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살까 BMW 사볼까' 수입차, 판매량 늘어도 구입 의향은 4년째 제자리 

  • 입력 2022.11.02 08:4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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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지만 구입 의향은 4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8년 BMW 화재 이슈와 2019년 일본의 무역 수출 규제로 촉발된 '노재팬' 여파 이후 수입차 구입 의향은 횡보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를 통해 앞으로 2년 이내에 새 차를 구입할 예정인 소비자에게 어떤 차를 살지 1순위, 2순위로 답하게 하고 수입차 구입 의향 변화 추이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의 추이를 살펴보면 수입차 구입 의향률(1순위 또는 2순위로 수입차를 고려한 비율)은 2010년 22.1%에서 꾸준히 늘어 2018년 46.6%로 최고치에 달했다. 디젤 게이트 사태 이듬해인 2016년 잠시 주춤했을 뿐 상승 추세가 이어진 시기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 수입차 구입 의향은 큰 폭의 하락 이후 횡보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8년 수입차 전반에 대형 악재가 된 화재 이슈와 이듬해 '노재팬' 여파가 겹치면서 2019년에는 35.5%로 11.1%p 추락했고 이후 별다른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소폭 상승해 기대감을 주기도 했으나 올해 다시 35.9%로 하락해 2019년 수준에서 4년째 맴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수입차와 국산차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는 26.7%에서 23.6%로, 1, 2순위 모두 수입차만 고려하는 소비자는 19.9%에서 12.3%로 하락했다. 특히 수입차만 고려하는 비율은 3분의1 이상 급락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주목할 부분은 실제 수입차 판매 점유율과의 관계다. 2016년까지 수입차만 고려하는 비율과 실제 수입차 판매 점유율은 거의 일치하고 구입 의향률과 구입률이 동행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다만, 관계 변화가 나타난 시기는 2017년부터로 이듬해까지 2년 동안 수입차만 고려한 소비자 비율이 껑충 뛰면서 실제 수입차 판매 점유율을 처음으로 상회했다. 주가지수 2400선(2017년), 1인당국민소득 3만 달러(2018년)를 처음으로 돌파하면서 수입차 구입 의향이 최고로 부풀어 올랐던 시기다.

2019년부터는 수입차에 올인하는 고객 비율이 실제 판매 점유율보다 낮아지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수입차만 고려하는 비율은 해마다 줄어든 반면 수입차와 국산차를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이들의 차이는 2018년 6.8%p에서 올해에는 11.3%p로 크게 늘어났고 실제 판매 비율은 수입차와 국산차를 동시에 저울질하는 비율 쪽에 점점 가까워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 수년간 수입차 구입 의향률이 약세를 거듭하는 이유에 대해 디젤게이트와 화재 이슈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수입차 전반에 큰 타격을 끼친 데다 주로 일본차에 영향을 끼친 ‘노재팬’ 같은 정치적 요인도 있었고, 그동안 계속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 세계적 반도체 품귀 등 사회경제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수입차를 대하는 소비자 인식이 보급이 크게 늘면서 희소성과 가심비 효과가 약해졌고,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안도 등장하는 등 과거 수입차가 선망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많은 사람이 구입을 저울질하는 현실적 선택의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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