국 기업, 우리 경제에도 결코 적지 않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브라이트드롭

자율주행과 물류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 앞장서=지엠은 전동화 전략 이외에도 미래 모빌리티 신규 비즈니스에도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라스트마일 물류를 위한 지엠 전기차 상용사업부 브라이트드롭은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브라이트드롭은 현재 월마트, 허츠, 페덱스, 버라이즌, DHL 등 세계 최대 기업들로부터 25,000대 이상의 전기상용밴 예약 및 주문의향서를 받은 상태로 2023년에 매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500억 원) 달성이 예상되며, 2030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의 수익, 20% 이윤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율주행부문 자회사 크루즈(Cruise)도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전자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된 탄소 배출 제로 전기차인 크루즈 오리진은 현재 미시간 주 팩토리제로에서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된다. 더불어 크루즈의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경우도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공 유틸리티 위원회로부터 업계 최초로 무인 차량 보급 허가 및 일반인 대상의 무인 차량 요금 부과 권한을 승인받고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업용 무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2023년에는 두바이 주메이라에서 차량 배치를 위해 도로 맵핑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이와 같이 지엠은 경쟁력 있는 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을 넘나들며 사업확장에 나서며 거침없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 산업에서 수많은 전환점을 만들어 낸 지엠이 전동화 시대,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낼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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