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尹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몽상보다 빠져 나가는 기업부터 붙들라
[김흥식 칼럼] 尹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몽상보다 빠져 나가는 기업부터 붙들라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2.11.3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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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왜 자동차고 왜 테슬라죠?" 윤석열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 한국의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제안한 것을 두고 국내 자동차 업계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서도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윤 대통령은 머스크와 통화에서 "노조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했고 외신 인터뷰에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기가팩토리의 국내 유치에 정부가 할 수 있는 협력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일론 머스크가 “한국은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자체간 유치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고양시, 강원도, 전북 등이 나서 서로가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최적격지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안했다고, 머스크가 화답했다고 해서 테슬라가 한국에 공장을 지을 것 같지 않을 뿐더러 반길 일도 아니다.

테슬라가 한국에 공장을 지을 리 없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테슬라는 곧 생산과잉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부분의 시장 예측 기관들도 "테슬라가 지금처럼 고속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도 희박하며 따라서 머지않아 생산 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 독일에 4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이들 공장은 연간 약 2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올해 판매 예상 대수는 130만 대다. 이런 저런 이슈로 생산에 차질이 있었지만 현재의 생산 가용 지수에 미치지 못했다. 차가 팔리지 않으면 기존 공장을 확장하는 일도 멈추어야 하고 한국이든 어디든 아시아의 신규 공장도 필요없게 된다.

이런 조짐을 예상하는 분석이 최근 나왔다. S&P 글로벌 모빌리티(Global Mobility)는 29일(현지 시각) 발표한 자료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과 지배력이 안방인 미국에서 최근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5%로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경쟁차가 많아지고 계속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48개인 미국 내 전기차는 오는 2025년 159개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세미 트럭이 앞으로 나올 신차의 전부다. 지엠과 포드, 한국의 현대차그룹, 독일의 폭스바겐, 일본의 빅3도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테슬라와 경쟁할 전기차와 생산 공장이 속속 등장하고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과 유럽에서 테슬라는 독자 브랜드와 폭스바겐 등에 밀려나면서 시장 지배자의 위치에 있지 않다. 강력한 경쟁차가 계속해 늘어나면서 점유율이 떨어지는 위기 상황이고 상하이 공장조차 100% 가동하지 못한 상황에서 바보가 아닌 이상 테슬라가 200만 대 생산 능력을 가진 기가팩토리를 어디든 만들 이유가 없다. 그런데 한국에 공장을 짓는다고? 먼저 맛볼 김칫국이다. 

미국은 IRA로 자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겠다고 하는 마당에 국산 전기차를 위협하는 공장을 짓는 데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겠다고 나서는 까닭도 궁금하다. 해외 기업의 국내 유치를 막자는 게 아니라 업종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도 2035년 착공을 목표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기아와 함께 전기차 생산량을 140만 대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쌍용차 그리고 르노 코리아도 본사로부터 전기차 생산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테슬라 기가팩토리 국내 유치는 주요국들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기괴한 법까지 창조하는 상황에 주적을 끌어들이는 셈이다. 전기차 특성상 고용 효과도 크지 않다. 머스크는 신규 공장을 100% 휴머노이드로 100% 자동화한다고 밝혀왔다. 해외 주요 분석가들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강성 노조, 벤츠 코리아와 한국지엠 같은 해외 투자 기업 대표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강력한 법적 처벌을 머스크가 달가워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 더 덧붙이면 테슬라는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까지 검토하고 있다. 특히 태국은 최근 테슬라가 사업을 개시하고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태국은 차량 생산 기반이 매우 탄탄하고 우리 이상으로 숙련된 데다 웬만해서는 분규를 일으키지 않는 성실한 근로자들이 있는 곳이다. 그러니 헛된 꿈, 아니 가질 필요도 없는 꿈 말고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현실적 정책에 더 몰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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