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전기 화물차에 줄줄이 새는 정부 보조금 '2~3개월 후 중고차로 팔면 수 백만 원 이익'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12.04 04:48
  • 수정 2022.12.05 08:59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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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시대적 흐름이고 보급대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은 내연기관차가 대세라 할 수 있다. 전기차가 중추적인 비즈니스 모델이고 소비자들도 신차 구입 시 보수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직은 고민이 필요하다. 불안정한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짓고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욱 전기차의 단점을 줄이는 기술적 노력과 가격 경쟁력,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이 요구된다.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에서 해결할 수 있는 중추적인 모델인 만큼 소비자의 문턱을 낮추는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정부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상징적인 모델을 통해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전기차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노력하는 듯 하다. 전기택시가 그 대상 가운데 하나다. 전국에 약 28만 여대의 택시가 운행되고 주행거리와 배출가스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가장 필요한 대상이다.

1톤 트럭도 다르지 않다. 1톤 트럭은 생계형이 대부분이고 20년 이상을 사용하는 장거리가 많다. 대부분 디젤차가 많다는 것도 필요한 이유다. 국내 연간 판매량으로 보면 가장 많은 단일 차종이기도 하다. 현재 1톤 트럭은 크게 3가지 형태다. 기존 1톤 디젤트럭이 가장 많고 LPG트럭과 전기 트럭이다. 최근 순위는 1위가 디젤엔진, 2위가 전기, 3위가 LPG다. 2위와 3위가 바뀐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이 가운데 1톤 디젤 트럭은 여러 관점에서 단종이 필요한 대상이다. 1톤 트럭이 계속 대량으로 판매된다면 노후화한 1톤 디젤 트럭이 많아 진다는 뜻이고 그 만큼 배출가스도 많아진다. 정부나 지자체가 열심히 친환경 1톤 트럭을 보급해도 증가하는 디젤 트럭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1톤 디젤트럭 단종이 시급하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는 향후 2~3년 내에 단종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를 앞 당길 필요가 있다.

1톤 전기트럭이 왜곡된 것도 있다. 초기부터 보조금 규모가 다른 차종 대비 많아 국민 혈세가 과도하게 지급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동시에 주행거리가 200km 이내에 불과하고 겨울철 주행거리는 더 줄어 장거리 주행이 불가능하다. 별도로 히터용 배터리팩을 600~700만 원에 추가하는 문제도 갖고 있다. 1톤 트럭 상용 등록에 필요한 비용을 없애고 별도로 1톤 전기 트럭을 개인용 번호판을 부여하는 특혜를 주면서 대체 효과도 보지 못했다. 기존 디젤트럭을 그대로 두고 1톤 전기트럭을 추가로 구매한 때문이다.

완전 무공해는 아니지만 전기차로 모두 전환하기 이전까지 과도기적 수단으로 필요한 LPG 엔진도 고민이 필요하다. 1톤 디젤엔진 대비 1톤 LPG엔진은 배출가스 저감에 크게 기여하고 우리나라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노후 디젤트럭을 1톤 LPG트럭으로 대체할 경우 폐기를 전제로 보급하고 있어 대체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디젤보다 친환경이라는 점에서 전기차 대중화 이전 보급이 필요한데 기아가 봉고 1톤 LPG 트럭을 단종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재고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전반기 개인 번호 부여 혜택은 종료됐지만 보조금이 많아 1~2개월 운행 후 중고차로 팔아 수백 만원 이상의 부당한 이익을 보는 일도 많았다. 국민 혈세로 받은 보조금을 개인 이익으로 돌리는 심각한 문제다. 노후 차량 대체 효과도 없는 보조금 지급과 별도 개인번호 부과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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