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0대 뉴스] 세계 자동차 시장에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공급망 위기

  • 입력 2022.12.14 16:39
  • 수정 2022.12.14 17:1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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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약 보름을 남기고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2022년은 유럽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사실상 종식과 함께 이른바 '엔데믹 시대'로 진입하는 모든 것들이 이전으로 돌아가는 희망찬 바람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되찾은 일상 속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는 많은 것들이 변해 있었다. 그동안 억눌렸던 폭발적 수요를 감당하기에 무너져버린 공급망 복구는 더뎠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된 원자재 부족 사태는 전 산업을 막론하고 글로벌 벨류체인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2022년을 마무리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요 뉴스를 통해 한 해를 돌아봤다. 

#1. 페라리가 만든 '빨간 맛' 슈퍼 크로스오버 푸로산게 
최근 한국 시장에도 출시된 페라리 첫 크로스오버 푸로산게는 브랜드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4도어 4인승 모델로 정식 공개 이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초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고 공장 내부에서 촬영된 신차 이미지가 유출되자 더욱 화제가 된 푸로산게는 페라리의 사실상 SUV 시장 진출을 의미했다. 

당초 계획과 달리 크로스오버를 선보인 페라리 의중에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속 SUV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에서 내놓은 슈퍼 SUV 판매 성장세를 계속 지켜만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2. 폭스바겐 ID.5 순수 전기차 출시 연기 '전쟁 여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원자재값 상승 외에도 당장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어 유럽 완성차 업체로 공급되는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망 차질로 시작됐다.  

가장 먼저 유럽의 가장 큰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ID.5 순수전기차 출시를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중단으로 인해 한 달 뒤로 연기했다. 독일 츠비카우에서 생산되는 폭스바겐 ID.5는 생산 라인이 일시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폭스바겐 CEO 랄프 브란트슈타터는 간담회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것이 공급망 및 세계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10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3.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에 웃고 울었던 테슬라 
지난 1분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31만 48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3월 중국 정부의 상하이 코로나 봉쇄령으로 인해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자 향후 일정에 당혹스러움 또한 내비쳤다. 

당시 일론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공급망 중단과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인해 예외적으로 어려운 분기였다"라고 말했다. 테슬라 1분기 판매는 모델 3와 모델 Y가 실적을 견인했는데 이들의 합산 총 판매는 29만 5324대를 기록하고 모델 S, 모델 X는 해당 기간 1만 4724대가 판매됐다. 

#4. 닛산, 전기차 판도 바꿀 게임 체인저 '전고체 배터리' 시설 공개
4월에는 닛산 자동차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2028년 완제품 출시를 예고한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생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닛산은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닛산 종합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 설비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4분36초 분량의 영상과 사진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했다. 

닛산은 자사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가 리튬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약 2배 이상 높고 더욱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2028년 kWh당 75달러, 그 이후에는 kWh당 65달러로 배터리 가격을 낮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닛산은 2024년 시제품 출시와 함께 요코하마 공장에 전고체 배터리 생산 시설을 구축할 예정으로 2028년에는 첫 완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5. 날카로운 외관 디자인 '쉐보레 블레이저 EV' 최초 공개 
지난 6월에는 제네럴 모터스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 투자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와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른 약 30종의 신규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힌 가운데 쉐보레 '블레이저 EV' 외관 디자인을 공개했다. 

쉐보레 블레이저 EV 파워트레인은 얼티엄 플랫폼을 바탕으로 340마력의 최고 출력과 440Nm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후륜에 자리하고 100kWh 배터리팩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완전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EPA 추정 502k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으며 쉐보레 블레이저 EV의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 봄으로 예정됐다.

#6. '친환경차 부양책에 승승장구' 제로 코로나 정책도 막지 못한 BYD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 BYD가 중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 충격으로 시장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판매 감소를 보인 반면 BYD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BYD의 5월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5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한 FAW-폭스바겐은 10.6% 감소, 3위 지리자동차 역시 14.5% 감소를 보였다. 

지난 5월 한 달간 중국 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1.8% 감소를 나타냈다. 다만 해당 기간 신에너지 자동차는 91.2% 증가하고 해당 부문에서 BYD는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GM과 우링모터스의 합작투자사가 2위, 테슬라 3위를 차지했다. 연초부터 판매 상승세를 보인 BYD는 이후 꾸준하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오고 있다. 

#7. 람보르기니, 공급망 혼란 대응 전략으로 역사상 최대 실적 기록
슈퍼카 업체 람보르기니는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반도체 부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예외적인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브랜드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람보르기니는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중단 없이 계속 생산을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전략적 공급업체와 파트너십에 가까운 관계 유지를 꼽았다. 또 미래 불규칙한 공급의 가장 큰 위험이 전체 생산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와 부품에 있을 것이라 판단해 현재 공급망 상황에 따라 재고 관리 부문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 독일 프랑크푸르트 검찰, 현대차·기아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혐의 압수수색
6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검찰이 현대차와 기아의 독일과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사무실 8곳을 디젤차 배기가스 불법 조작 혐의로 압수 수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현대차와 기아가 자동차 부품 기업 보그워너(Borgwarner)가 소유한 보쉬와 델파이에서 엔진 소프트웨어를 공급받고 이를 통해 배기가스를 불법 조작한 혐의를 조사 중으로 알려졌다. 해당 검찰은 배기가스 불법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현대차와 기아의 디젤차 21만대 이상이 유통된 것으로 파악했다. 

#9. 샤오미, 첫 순수전기차 프로토타입 공개 '애플카 맞대결 선언' 
2010년 설립 후 중국 내 전자제품 제조 및 판매업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지난해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첫 번째 결과물 공개를 앞두고 이른바 '애플카'와 맞대결을 자신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샤오미의 첫 번째 순수전기차가 웨이마자동차의 메이븐 콘셉트를 개발한 상하이 HVST 오토모빌 디자인의 주도로 제작되고 화려한 디자인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3월 전기차 사업 진출 선언과 함께 초기 프로젝트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10년 동안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1월, 중국 경제개발기관 베이징 e-타운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샤오미는 베이징 경제 기술 개발구에 자동차 사업부의 본사, 판매 및 연구소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 '기아 1300% · 현대차 584%' 소셜미디어 타고 번지는 차량 절도 
여름에는 미국 전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도난 사건이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절도범 대부분이 20~30대로 구성되고 '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차량 절도법을 배우거나 해시태그 등을 이용해 훔친 차량을 운전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됐다. 

당시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경찰에 따르면 올해 기아차 도난 사건은 전년 대비 1300%, 현대차는 584% 증가했다. 또 미시간 주 그랜드 래피드에서도 지난달 지역 발생 차량 도난 사건의 약 45%를 기아와 현대차 모델이 차지했다. 올해 세인트 루이스에선 기아와 현대차 도난 사건이 각각 254%, 222% 늘어났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멤피스, 신시내티, 콜럼버스 등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다수의 정부 관계자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차와 기아 일부 모델이 표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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