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권 요청에 현대차는 기공식까지 당겼는데, 한국 선의에 미국이 답할 때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10.30 08:46
  • 수정 2022.10.30 08:48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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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IRA 시행 이후 보조금이 중단된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계약 대수가 30% 이상 줄었다고 하니 벌써 막대한 피해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정부와 기업이 IRA 수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 중심법 IRA의 문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IRA가 바이든 대통령 서명 직후 발효하면서 즉시 현대차 아이오닉 5가 테슬라 모델 3보다 비싸졌다. 전기차의 가격이 선택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유예 기간 없이 발효한 IRA는 납득하기 힘든 정책이며 설득력도 떨어진다. IRA 보조금 대상을 북미산으로 정한 것도 의아스럽다.

미국은 FTA 체결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하면서 맹방인 한국은 제외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호주, 칠레 등으로 많지 않고 일본과 유럽연합은 미체결국이다. FTA 체결국 가운데 북미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하면 IRA 자동차 분야 피해국은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 IRA가 FTA를 협정 내용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명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 약 3개월 전 방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미국 현지 투자 관련 약속을 받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후 IRA가 전격 결정됐다는 점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바이든과 트럼프를 비교하며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난까지 나왔지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을 예정보다 앞당겨 착공했다.

국내 투자를 추진하던 대만 기업을 미국으로 돌렸다는 미국 상무장관의 자랑이나 폴란드 원전건설 수주 경쟁을 하는 미국 기업이 우리 한수원에 원천기술 침해 소송을 내는 치졸한 전략이 미국 정부의 입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봤을 때 과연 맹방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도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이 IRA에 따른 투자 유치를 홍보하는 수단만 됐다. 조지아가 미국 중간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지역이고 따라서 그들의 요청에 맞춰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앞당겨 시작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따라서 이제 미국이 답할 차례다. IRA 관련법 특례조항이나 예외 조항은 절차상 쉽지 않은 만큼 적용 유예를 통해 조지아 공장이 완공될 때까지 약 2년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미국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 적용하면 다른 국가와의 마찰도 차단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선의에 대해 미국이 답해야 한다. 맹방을 자처하는 미국의 선제적 조치를 촉구한다. 미국 인식 제고의 심각성만 언급하지 말고 당장 행동에 옮겨 불이익을 해소시켜 주기 바란다. 국민적 관심이 크고 미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게 행동으로 답해 주기를 바란다. 미국의 긍정적인 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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