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7세대 신형 그랜저에 녹아든 '레트로'와 '뉴트로'의 흔적들
[기자수첩] 현대차, 7세대 신형 그랜저에 녹아든 '레트로'와 '뉴트로'의 흔적들
  • 김훈기 기자
  • 승인 2022.11.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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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7월 첫 출시 후 세대를 거듭하며 진보적 디자인을 선보인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가 지난 14일, 7세대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해당 모델에는 '레트로'에서 '뉴트로'로 진화한 시대적 흐름이 적극 반영됐다. 

신형 그랜저의 첫 반응은 출시 이전부터 약 11만 대에 이르는 사전 계약 대수가 의미하듯 매우 긍정적이다. 1세대를 비롯해 과거 모델을 떠올리는 요소들이 실내외 곳곳에 반영되고 전반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변한 디자인은 강한 호불호를 유발하지만, 한편으로 친숙한 이미지 또한 전달한다.

이는 최근 레트로(RETRO)에서 뉴트로(NEWTRO)로 진화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트로스펙티브(Retrospective)'의 준말로 1970년대 첫 등장한 레트로는 최근 새로움을 의미하는 '뉴(NEW)'와 'RETRO'를 재합성한 뉴트로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레트로가 과거의 것을 그대로 따라 했다면 뉴트로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다만 이들 모두는 오래되어 촌스럽게 치부되던 것들의 재해석이 나은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이다. 

무엇보다 레트로와 뉴트로가 적절하게 결합된 상품의 탄생은 과거 세대에게는 그 시절 감성을, 새로운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전달하며 보다 적극적 스토리텔링과 마케팅이 가능하고 이를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통해 선보였다. 

특유의 각진 디자인과 4.8미터에 이르는 긴 전장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과시했던 1세대 모델에서 시작한 그랜저는 국산차 최초로 운전석 에어백과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2세대 모델, 독자 개발을 통해 그랜저의 새로운 시대를 알린 3세대, 스포티한 디자인 변화와 함께 다양한 첨단 사양을 내세웠던 4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그리고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편의 및 안전 사양 고급화를 내세운 5세대, 중장년층의 전유물에서 보다 젋은층 고객 확보를 위한 첫 변화를 시도했던 6세대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우리 시대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대처하며 그 모습을 달리해 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7세대에 이르러 현대차는 그랜저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과거 모델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늘 새롭기만 했던 이전 모델과 달리, 반백 년 현대차 역사의 기점에서 그리고 7세대에 이르러 과거의 것을 돌이켜 보고 여기에 더욱 새로움을 추구했다는 부분에서 중요 변화가 느껴진다. 

7세대 모델의 외관에서 과거에 대한 향수는 보닛 앞쪽에 자리한 타원형 엠블럼에서 가장 먼저 전달된다. 이는 2세대 모델의 것과 유사한 패턴으로 다만 소재와 두께를 달리해 시인성을 향상시켰다. 그리고 측면 C필러의 오페라 글래스의 경우 1세대 모델을, 플래그 타입 사이드미러는 3세대를 연상시킨다. 실내 스티어링 휠의 경우 누가 봐도 1세대의 독특한 원스포크 타입의 재해석이 눈길을 끌고 다양한 첨단 디지털 장비와 조화 또한 눈에 띈다. 

신형 그랜저의 미래지향적 디자인 요소 또한 전면부에서 먼저 전달된다.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는 주간주행등,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 기능이 통합된 일체형 구조로 강인한 이미지의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뤘다. 이는 과거 그랜저 뿐 아니라 현대차 세단 라인업 최초로 선보이는 시도로 내연기관 모델보다는 순수전기차에 어울리는 앞서 출시된 수소전기차 '넥쏘' 또한 연상시킨다.  

여기에 이전 세대가 그러했듯 이전 대비 45mm 길어진 5035mm의 전장을 비롯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은 각각 10mm, 50mm를 늘리며 넉넉한 실내 공간과 함께 웅장한 실루엣을 연출한다. 또 전면부와 조화를 이룬 슬림한 라인의 리어 콤비램프는 차량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또 실내는 각각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중앙 하단에 풀터치 10.25인치 통합 공조 콘트롤러와 함께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또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는 컬럼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가 새롭게 배치됐다. 

앞서 언급한 원 스포크 스타일 스티어링 휠은 중앙부 혼커버에 운전자의 차량 조작 및 음성인식과 연계 작동하는 4개의 LED 조명을 적용해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또한 크래시패드 가니시부에 적용된 인터랙티브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드라이브 모드, 음성인식, 웰컴 및 굿바이 시퀀스 등 각 시나리오 별로 다양한 색을 발산해 한층 다양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이 밖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 확대와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인 ANC-R을 비롯해 이중 접합 차음 유리,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 릴렉션 컴포트 시트, 뒷좌석 리클라이닝 시트 & 통풍 시트, 뒷좌석 전동식 도어 커튼, E-모션 드라이브 등을 통한 혁신 기술을 총망라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신형 그랜저에서 아쉬운 부분도 물론 존재한다. 신차의 경우 2.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GDI 가솔린,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리터 LPG 등의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외관 디자인의 하이테크한 모습과는 달리 순수전기차 라인업이 쏙 빠졌다. 앞서 지난해 4월 포니를 재해석한 '헤리티지 시리즈'를 시작으로 그랜저 35주년 기념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를 선보여 전기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만큼 이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BMW,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플래그십 모델의 신차를 출시하며 내연기관과 별도로 순수전기차를 선보이는 것과도 비교된다. 또 여전히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이나 여전히 내수 전용모델로 자리한 부분이 다시 태어난 그랜저 위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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