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찐 SUV 지프 글래디에이터 "길을 잃을 수는 있지만 가지 못할 길은 없다"

  • 입력 2022.10.25 08:00
  • 수정 2022.10.31 14:56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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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설계자는 "한순간도 피칭과 롤링의 각도가 0도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난 20일, 강원도 양양 일대에서 펼쳐진 '2022 지프 캠프'에 참가해 픽업 트럭 '글래디에이터'를 타고 다양한 오프로드 코스를 직접 경험해 봤다. 성인 남성 허리 높이까지 가득 찬 늪지대를 시작으로 25도 경사각의 트랙션과 언더 트랙션, 바위와 수로는 물론 머드, 자갈로 구성된 지형 등 총 14개로 구성된 오프로드 코스는 자동차와 운전자 모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코스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고 의외로 고난도의 오프로드 코스를 손쉽게 탈출하는 글래디에이터를 마주하는 순간, 5.6미터, 2.3톤에 이르는 육중한 차체를 까맣게 잊을 만큼 가볍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수치적으로 혹은 기술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일반적 상황에서 절대 경험하지 못할 험난한 코스를 하나씩 통과하다 보면 차량에 대한 신뢰감은 더욱 높아진다.   

68년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지프 캠프는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과 연계해 이렇듯 지프의 브랜드 정체성과 오프로드 특화 기술을 체험하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채워졌다. 다양한 코스를 통해 차량의 한계를 이끌어 내고 이를 운전자가 어떤 방법으로 탈출할 수 있는지 몸으로 체감하는 프로그램은 경험과 차량 성능에 대한 이해도의 중요성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날 시승한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1947년부터 약 반세기 동안 지프 브랜드가 트럭 생산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집약해 '2018 LA 오토쇼'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최초 공개한 모델이다. 지프의 풍부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탁월한 개방감과 다용성을 제공하고 혁신적 오프로드 기능들이 접목되며 출시 당시부터 미국뿐 아니라 유럽 및 아시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글래디에이터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600mm, 1935mm, 1850mm에 휠베이스 3490mm로 동급 중형 픽업과 비교하면 포드 '레인저'보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241mm, 270mm, 쉐보레 '콜로라도'와 비교해 205mm, 232mm 길어 사실상 국내 경쟁 모델이 없는 덩치를 자랑한다. 여기에 공차중량은 2.3톤, 트렁크 용량은 1005리터에 큰 덩치에 걸맞게 3.6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외관 디자인은 앞서 익숙한 지프 랭글러의 헤리티지를 따르고 있다. 전면부는 지프 특유의 7슬롯 그릴을 유지하면서 슬롯 간 간격을 넓혀 더 많은 공기 흡입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이를 통해 더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높은 견인력을 발휘할 수 있고 좌우측 LED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픽업 트럭의 투박함을 버리고 지프의 최신 디자인이 반영됐다. 

측면은 강철 락 레일을 장착해 오프로드 주행 시 차체 손상을 막을 수 있게 디자인되고 오프로드 특성에 맞춘 휠과 타이어가 장착됐다. 지프 특유의 사다리꼴 휀더 디자인도 멋스러운 모습이다. 후면부는 전통적인 사각형 테일램프가 탑재되어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테일게이트는 픽업 트럭에서 익숙한 앞뒤로 열리는 방식이고 트럭 베드는 가로 1450mm, 세로 1530mm, 높이 450mm로 약간 정사각형 모양을 띠고 있다. 

안쪽으로는 LED 라이트와 고정용 고리, 230V 옥스 단자도 마련된 부분도 눈에 띈다. 또한 바닥 면은 일반 철판이 아닌 특수 재질로 마감되어 높은 내구성을 자랑하고 화물이 없을 경우에는 롤업 방식 덮개를 장착하면 깔끔함을 전달한다. 

글래디에이터 실내는 경쟁 모델의 투박하고 단출한 디자인과는 사뭇 다른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시트는 착좌감이 우수하고 차체가 높아 전방 시야도 잘 확보된다. 7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는 시인성도 우수하고 100가지 이상의 차량 정보를 설정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또 커다란 덩치에 걸맞지 않게 스티어링 휠 조작이 쉽고 안쪽으로 다양한 버튼도 마련됐다. 

대시보드 상단 8.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조금 작은 감이 있지만 터치 조작이 가능하고 역시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다양한 차량 설정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표현한다. 또 곳곳에는 크고 작은 수납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에도 유용해 보인다. 

흥미로운 부분은 여느 픽업 트럭에서 볼 수 없는 하드탑을 개방할 수도 있고 앞쪽 윈드 쉴드도 빠르고 쉽게 접고 펼 수 있다는 것. 야외에서 모두 개방하고 달리면 여느 차량에서 절대 느낄 수 없는 오픈 에어링을 만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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