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 이상 "다음에는 수입차 사겠다"

  • 입력 2012.10.04 15:25
  • 기자명 오토헤럴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수입차 판매 점유율이 사상 처음 10%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 차로 수입차를 사겠다는 구입의사가 15%를 돌파했다.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10년간 소비자들의 수입차 구입 의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의 구입과 유지비용에 대한 생각도 크게 바꼈으며 과거에는 돈이 충분히 있더라도 ‘수입차 사도 괜찮아?’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산차 살 돈이면 살 수 있는 수입차’로 인식이 바꼈다.

또한 소비자들이 왜 수입차를 사려 하고, 실제 사고, 사려다가 포기하는 이유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고 수입차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현재의 인식을 정리했다. 

경계기 : 혹시 불이익, 소유에 대한 두려움=2000년대 중반까지 소비자들은 수입차를 소유하는 것에 대해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수입차를 사면 예상 못한 불이익을 당하거나, 남들이 부정적으로 본다든가, 비싼 가격과 유지비로 곤란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따라서 돈이 있더라도 함부로 구입해서는 안 될 위험물건과 같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자유 전문직이면서 동시에 용기와 모험심을 갖춘 소수의 얼리어답터들만이 수입차를 살 수 있었다. 이들만이 희소가치를 누릴 수 있었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들에게 행여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는지 지켜봤다.

수용기 : 괜찮네, 동경의 대상으로 전환=수입차 구입의향률은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수입차를 구입한 얼리어답터들에게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안도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많은 팔로워들이 생기고, 수입차는 위험한 물건에서 돈만 있다면 누구라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탈바꿈한다. 구입자들은 수입차의 희소성, 브랜드 명성, 이국적인 디자인, 탁월한 성능, 그리고 안전성 등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선택을 정당화했다.

이에 더해 예상보다 높지 않은 가격과 유지비에 만족하며 현명한 소비임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돈만 있다면 수입차를 사겠다며 동경하게 됐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비교기 : 돈만 있다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차=2009년 금융위기가 가라앉자 수입차 판매와 구입의향도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 매년 0.7~0.9%p씩 증가하던 판매점유율은 2010년 2%p로 급등을 했다.

변화의 이면에는 수입차의 가격파괴가 있다. 몇 몇 수입차들은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하며, 수입차가 비싸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반면 국산차들은 2010년과 2011년 역사상 가장 많은 신차를 출시하면서 여러 모델에서 10% 이상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다단계 옵션을 제시하며 더 큰 지출을 요구했다. 수입차가 가격을 낮추며 가격경쟁을 하자는데 국산차는 가격을 올리며 맞불을 놓으면서 소비자들의 판단 기준을 통째로 바꾸게 된다.

2000년대 초에는 돈이 ‘있어도’ 구입에 신중해야 했지만, 중반에는 돈만 ‘있다면’ 누구나 갖고 싶은 차가 되었고, 2010년에 들어서는 큰 돈이 ‘없어도’ 국산차 살 돈이면 살 수 있는 차가 됐다.

수입차를 사는 데 있어 ‘돈이 있다면’이라는 필요충분조건이 사라지고, ‘차가 필요하다면’이라는 요구만이 남게 됐으며 이는 돈 앞에 국산차와 수입차가 평등해졌음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판단 중심이 수입차에서 국산차로 옮겨갔다. ‘돈이 있다면’ 시대에는 수입차와 국산차를 비교하며 수입차의 장점, 즉 돈을 더 내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돈이 없어도’ 시대에는 어차피 같은 가격인데 ‘꼭 국산차를 사야 해?’ 회의하며 국산차의 장점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국산차가 더 싸고 품질 좋은가?’, ‘국산차가 보증조건이 좋고, A/S 좋고, 소비자에게 잘 해주나?’ 하며 비판적 비교를 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국산차를 사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고 있다.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비싸지 않고, 품질도 A/S도 좋고, 만족도도 높다’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퍼트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아가 ‘국산차는 소비자를 봉으로 알고, 역차별하고 있다’고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수입차 보유자들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를 경험한 사람들이 국산차만을 써 본 사람들에게 수입차가 더 낫다고 설득하고 있다. 독일-일본에 가 본 사람들이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독일-일본 가보니 좋더라’고 이야기 하는 격이다. 국산차만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수입차가 비싸지 않고, 더 좋으며, 고객에게 더 잘해준다’고 믿게 된다면 수입차 상승세는 더 큰 추진력을 얻게 되고 국산차의 시장 수성은 점점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